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남대문 시장 명동 나들이

ooo 조회수 : 1,506
작성일 : 2025-05-03 09:47:02

6일 내리 쉬며 나만 바라보는 남편을

어떡하면 좋을까 고민하다 어제 남대문 시장 구경하고

명동에서 서서갈비 먹고 오자고 하니

폴짝폴짝 뛰며 좋아라하네요.

옛날 50대 중반이면 죽을 날 바라보는 노인이였다는데

세상 참 많이 변했어요.

 

거의 10여년 만에 갔더니 너무 새롭고 

남대문 시장이 이렇게나 볼게 많았나 싶어 놀랍더라구요.

사람이 엄청 많은데 가만히 보니 40%는 울나라 노년층

그리고 반 이상이 외국인들이였어요.

외국인들이 남대문 시장 오면 뭐 사갈게 있나 궁금했는데

제가 사전에 폭풍검색한 코스대로

다들 줄 서서 가메골만두나 효자손왕만두 사먹기

호떡집 줄 서기 등등 알아서 잘들 즐기고 있더라구요 ㅋㅋ

 

만두 한 팩 사서 길거리 한복판에서 손으로 집어먹으며

눈으로는 지나가는 사람들과 가게 구경하느라

여념없는 관광객들 보고 있으니

거 즐길 줄 아네 소리가 절로 나옴 ㅋㅋㅋ

 

명동까지 걸어가는데 역시나 외국인들로 넘쳐나서

코로나때 대낮에도 귀신 나올것 같았던

명동 골목들이 꿈이였나 싶었어요.

서서갈비집이 웨이팅이 극심한 곳이라 설마 이 시간에 

갈비 구워 먹는 사람은 없겠지 싶은 4시쯤 가서

겨우 웨이팅은 면했으나 고기가 익기도 전에

웨이팅 줄이 생김 ㅎㅎ

 

연남 서서갈비가 명동과 연희동으로 옮긴건

몇 년 되지 않은 걸로 알고 있는데

가게 문짝이며 집기들을 그대로 옮겨와

외관이나 내부 보면 6.25때부터 있던 집이라고 해도

믿을 비주얼인데 이런 곳을 기어이 찾아내서

꾸역꾸역 몰려드는 관광객들 보니

역시 인스타와 틱톡의 힘이 대단하더군요.

 

그래도 작년에 몇 번 왔을땐 한국인들도 

반 정도는 되었던것 같은데

과장없이 가게를 꽉 채운 손님과 직원 중

사장님과 제 테이블 빼고는 전부 외국인 ㅋㅋㅋㅋ

주로 일본인들이 많았는데 오늘부터 일본도 연휴라

그렇다고 사장님이 설명해주시더라구요.

 

작년에 왔을땐 고깃집답게 시끌시끌 했는데

어제는 어찌나 절간같이 조용한지 얼마전에 다녀온

봉선사 템플스테이 생각이 남 ㅋㅋㅋㅋ

사방을 둘러보면 사진이나 동영상들 찍느라 정신 없고

오로지 가위와 집게 부딪히는 소리만 나고

어찌나들 소곤소곤 조용들한지 신기했어요.

 

틱톡으로 공부들 단디 하고 왔는지 

테이블 받자마자 비닐봉투 나눠주면 뭐에 쓰는건지

묻는 법도 없이 옷 착착 개켜서 넣고

자기들 마실 주종을 알 수 없는 술들도

얼음컵과 텀블러에 야무지게 챙겨와서 먹는게

왤케 귀엽나요 ㅋㅋ

 

그래 늬들이 또 어디가서 연탄불 연기에 켁켁거리며

고기 구워먹어보겠니 실컷들 먹고 가라 하며 바라보는데

유일한 한국인 테이블이다보니 마치 후쿠오카쯤

와있는 기분였어요 ㅋㅋ

 

서서 먹다보니 자연스레 스탠딩 파티 같은 느낌도 들어

옆테이블 스페인 커플과 고기 지금 잘라줘야 한다

고기 탄다 옆에 치워놔라 거들며 수다 떨다

맛있냐고 물어보니 생각한것 보다 훨씬 더 

와일드한 스타일인데 고기는 너무 부드럽고 스윗해서

세계 어디서도 이런 고기는 못 먹어볼것 같다고

너무 맛있대요 ㅋㅋ

이렇게 부드러운 립이 있을꺼라고는 생각도 못해봤다며

이 소스는 뭐냐고 묻길래 간장으로 만든거라고

답해주니 어떻게 만드는건지 알려달래요.

