얇게 호떡처럼 해먹어보려고
밥솥 밑바닥 모양의 큰 왕 떡을
정성스레 조심조심 얇게 썰었어요
(썰다가 손가락 베어서 지금 붕대감음;;)
고 썰은 것들 냄비에 한참을 쪄서 뚜껑 열어보니
김이 모락모락 나는게
오 이거슨어디서 많이 본 건데.. ?
앗 이거슨 영락없는 순대 먹을때의 그 간 ~~!!
딱 간 모양이었어요!
쌀가루 낸다고 믹서기에 돌리다 멈춰
쌀알이 갈리다 말아서 밥풀모양이 성성하고
거기에다 검은콩 블랙선식 가루를 섞었으니
색이며 질감이며 얇게 썬 모습이
진짜 순대먹을때 같이 나오는 그 간인거예요
그게 엄청나게 큰 쟁반에 한가득;;;
하나 집어먹어보니 맛이가 읎어요ㅠ
건강생각해서 설탕 안넣고
소금은 눈물만큼 넣고 했더니
이거슨 퍽퍽하고 밍밍한
그냥 검은 밥 덩어리;;
도저히 못 먹겠어서 버리려다
혹시나 해서 들기름 많이 넣고 부쳐서
꿀 찍어먹으니 그나마 쬐끔 나은듯요
뜨거운맛 기름맛 꿀맛에
지금 먹고있어요
그래도 이 많은걸 혼자서 어쩌지
부담이긴 해요 가슴이 답답..
쫄깃하기만 해도 괜찮을텐데
걍 씹으면 부서지니 아쉬워요
왜 떡메를 그리 쳐대는지 절실히 깨달았습니다
아침에 기운이 충전되어 그런지
또 유혹이 이네요
이번에는 반죽기도 사고
가루내는 전동다지기도 사고 해서
또 다시 만들어보고 싶어요
쫠깃쫠깃 쑥인절미 쑥절편
진초록색 떡 이쁘게 만들어
꽃도장 꼭 꼭 찍어서 기름발라
탱글탱글하게 만들고 싶어요
들꽃 꺾어와 소담하게 찻상차려
초록색 꽃쑥절편이랑 차 한잔이랑 곁들여 내
저도 먹고 손님대접도 하고 싶어요
앗 요 순대 간 같은 요놈들
그새 훅 식어버려 또 맛이가 읎네요;;
요거 다시 들기름에 구워야겠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