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유시민의 주례사, 읽어보세요

ㅅㅅ 조회수 : 1,247
작성일 : 2025-05-13 10:08:39

"두 사람 오래 준비해왔고, 또 서로 잘 아는 부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먼저 혼인 생활을 했던 사람으로서 몇 가지 팁을 드릴까 합니다.

 

첫 번째는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 노회찬 의원님 어록인데요. 혼인 생활을 가리켜서, ‘차이를 다루는 예술이다’ 이렇게 늘 말씀하십니다. 제가 약간 보충할께요. ‘혼인 생활은 차이와 더불어 변화를 다루는 예술이다’. 서로 잘 알고 사랑해서 부부가 되었지만, 함께 잠들고 또 아침에 함께 눈 뜨고 하다보면 연애할 때는 안 보이던 것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또 살다보면 그 전에 없던 게 생길 수도 있고, 바뀌기도 합니다. 그럴 때 좋은 점만 보고 사랑하는데, 그건 누구나 다 하는 겁니다. 부부는 안 그런 것 까지도 개성으로 인정하고, 감싸 안고, 포용하고, 변해가는 모습까지도 받아들여주고, 그러니까 부부죠. 좋은 거 좋아해주고 안 좋은 거 싫어하는 건 그냥 남들끼리 사는 거죠. 이런 차이와 변화에 대해서, 그걸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 말구요. 그것까지도 껴안아 주십시오.

 

두 번째는 오늘처럼 몸과 마음이 다 매력 있는 연인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부부가 된 후에도 사랑을 표현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해요. 연애할 때는 뭐 이벤트도 하고, 잘해보려고 하다가, 부부가 되고 나면 내 사람, 혼인 신고하면 지가 어디 가겠어?, 말 안 해도 내 마음 알지?, 이거 안 돼요. 우리 마음이라는 것은 안 보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지 않으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부부는 생물학적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는 가족입니다. 늘 사랑을 확인해야 해요. 남편은 되도록 멋진 남자여야 되고요, 아내는 매력 있는 여자여야 해요. 살다보면 친숙해지는데, 친숙함도 좋지만, 사랑이 있던 자리를 친숙함에게 뺏기면 안 돼요. 그래서 결혼생활은 끊임없는 투쟁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친숙함과의 투쟁. 두 사람이 서로 언젠지는 모르지만, 호감의 눈빛을 처음으로 맞추었던 순간, 그리고 그런 것들을 서로 알게 했던 순간들이 있었을 겁니다. 그거 없이는 오늘 이 자리가 없으니까요. 그 때를 잊지 말고 늘 그런 눈빛, 그런 마음, 그런 감정을 매일 매일 들게 할 수 있도록 서로에게 멋진 연인으로 남으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는, 되게 고리타분한 주례사의 주제인데요, 역지사지. 입장 바꿔놓고 생각하는 겁니다. 살다보면 다투는 날이 오게 돼요. 안 오면 제일 좋지만, 올 수도 있죠. 또는 오게 됩니다. 그럴 때, 그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는 시간을 꼭 가지기 바랍니다. 바꿔놓고 생각하면, “왜 저러지?”하던 것이 “뭐 그럴 수도 있겠네.” 이렇게 될 수 있어요. “뭐 그럴 수도 있겠네.”하고 한번 생각하고 대화를 하면, 훨씬 부드러워지죠. 그래서 무슨 문제가 있을 때는 대화를 해야 하는데, 곧바로 대화를 시작하지 말고 한번 입장을 바꿔서,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본 다음에 대화를 시작하는 겁니다. 그러면 싸울 일도 줄어들고요. 싸움이 열정으로 가지 않겠고요. 빨리 끝날 수 있습니다. 나 이거 잘 해서 쫓겨나지 않고, 30년째 남편으로서 잘 살고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mlbpark.donga.com/mp/b.php?b=bullpen&id=201711010010569211

 

2017년 11월이네요.

IP : 218.234.xxx.21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5.13 10:31 AM (49.142.xxx.126)

    두뇌도 인격도 최고 현인 유시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20304 험지에서 찍고... 4 대통령 2025/06/03 819
1720303 강남구 투표소 근황 4 ... 2025/06/03 4,543
1720302 호스피스 ...계엄 그리고 선거일 13 ** 2025/06/03 1,330
1720301 여성갱년기영양제 백수오 복용하시는분들 ㅡ,- 2025/06/03 340
1720300 TV 자막에 선거공약이 뜨네요 3 이뻐 2025/06/03 1,028
1720299 악마 같은 것들이 투표하러 와서 웃고 있네요 9 ..... 2025/06/03 1,346
1720298 여러분 윤거니도 투표했어요 투표해주세요! 3 투표 2025/06/03 464
1720297 벌써 습진 생겼어요 여름 2025/06/03 500
1720296 유튜브에는 김문수만 나오네요. 24 오늘 2025/06/03 2,283
1720295 오늘 당선확실시 되면 여의도 가시나요? 1 루비나 2025/06/03 1,268
1720294 이번선거는 ㅔㅔ 2025/06/03 251
1720293 헬마 임경빈이 투표율 분석해주네요. 2 ... 2025/06/03 3,233
1720292 오늘 리박스쿨 댓글 부대 엄청 글 올리네요 5 영통 2025/06/03 1,040
1720291 1시기준 62.1%투표율.저조하네요 4 투표율 2025/06/03 3,038
1720290 늘봄으로 예산이 다 가서 일반 교육예산이 다 깎였다고 하네요 9 열불나는 현.. 2025/06/03 1,683
1720289 군대가 용산으로 못오게 2 hgfds 2025/06/03 1,298
1720288 파랑이 없는데 8 .. 2025/06/03 1,473
1720287 [펌] 사람같지 않은 것들도 다 투표하는데 4 123 2025/06/03 966
1720286 축 류희림 이창수 이태규 탈출실패 4 하늘에 2025/06/03 1,696
1720285 미운우리새끼 윤시윤보는데 16 ㄴㄱ 2025/06/03 4,601
1720284 체외 충격파 효과 있나요? 11 팔목 통증 2025/06/03 1,678
1720283 투표소는 가까운곳 아무데나 가면 되나요? 13 투표 2025/06/03 2,459
1720282 이번 투표만큼 떨린 적은 없네요 1 .. 2025/06/03 254
1720281 미지의 서울 드라마 정말 좋네요. 20 박보영흥해라.. 2025/06/03 4,925
1720280 질긴 차돌박이 어쩌죠? 9 ㅇㅁ 2025/06/03 68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