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mbti 유형 중 t 유형이고(다른 건 비슷비슷), 사주를 봐도 감정적이거나 외로움을 잘 타는 편은 아니라고 하더군요.
제가 생각해봐도 덤덤하고 무난한 성격이고 어떤 감정이 올라와도 오래 가지 않는 편인 것 같아요. 원래 이렇진 않았고 감정을 눌러야 살 수 있는 환경에서 오랫동안 살아 형성된 성격인 듯 합니다.
연애결혼 했는데 연애하면서 많이 싸웠어요. 남편은 알아온 시간 동안 사과나 감사를 표현한 적이 단 한번도 없는 사람입니다. 분명히 남편 잘못으로 싸우게 됐는데 끝날 때면 제 잘못이 되는 패턴이 반복됐어요. 좋아하는 마음이 더 컸고 살면서 좋아지겠지 생각하고 눈 감고 귀 닫은 채 덮고 결혼한 결과가 결국 이렇네요. 남편의 전 여친이 남편을 너무 사랑하고 지극히 헌신적이었다고 하는데 헤어지고 남편이 찾아가서 엄청 빌었는데도 응하지 않았다더군요(남편 말). 그 여자가 참 현명했구나 싶습니다.
파국에 이른 이유는 무수히 많지만 인간은 아무리 사고형(t)이고 독립적이라도 정서적 교류와 애정, 지지가 전혀 없이 살 수 있는 존재가 아니라는 걸 무시했다는게 가장 큰 이유 같아요. 끊임없이 존재를 부정당하고, 남편과 말 한 마디라도 하려면 자동적으로 긴장 상태가 되고, 아무 근거 없는 폭언이 시도 때도 없이 쏟아질 때 나는 저런 사람이 아니라고 스스로 다독이며 버텨야했던 시간이 이제 끝났어요. 갱년기 불면증이라 생각했는데 남편 없는 집에서 꿀잠 자고 일어나니 살 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