아니 이 양반아 내가 그 비법을 알면 대를 이어

이 장사를 했겠지 같이 고기 굽고 있겠냐 ㅋㅋㅋㅋ

 

돌아오는 지하철 안에서 몸에 배인 갈비냄새가

너무너무 민망해서 다음부턴 부끄러움을 무릅쓰고 

샤워캡 쓰고 먹어볼까 진지하게 고민도 했어요.

 

간만에 도심 나들이한건데 오히려 해외여행 온 듯한

기분도 나고 좋았어요.

기나긴 연휴에 점심 먹으면서 오늘 저녁은 뭐 먹는지

물어보는 남편이 꼴뵈기 싫은 분들께 추천하는 코스입니다.

 

 

 

 

 

 

 

 

 

 

 

 

 

 

 

 

IP : 182.228.xxx.177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ㅎㅎ
    '25.5.3 9:49 AM (180.69.xxx.254)

    재미있게 읽었어요. 가보고 싶네요.

  • 2. ㅡㅡ
    '25.5.3 9:51 AM (115.140.xxx.104)

    진짜 저도 이렇게 놀고 싶네요

  • 3. 부럽
    '25.5.3 9:56 AM (14.41.xxx.61)

    우리집 남편은 나이들수록 괴팍해져갑니다.
    어디를 같이가도 불평 불만이 하늘을 찔러요.
    이제는 제게 폭력으로 다가옵니다.
    긴 연휴 방콕하려구요.
    원글님이 부럽습니다.

  • 4. ㅎㅎㅎ
    '25.5.3 12:04 PM (222.111.xxx.211)

    샤워캡..좋은 생각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10130 이재명이 대통령 안돼도 상관없다 생각했었어요. 10 ㄱㄴㄷ 2025/05/04 2,287
1710129 마사지기 추천해주실 수 있나요? 3 올리브 2025/05/04 583
1710128 김앤장 윤석열 한동훈 첼리스트가 술집에서.. 14 특검하라 2025/05/04 4,158
1710127 대법원장 탄핵 군불때는 민주…법조계 "이성 되찾아야&q.. 30 ........ 2025/05/04 2,125
1710126 “김문기 몰라” 이재명은 기소, “김만배 무관” 윤 대통령은 각.. 17 .. 2025/05/04 1,752
1710125 조문답례 기프티콘 어떤게좋을까요 21 조문답례 2025/05/04 2,166
1710124 패딩세탁은 통돌이?드럼?어떤게좋나요 6 모모 2025/05/04 1,380
1710123 선거법개정 너무궁금합니다 5 선거법개정 2025/05/04 272
1710122 김상혁이랑 음주운전 5번 허재도 다시 방송 나오네요 7 ........ 2025/05/04 1,326
1710121 자원봉사모임이나 운동동호회는 어디서 가입을 할 수 있나요? 6 자원봉사 2025/05/04 776
1710120 천국보다 아름다운 질문이요 ... 2025/05/04 1,057
1710119 전기 열선 빨래 건조대 15 이런거써보신.. 2025/05/04 2,129
1710118 세입자가 재계약한다고 했다가 그냥 나간다고 해서 주니 2025/05/04 844
1710117 천주교) 수입없을때 교무금 문의드려요 20 ㅇㅇ 2025/05/04 1,654
1710116 이혼숙려 가정과 비슷하다면..가망 있을까요 14 나무 2025/05/04 3,506
1710115 중앙대 동문이라고 지지하는거 18 동문 2025/05/04 2,425
1710114 남편명의 아파트 6억증여시 2 경험을 나누.. 2025/05/04 1,738
1710113 대법원‘마지막 선’까지 넘나,주권자는 국민..전운 고조 14 ㅇㅇㅇ 2025/05/04 2,236
1710112 내일 당일로 부산갈까해요. 8 알려주세요 2025/05/04 1,364
1710111 중등아이 강릉에 좋아할만한곳 있을까요? 4 .. 2025/05/04 599
1710110 부처님 명상법 해보는데 완전 엉뚱하게 돼요 11 .. 2025/05/04 1,273
1710109 요즘에 계속 자다가 침대에 실수를 해요ㅠㅠ 106 ㅠㅠ 2025/05/04 19,605
1710108 김민석의원 조희대 국정조사,청문회,특검 필요 27 ㅇㅇ 2025/05/04 1,579
1710107 식당음식 단맛이요 9 @@ 2025/05/04 1,502
1710106 조희대 소송기록 열람 공개 촉구 백만인 서명운동 참여하셨나요 17 백만서명 2025/05/04 1,94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