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생맞벌이.
최근 10년의 환경은 잔인한 투견장.
사람에 물리고, 그런걸 보고.
멍든건 퍼렇다 누렇다 사라지는데
마음에 새겨진 생채기는 두고두고 불면의 씨앗.
이제 3년남은 정년퇴직.
천일을 지나야해. 천일남았어...
여기서 그만둘수는 없어 하는 자존심.
어제새벽에 훌쩍떠나 도착한 시골.
밭두렁 경운기소리에 쉴수가 없네.
뒷산에 올라보니 정갈한 산소하나.
그옆에 숨어있던 할미꽃.
아무리 세상이 시끄러워도,
진달래개나리 살구꽃앵두꽃들이
너도나도 봄이라 웅성거려도,
그곳에 조용히 몸을 일으켜 고개를 들고
들키지않게 피워낸 꽃잎들.
나 였구나. 나였어 암만.
나도 내자리를 지키며 주위에 동요하지 않고
나만의 따뜻한 양지를 보듬으며
내 꽃을 피워내야지. 다잡으며 있노라니
앗차. 쓰라렸던 마음에 양파속껍질 같은
밴드가 붙여지고 금새 평안해진 마음.
후시딘 연고라도 발라준건가.
오늘은 바람이 거칠고
지붕엔 빗소리가 우다다다다.
그 산소옆 할미꽃은 잘있을까.
나처럼 견뎌내기 하고 있을까.
견뎌내겠지. 견디고 버텨낼거야.
주말지나 다시, 활기차게 출근할 나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