직장인 이에요.
회사 사옥이 산아래 있는데
주차장이나 건물 주변에 자투리 땅이 있어요
회사 소유고요
건물 담 옆에 풀만 무성히 자라고 있는 곳을
흙 고르고 돌맹이 골라내서
보슬보슬한 흙으로 호미질 하고
퇴비 조금 섞어서 만들어 두고
어디서 씨앗이 날아와 싹이 텃는지
자갈 돌맹이 사이에
작은 들깨 순이 아주 띄엄띄엄
여기 하나
저~~어기 하나
또 저~~~~어기 하나...
그렇게 대여섯개가 보이길래
자갈 돌맹이 사이에서 캐다가
갈아놓은 보슬보슬 퇴비 섞인 흙에
심어줬어요.
잘 되어서 깻잎 딸 수 있음 좋겠어요.ㅎㅎ
흙 고르고 돌맹이 골라내고 했다니
누가보면 고랑은 만든 줄 알겠지만
가로 세로 오십센티 정도 밖에 안돼요.ㅋㅋㅋ
그래도 워낙 돌맹이만 가득 섞인 쌩흙인데
그거 돌맹이 골라내고 흙 잘 갈아서
나름 깻잎 모종 8개 정도 심었고
칼라 방울토마토 먹고 씨만 흙에 덮어놨더니
싹이 났는데 이건 너무 늦어서 잘 크긴 글렀고
누군가 다 말라죽어 가는 미니 카네이션을
대여섯개 버렸는데 그중에 아직은 좀 살아있는 거
제일 멀쩡한 거 하나
빈 공간에 심어줬어요.
나름
꽃과 과채소가 있는 작은 공간이네요.ㅎ
추가)) 그리고 아주 뜻밖의 행복~!
사옥이 뒷편 산쪽 살짝 경사지고 양지바른 곳이 있는데
이곳은 사옥 창고 뒷편이라 일부러 그쪽으로 가지 않으면
잘 안보이는 곳인데요
며칠전에 그 뒷쪽으로 우연히 돌아오는데~!!
할미꽃이 하얗게 씨앗을 부풀리고 있더라고요~~~
세상에나 만상에나~
토종할미꽃이 한아름 정도 모여 자라 피었다가 지고
씨를 맺고 흩날리기 전의 상태였어요.
어찌나 반갑고 신나던지.
요새 시골에서도 토종 할미꽃 보기가 힘들거든요.
비닐봉지 가지고 냉큼 풀숲을 헤치고 올라가서
열심히 씨앗 채종했어요~
할미꽃이 여러개 모여 핀 자리도 있고
조금 떨어진 곳에 하나씩 나고 자라서 핀 것도 있더라고요
캐다 심을까 하다가 아니아니.
너는 그자리에서 다시 피고지고 잘 자라라
내년에는 니가 여기 있는 거 알았으니
꽃 피는 시기에 꽃 구경 하러 올께
그리고 또 씨앗 잘 맺어주면 씨앗만 채종할께~ 하고 왔어요
씨앗은 베란다에 심어두고 싹 틔울려고 열심히 분무 해주고 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