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서 공부할 때 친척들 놀러오면 사스부터 몇 켤레씩 사가지고 가던데. 저렇게 생긴 신발이 뭐가 좋다고 싹쓸이를 하냐고 놀리면, 너도 나이들어 봐라, 우린 이거 말고 딴 건 못 신는다. 그러셨거든요. 전 이제 50인데 작년에 경미한 교통사고 후 족저근막염이 생겨서 스케쳐스 단화 말고는 다른 신을 못 신게 되었어요. 제 남편은 여자 얼굴이나 몸매보다 우아한 구두를 챙겨신은 패션을 중요하게 보는 편이에요. 그래서 저는 결혼 생활 20년, 이제 굉장히 멋진 구두 컬렉션을 갖게 되었는데, 어쩌다가 굽있는 구두는 커녕 스케쳐스 아니고는 운동화나 슬리퍼 신고도 못 걷게 되었어요ㅜㅜ
검정 스케쳐스 단화 한 켤레로 1년을 지내고 여름에 신으려고 은색 단화랑, 베이지색 아치핏 샌달까지 주문하고 보니. 이제 여름준비 다 됐네 싶다가도 슬프네요. 결국은 나도 싸스밖에 못신는 할머니가 되었구나. 찾아보니 사스 그 신발 아직도 파네요. 가격도 20년 전이나 비슷하고요. 한번 주문해 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