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자전거 타기-우울한 분들을 위해

봄날 조회수 : 2,175
작성일 : 2025-04-18 09:12:41
저는 어렸을 때 아주 높다란 산동네에 살았어요.
동네에는 변변한 슈퍼나 식당도 없었답니다.
식구가 일곱 명이나 되니 하룻동안 먹어치우는 양이 어마어마 했을 거예요.
그 많은 작업을 부모님은 우리 세 딸들에게 시키곤 했죠.두 아들 빼고.
동생과 저는 쌀도 나르고 연탄도 나르고 배추도 나르고 숯도 나르고 판자도 나르고 파지도 나르고,,
세 사는 사람이 많은 탓에 벽지,시멘트,서랍장,페인트,신나,장판,모래,자갈까지 정말 제가 기억하지못할 나이 때부터  별거를 다 나르고 있었어요.
 
나중에 동생과 얘기하다 기억난 게
아버지에겐 짐자전거가 있으셨어요.
그 자전거를 쓸 수만 있었다면
우리가 하는 고생의 10분의 일,아니 거의 모든 부분을 해결할 수 있었을 텐데
아버진 그러지 않으셨죠.
아버지가 자전거에 한 번 넘어지시곤
무섭고 지긋스러워 저 아랫동네에 쳐박아 두었어요.
당신 입장에선 땡순이 땡녀들이 있는데 뭘~하셨던 거죠.
 
암튼.
제가 그 이유로 몸으로 뭘 드는 걸 싫어합니다.
장바구니에 대해선 말도 마세요.
어깨에 매는 천가방부터 시작해서 두 바퀴 달린 거,세 바퀴 달린 거,네 바퀴 달린 거,,종류별로 다 있습니다.
차요? 두대 있고 바구니 달린 자전거,바구니 없는 자전거,,종류별로 다 있고 심지어 250cc이상 탈 수 있는 오토바이 면허도 있답니다.
 
어쨌든
 
아버지랑 다르게 제가 자전거를 좋아하는데
저는 한번 나갈 때 20km를 탑니다.
오전에 한 번,오후에 한 번.
 
타기 전에 오늘 필요한 물건을 생각해요.딱 한 개만.
-딱 한 개만 산다면 오프에서 사는 게 가장 쌉니다.-
만약 그게 샴푸라면 제가 원하는 샴푸가 어디에서 제일 싸게 파는지 일단 검색 합니다.
제가 모르는 매장이 있다면 그 위치를 네이버 지도로 검색하고 일단 출발합니다.
갈 때는 최대한 안 지나갔던 곳으로 지나가요. -나중에 runkeeper를 보면 지나온 경로를 알 수 있습니다.-새로운 골목길을 발견하는 재미도 있고 낯 선 길에서 긴장하게 되니 시간이 지루하지 않아요.
 
여기에서 우울하시다는 얘기 자주 듣는데
그런 분들은 일단 자전거를 타 보세요.
그리곤 저처럼 단 한 개 물건을 살 생각으로 달려보세요.물건 싸게 사서 좋고 길 알게 되어서 좋고 무엇보다 건강해집니다.
 
 
 
 
 
 
IP : 116.43.xxx.47
1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4.18 9:17 AM (222.107.xxx.89)

    맞아요.
    자전거타면서 느끼는 해방감과 운동도 되는 여러 장점이 있죠.
    자전거타기 좋은 곳 근처에 살 땐 따릉이도 자주 애용하고 했는데
    지금은 자전거 타기 너무 불편한 동네 살아서
    두다리 쓰고 다녀요ㅠ

  • 2. 우와아
    '25.4.18 9:39 AM (180.69.xxx.145)

    멋지시네요 딱 한개만 사기가 쉽지 않은데 절제력도
    있으신가봐요
    주유비도 안 들고 건강도 지키고 장볼 돈도 아끼고
    정신건강도 지키는 좋은 방법이네요
    전 자전거 무서워서 걷기로 뭐든지 해결하는데
    님스타일 적용해서 물건 하나 사러 걸어봐야겠어요

  • 3. 아이스
    '25.4.18 9:39 AM (106.101.xxx.19)

    저도 따릉이 정액권 끊고 서울 구석구석 다니는 거 좋아해요

  • 4. ㅇㅇㅇ
    '25.4.18 9:41 AM (223.38.xxx.196)

    자전거는 정말 힐링이예요. 주차. 교통체증 없지. 아무대나 세우고. 발길닿는재로 가지. 천국이예요.

