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여행이 제 삶의 큰 즐거움이에요.
저는 휴양지나 패키지여행은 잘 맞지 않더라고요. 패키지는 화장실 가는 것도 눈치봐야 하잖아요… 그런 여행은 못하겠더라고요.
저만의 원칙은 모든 여행 설계를 스스로 하는 것이에요. 비행기, 숙소 예약부터 일정까지 다 직접 짭니다. 보통 비행기는 1년 전에 예약하고, 주말마다 액셀로 일정 짜는 게 제 취미예요. 준비만 한 달 정도 걸리지만 그마저도 즐겁습니다.
대부분 아시겠지만, 어떤 도시든 꼭대기는 돈을 내서라도 올라가야 한다고 생각해요. 도시 전체를 조망하는 경험은 정말 소중하거든요. 그리고 아침과 저녁, 특히 새벽 햇빛은 마법처럼 풍경을 바꿔줘서 그 시간대를 좋아합니다.
재미있는 건, 대도시일수록 오히려 그 도시만의 개성이 흐릿해지더라고요. 그래서 저는 항상 여행지에 대도시 하나, 소도시 하나씩 조합해 넣어요. 예를 들어 다낭에 가신다면 후에 같은 곳을, 로마에 가신다면 근교의 아씨시를 꼭 들러보시길 추천드려요.
또 하나, 그 나라에 대해 공부하고 가면 여행이 훨씬 깊어집니다. 대만에 갔을 땐 도올 김용옥 선생님의 유튜브로 대만 근현대사를 봤고, 이탈리아에선 알베르토가 쓴 책을 읽었어요. 알면 보인다는 말, 정말 맞습니다. 예전에 그리스의 로도스섬을 간 적이 있는데요, 그곳은 십자군이 최후의 항거를 했던 역사적 장소이고, 지금도 당시의 성벽이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되어 있어요.한국의 삼별초 항쟁처럼 끝까지 저항했던 역사의 흔적이 남아 있는 곳이죠. 그런데 이런 배경을 모르고 간다면, 그 성벽과 거리 풍경이 그냥 ‘그리스의 한 섬이구나’ 하고 지나치기 쉽겠더라고요.
공부를 하고 가면 유적이 풍경이 아닌 이야기로 다가옵니다.
참고로 대만은 외성인과 본성인의 역사적 갈등이 있는데, 여행 가이드가 외성인이면 장제스 기념관을, 본성인이면 2.28 평화공원을 데려간다는 말도 있어요. 이런 배경을 알고 가면 여행이 전혀 다르게 다가옵니다.
그리고 여행하다 보면 나라마다 시스템이 다르다는 걸 느껴요.
시스템이 잘 갖춰진 나라는 대중교통, 숙소 등 전반이 정돈되어 있어요. 대만처럼요. 이런 곳은 숙소에 굳이 큰 비용 안 들여도 됩니다. 반면, 시스템보단 인적 네트워크에 의존하는 나라들도 있어요. 그리스나 터키처럼요. 이런 곳은 숙소에 돈을 조금 더 써야 안전이 보장돼요. 대신 바가지도 있지만, 한국에서 느끼는 정 같은 편안함도 있답니다.
이런 나라들에선 한국 기준을 잠시 내려두고, 그 나라의 속도와 분위기에 맞춰 여행해보세요. 그게 진짜 여행의 묘미 아닐까요? 예전에 다낭에 갔을 때, 매일 저녁마다 현지인들이 노천카페에서 낚시 의자에 앉아 몇 시간씩 담소 나누는 걸 봤어요. 처음엔 ‘괜찮나?’ 싶었는데, 그게 바로 현지 분위기를 즐기는 방식이더라고요. 그들은 새벽같이 일어나 6시부터 하루를 시작하고, 저녁엔 가족이나 친구와 커피 한 잔 나누며 하루를 마무리하더군요.
그리고 하나 더 말씀드리자면, 교통비 아끼는 데 너무 집착하지 않으셨으면 해요. 일주일 이상 여행이면 체력이 중요하거든요. 저도 동남아 여행에서 교통비 아낀다고 무리했다가 더 크게 고생한 적이 있어요. 캐리어 끌고 1시간 이상 이동해야 할 상황이라면, 그건 택시를 타는 게 돈을 버는 셈일 수도 있어요.
또, 좋은 숙소 한두 곳쯤은 꼭 머무르셨으면 좋겠어요.(제 원칙은 3성급 기준에 마지막 쯤에 4성급을 섞습니다) 그 자체로 여행의 경험이 풍요로워지거든요. 체력도 회복되고, 여행의 밀도가 확 달라지더라고요.
다른 분들의 팁도 환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