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어릴적 친구
공부는 못했어도
얼굴 너무 이쁘고 성격 좋고
제가 남자라도 좋아했을거예요.
결혼해서 남편따라 외국에서도 몇년 살다오고
아이들 잘 키워 의대, 로스쿨 보내고,
지금 50대인데 속 안썩고 살아서인지
정말 하나도 안늙고, 이쁘던 모습 그대로고
심지어는 특별히 아픈데도 없고 다 건강하대요.
교수인 남편은 또 얼마나 착하고 성실한지...
둘이 사이도 너무 좋아서 어쩌다 묻어나오는 얘기 들으면 둘이 완전 절친이더라구요.
제가 나름 진취적인 스타일이라
남하고 비교하고 부러워하고 그런편이 아닌데
오랜만에 만난 친구 얘기 들으니
정말 너무나 비루한 느낌이들어서
생전처음 이런 주제로 글을 올려보네요.
저는 착하지만 진짜 너무도 평범한 남편을 만나
제가 주로 제 인생의 큰 결정들을 주도적으로 결정해서 살아왔고
집안 경제문제이든 아이들 교육문제이든
뭐든지 제가 결정하고 살아왔어요.
하다못해 제 친구는 남편이 공부하느라 외국에 따라나가서 애들 영어 늘어서 오고 그랬는데
저는 제가 직장에서 외국 나가려고 기를 쓰고 노력에 노력을 거듭해
겨우 애들 데리고 외국 1년 나갔다 왔고
단적인 예를 들었을 뿐이지만
하여간 저는 모든 제 인생을 제 힘으로만 개척해 와서
남편한테 기대어 뭔가 얻고 인생이 달라지고 뭐 그런 부분이 아예 없네요.
투자도 제가 나서서 해야하고....
저는 남들이 부러워하는 대학 나왔고
제 남편은 저보다 한단계(?) 낮은 대학 나왔는데
저랑 같은 회사에서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었는데
제가 애 키우면서 회사다니면서 전문 자격증 딸때
남편은 그런거 꼭 안따고 된다고 뒤로 빠지고...
하여간 뭐든지
우리집 가장이며 리더는 남편이 아니라 제가 되어왔는데
이제 50대가 되니 갑자기 모든게 짜증이 나요.
나도 남편한테 기대고 살고 싶다
나도 남편이 끌어주고 따라가는 인생 좀 살아보고 싶다
저사람은 왜 저렇게 발전이 없을까...
친구 만나고 들어와서
이렇게 디프레스 되기는 처음이예요.
혼나야겠죠? ㅜ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