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유시민의 주례사, 읽어보세요

ㅅㅅ 조회수 : 1,128
작성일 : 2025-05-13 10:08:39

"두 사람 오래 준비해왔고, 또 서로 잘 아는 부부이기는 하지만, 그래도 먼저 혼인 생활을 했던 사람으로서 몇 가지 팁을 드릴까 합니다.

 

첫 번째는 있는 그대로 사랑하라. 노회찬 의원님 어록인데요. 혼인 생활을 가리켜서, ‘차이를 다루는 예술이다’ 이렇게 늘 말씀하십니다. 제가 약간 보충할께요. ‘혼인 생활은 차이와 더불어 변화를 다루는 예술이다’. 서로 잘 알고 사랑해서 부부가 되었지만, 함께 잠들고 또 아침에 함께 눈 뜨고 하다보면 연애할 때는 안 보이던 것을 보게 될 수 있습니다. 또 살다보면 그 전에 없던 게 생길 수도 있고, 바뀌기도 합니다. 그럴 때 좋은 점만 보고 사랑하는데, 그건 누구나 다 하는 겁니다. 부부는 안 그런 것 까지도 개성으로 인정하고, 감싸 안고, 포용하고, 변해가는 모습까지도 받아들여주고, 그러니까 부부죠. 좋은 거 좋아해주고 안 좋은 거 싫어하는 건 그냥 남들끼리 사는 거죠. 이런 차이와 변화에 대해서, 그걸 꼭 나쁘다고 생각하지 말구요. 그것까지도 껴안아 주십시오.

 

두 번째는 오늘처럼 몸과 마음이 다 매력 있는 연인이 될 수 있도록 서로 노력하시기 바랍니다. 부부가 된 후에도 사랑을 표현하는 일을 멈추지 말아야 해요. 연애할 때는 뭐 이벤트도 하고, 잘해보려고 하다가, 부부가 되고 나면 내 사람, 혼인 신고하면 지가 어디 가겠어?, 말 안 해도 내 마음 알지?, 이거 안 돼요. 우리 마음이라는 것은 안 보이기 때문에, 어떤 형태로든 표현하지 않으면 없는 거나 마찬가지입니다. 부부는 생물학적 유전자를 공유하지 않는 가족입니다. 늘 사랑을 확인해야 해요. 남편은 되도록 멋진 남자여야 되고요, 아내는 매력 있는 여자여야 해요. 살다보면 친숙해지는데, 친숙함도 좋지만, 사랑이 있던 자리를 친숙함에게 뺏기면 안 돼요. 그래서 결혼생활은 끊임없는 투쟁이라고도 할 수 있어요. 친숙함과의 투쟁. 두 사람이 서로 언젠지는 모르지만, 호감의 눈빛을 처음으로 맞추었던 순간, 그리고 그런 것들을 서로 알게 했던 순간들이 있었을 겁니다. 그거 없이는 오늘 이 자리가 없으니까요. 그 때를 잊지 말고 늘 그런 눈빛, 그런 마음, 그런 감정을 매일 매일 들게 할 수 있도록 서로에게 멋진 연인으로 남으시기 바랍니다.

 

세 번째는, 되게 고리타분한 주례사의 주제인데요, 역지사지. 입장 바꿔놓고 생각하는 겁니다. 살다보면 다투는 날이 오게 돼요. 안 오면 제일 좋지만, 올 수도 있죠. 또는 오게 됩니다. 그럴 때, 그 문제를 이야기하기 전에, 먼저 입장을 바꿔놓고 생각하는 시간을 꼭 가지기 바랍니다. 바꿔놓고 생각하면, “왜 저러지?”하던 것이 “뭐 그럴 수도 있겠네.” 이렇게 될 수 있어요. “뭐 그럴 수도 있겠네.”하고 한번 생각하고 대화를 하면, 훨씬 부드러워지죠. 그래서 무슨 문제가 있을 때는 대화를 해야 하는데, 곧바로 대화를 시작하지 말고 한번 입장을 바꿔서, 아내의 입장에서, 남편의 입장에서 한번 생각해본 다음에 대화를 시작하는 겁니다. 그러면 싸울 일도 줄어들고요. 싸움이 열정으로 가지 않겠고요. 빨리 끝날 수 있습니다. 나 이거 잘 해서 쫓겨나지 않고, 30년째 남편으로서 잘 살고 있습니다.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https://mlbpark.donga.com/mp/b.php?b=bullpen&id=201711010010569211

 

2017년 11월이네요.

IP : 218.234.xxx.212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5.13 10:31 AM (49.142.xxx.126)

    두뇌도 인격도 최고 현인 유시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3838 일부러 제일 구린 판새에게 내란재판 시킨거죠 5 내란제압 2025/05/14 1,731
1713837 4살이 야경을 즐길 나이 인지 몰랐어요 2 .. 2025/05/14 2,100
1713836 오늘 무슨 책 읽으셨어요? 25 2025/05/14 1,975
1713835 지귀연, 김용현재판 공개 전환 예고 16 ... 2025/05/14 4,198
1713834 매실장아찌 통 뚜껑의 검은 곰팡이? 1 매실 2025/05/14 626
1713833 공부는 역시 아이 몫이 맞네요 9 d 2025/05/14 4,048
1713832 눈밑 지방재배치 부작용ㅠㅠ 6 Fhjkl 2025/05/14 4,197
1713831 고구마 싹 난 부분 도려내고 먹어도 되나요? 4 .. 2025/05/14 1,158
1713830 일본 국적자 자식 김문수 할배 ㅠ 발언 한번 보세요. 26 .. 2025/05/14 2,170
1713829 친위 쿠테타 1 윤가 2025/05/14 496
1713828 백내장 수술 3 속상하네요 2025/05/14 1,159
1713827 이런 말을 5 2025/05/14 863
1713826 정말 가기 싫은 모임 불참 핑계 하나만 알려주세요 37 ooo 2025/05/14 5,181
1713825 유심대신 이심하라는데 1 +_+ 2025/05/14 1,487
1713824 현직님 계시면 보험질문 드려요 3 보험 2025/05/14 689
1713823 엄마와 시어머니 16 ㅜㅜ 2025/05/14 5,943
1713822 심한 연상남자도 별로지만 연상여자도... 7 ........ 2025/05/14 2,041
1713821 갈까 말까 할때는? 6 .. 2025/05/14 1,286
1713820 요양원에서 체격 큰 어르신들 힘들어 하시나요? 6 어르신 2025/05/14 2,703
1713819 본태성 손떨림 2 ,,,, 2025/05/14 1,511
1713818 김문수후보가 한말인데 해설 좀.... 24 유세중에 2025/05/14 2,781
1713817 냉동아보카도(다이스슬라이스) 어떻게 씻어요? 2 아주궁금 2025/05/14 790
1713816 Jtbc단독 김문수 막말 동영상 20 이뻐 2025/05/14 3,801
1713815 부산 남고생, 상하이모터쇼서 중국인 여성 ‘몰카’ 파문…현지인들.. 6 ... 2025/05/14 2,684
1713814 똑같이 부모한테 사랑못받고 자라도.. 7 ㅇㅇ 2025/05/14 2,4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