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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년도 넘은 첫사랑이 유튜브에

첫사랑 조회수 : 3,092
작성일 : 2025-05-13 15:26:10

30년도 넘은 첫사랑이 유튜브에 나오더라고요.

본인이 유튜버가 아닌, 금융 설명회인가 블록체인 뭐 이런 거 연구자 한 사람으로 나오더라고요.

 

대학 때 만나 짧지만, 깊은 마음으로 좋아했어요.

그 친구가 입대 앞두면서 헤어지게 됐어요.

정확히 말하면 제가 차였어요.

 

자기 친구들은 입대 전 여자 친구와 여행을 간다, 같이 밤을 보냈다... 뭐 이러면서 저에게도 여행을 제안했는데,

그 당시 분위기가 결혼도 안 한 남녀가 여행을 가는 건 결혼 앞두고도 드문 일이었어요.

적어도 제 주변은 그랬어요.

그랬더니 자신을 사랑하는 게 아니라면서...

암묵적으로 결혼까지 약속한 사이있긴 했어요.

 

입대하고도 편지 주고 받았고, 

첫 휴가 때 만났는데, 매정하게 이별 통보를 하더라고요.

자기를 좋아하는 믿음이 없다고요.

정말, 매우 힘들었어요.

그 친구의 친구(저에게도 친구)도 만나고, 여동생하고 편지도 주고 받으면서,

저의 애절한 마음을 달랬는데요.

정말 매정하게 딱 끊더라고요.

 

지나가는 군인만 봐도 생각나서 울고,

제가 뭐 잘못했나 수없이 자책도 하고.

몇 달을 정말 힘들게 보냈어요.

결혼하고도 꿈에 나왔는데, 꿈에서도 저를 외면하고, 제가 그 장소로 온다고 하면 미리 다른 곳에 가는 등...

 

30년이 넘었는데도 보고 싶었어요.

그러다가,

유튜브에 그 사람 이름을 검색했더니...

 

긴가민가했어요.

마른 체형이 꽤 두툼하게, 샤프했던 인상이 사납게,

부드럽던 손짓이 산만하게, 다정하던 목소리는 발음이 뭉개지는...

발표를 듣는 입장에서는 집중이 안 되는, 수준이 좀 안 되는 발표를 하더라고요.

질문을 바로 못 알아들어 대답 못 하기도 하고요.

물론,

지식은 저보다 훨씬 깊을 수 있고, 사회적으로 성공했을 수도 있지만,

지금의 저 모습이라면,

당차게 채인 것이 한편 다행이기도 한 인상이었어요.

 

30년을 넘게 간직했고, 그립고, 애잔했던 마음이 많이 사라졌어요.

한 번이라도 보고 싶었던 마음도 접을 수 있게 됐어요.

 

아직도,

첫사랑에 가슴이 아린 분들은,

첫사랑 그 사람의 현재 모습을 보면 환상(?)이 현실(?)이 될 거예요.

 

이런 말이 있지요,

첫사랑이 못 살면 마음이 아프고,

첫사랑이 잘 살면 배가 아프고,

첫사랑과 같이 살면 머리가 아프다.

--- 는 말이 떠올랐습니다.

 

 

IP : 222.120.xxx.63
1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5.13 3:28 PM (118.235.xxx.169)

    첫사랑이 못 살면 마음이 아프고,
    첫사랑이 잘 살면 배가 아프고,
    첫사랑과 같이 살면 머리가 아프다.

    명언이네요.

  • 2. ...
    '25.5.13 3:28 PM (220.117.xxx.67)

    요즘 남자였네요 ㅎㅎㅎ 요즘 남자애들은 몇번 만나고 여자가 자주지 않으면 바로 헤어진다네요. 가성비 없다고 잘 차이셨어요 ㅎㅎㅎ

  • 3. ㅋㅋ
    '25.5.13 3:29 PM (1.250.xxx.136)

    명언이네요
    전 머리 아픈중 ㅠ

  • 4.
    '25.5.13 3:34 PM (221.165.xxx.65) - 삭제된댓글

    진작에 비우셨어야지.
    같이 안 자준다고 돌아서는 놈은 님을 진짜 사랑한 게 아니어요.

    끝까지 ㅡ신혼 첫날밤도ㅡ버틴
    저한테
    목 매는 남자랑 사느라 머리 뽀개집니다만
    사랑한다면 상대가 원할 때까지 기다리는 게 사랑이죠
    결정 빠른 사람이 느린 사람 기다려줘야..

  • 5. ㅇㅇ
    '25.5.13 3:43 PM (59.17.xxx.179)

    명언 새기고 갑니다

  • 6. ....
    '25.5.13 4:06 PM (221.138.xxx.139)

    글로만 봐도
    딱 찌질하고 성마른 (게다가 자뻑) 놈인데요.
    자기중심적이고 잘 나이들기 글른.

  • 7.
    '25.5.13 4:18 PM (121.159.xxx.222)

    저는 되게 안풀리고 힘들어하던 나이많은 오빠랑
    독서실서 친해졌는데
    고백하길래
    오빠나 저나 공부가우선이지 연애할때아녜요
    했고 그뒤로 멀어졌어요
    어느날아침 우연히 텔레비전틀었는데
    증권회사소속으로 멀끔한얼굴이되어서
    주식에대해 설명하고있더라구요
    하는시험마다안되고 제일방황하던시기얼굴만남았는데
    하던시험 결국 그만둔것같지만
    그래도 안정적이고 행복해보여서 맘이좋더라구요
    저도 뭐 그럭저럭 텔레비전나올만큼은아니지만
    잘지내구요
    근데 그오빠는용됐는데 저는살쪄서 영 그건아니네요ㅋㅋㅋ

  • 8. 명언
    '25.5.13 4:30 PM (110.70.xxx.143)

    명언의 마지막은

    (각자 결혼한) 첫사랑이같이살자고하면 머리가 아프다

    아니었나여??

  • 9. 명언
    '25.5.13 4:31 PM (118.235.xxx.50)

    ㅎㅎㅎㅎㅎ

  • 10. ....
    '25.5.13 11:08 PM (211.119.xxx.220)

    원글 읽으며 생각했어요.
    차 주어 쌩큐다
    채여서 다행이다

    생각해봐요
    밤 같이 안 보낸다고 덜 사랑하는 것 같다고? 날 사랑하는지에 대한 믿음이 없다고?
    그 믿음은 내가 정말 사랑할 때 나오는 겁니다
    원글님을 덜 사랑한거죠

    휴 다행이에요. 저런 인간 참 무책임하다 싶었는데 그 무책임함이 일하는 것에도 나타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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