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정치학과 박원호 교수님의 동아일보 칼럼
“나는 계엄이 우리 사회에 미친 가장 중요한 의미를 꼽으라면 단연코 ‘K-엘리트’의 파산을 꼽겠다. 서울대를 졸업했고 어려운 국가시험을 합격한, 그리고 일선에서 오랜 기간 전문적인 경험을 쌓았던 검사, 판사, 관료들이, 통상 우리 공동체의 운명을 믿고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해 왔던 소위 ‘K-엘리트’들이, 생각보다 훨씬 무능하거나 이기적이고, 심지어 공동체에는 해악을 미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는 점이다.”
“젊은 날 한때 성취한 업적이 평생을 가며, 그것이 도덕적 우월성과 판단력, 인격까지도 보장한다는 잘못된 믿음에 근거해서 윤석열을 대통령으로 뽑지는 않았을까. 그가 대통령직에서 파면된 후, 사저에 돌아와서 지지자들에게 했던 말은 그래서 “다 이기고 돌아왔다”는 터무니없는 강변이었고, 그것은 K-엘리트가 최종적으로 파산한 순간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