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9세 우리 엄마가 인생을 정말 억척스럽게 사신 분이거든요.
그런데 최근 6개월 사이 고맙다 미안하다 이런 말을 자주 하세요.
많이 바뀌신 듯하고 치매기도 살짝 온 거 같은데 미안하다 고맙다라고 말할 때 눈물이 왈칵 왈칵 쏟아져요.
정말 강한 분이고 자기 고집도 센 분인데 만약에 치매에 걸린다면 예쁜 치매가 되실 것 같아요.
예쁜 치매가 된다면 제가 모시려고 해요.
얼마 전 만났는데 한쪽 발에 양말을 두 켤레를 신고 짝짝이로 신으셨더라고요. 너무 가슴이 아팠어요.
갑자기 착하게 변한 엄마 모습이 낯설지만 그래도 독하게 변한 모습보다 훨씬 마음은 편안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