  • 5. ㆍㆍ
    '25.4.18 10:06 AM (118.33.xxx.207)

    생각만해도 시원하고 자유롭네요
    근데 골반이 아파 못타요 실내자전거도 ㅜㅜ

  • 6.
    '25.4.18 10:08 AM (175.197.xxx.81)

    자전거도 연습하면 늘겠죠?ㅠ
    굴러가긴 하는데 멈출때 내뜻대로 부드럽게 안되고 자꾸 넘어져요ㅠ
    친구들은 저더러 자동차는 잘 운전하면서 자전거를 왜 그리 무서워하냐는데 저는 그리 겁나더라구요
    큰 자전거 타는 사람들 보면 경이로와요
    이런 겁보 아짐은 자전거를 어떻게 익히면 될까요?

  • 7. ..
    '25.4.18 10:13 AM (106.101.xxx.149) - 삭제된댓글

    자전거 못타요.. 부러워요.

  • 8. 부럽
    '25.4.18 10:26 AM (211.210.xxx.96)

    저도 자전거 중학교때 30분 타본게 전부라서 다 까먹었어요
    베란다에 하나 있는데 바람 다빠졌던데 ㅠㅠ
    자전거 배우고싶어요

  • 9. ..
    '25.4.18 10:42 AM (223.38.xxx.40)

    자전거길 잘돼있는 경기도 살아요
    자전거 탄지 4년째
    자전거 타고 인생이 달라졌어요 저는
    살도 빠지고, 활기차고
    일단 스트레스 받으면 자전거 타면 된다는 생각에
    스트레스 풀곳이 생겨 심리적 안정상태가 됐고요.

    자전거뿐ㅈ아니라 좋아하는 운동을 한가지 만들어 놓는게 큰 재산이네요.
    이것저것 다 해보고 한가지 찾으세요
    전 피티, 골프, 요가 다 재미없더라구요

  • 10.
    '25.4.18 11:28 AM (117.111.xxx.157)

    놀고 있는 자전거 있는데
    갑자기 타고 싶어졌어요
    감사해요

  • 11. 봄날
    '25.4.18 11:36 AM (116.43.xxx.47)

    자전거 못 타시는 분이 이 글을 클릭했다니 대단해요.

    제가 물건을 딱 하나 사는 것은 자전거가 무거워지는 걸 싫어해서 그래요.저도 한 개 이상은 쿠팡의 힘을 빌려요.

    저희 언니는 시청에서 운영하는 자전거 교실에서 타는 법을 배웠어요.
    그게 어려우시면 유튭 좋으니 여러 번 보시고 따라해보세요.신세계가 열릴 거예요.

  • 12. 부산이라
    '25.4.18 11:51 AM (211.213.xxx.201)

    도로 사정이 자전거 타기가 쉽지 않네요
    차 트렁크에 싣고 가서 타야하는 구조

  • 13. 봄날
    '25.4.18 12:26 PM (116.43.xxx.47)

    저랑 이고 지고 짐 나르던 동생이 부산에 사는데
    부산은 도로가 복잡해
    자전거 타기가 어렵다고 하더라고요.
    그래도 그 아파트에서 유일하게 자전거 타고 다니는 제 동생은 그걸 탈 때마다
    사람들한테 멋있다는 소릴 듣는대요.^^

  • 14. 봄날
    '25.4.18 12:30 PM (116.43.xxx.47)

    아,저는 자전거를 동생한테 배웠어요.
    운동 신경이 없어
    한 달 정도 동생이 가르쳐줬는데 그 때도 다 못 배우고
    결혼하고 애 낳고 애 키우면서 마져 배웠어요.
    지금도 배우고 있는 중입니다.헤헤

  • 15. 저도
    '25.4.18 1:31 PM (118.221.xxx.110)

    아이 낳고 서른 넘어 자전거타기 배웠는데
    그때 평생 숙제 해낸 느낌.. 너무 좋았어요.

  • 16. 봄날
    '25.4.18 1:58 PM (39.7.xxx.21)

    숙제는 저도 있어요.
    메뉴얼 바이크를 타고 싶은데 무게가 감당 안 돼 지금도 장롱면허예요.
    가끔씩 오토바이 헬멧 쓰고 자전거 타는데
    사람들이 다 쳐다봐요.ㅎ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02393 윤석열 파면후 홍장원 전 국정원차장의 첫 인터뷰 3 이뻐 2025/04/18 1,899
1702392 생애최초대출 날린분 계신가요 6 Qqqq 2025/04/18 2,275
1702391 어제 이낙연 전총리님 연설(40만 돌파) 71 ... 2025/04/18 4,042
1702390 저 담임 선생님 너무 잘만난것 같아요 12 ㅇㅇ 2025/04/18 3,518
1702389 주식은 팔고 나면 다시 뒤돌아보면 안되겠네요 2 2025/04/18 2,473
1702388 마늘 갈기 뭐로 하세요? 14 2025/04/18 1,739
1702387 스벅 자동결제 되었다가 일주일 지났다고 취소도 안해주너요. 5 불만 2025/04/18 1,342
1702386 구매대행판매 가방들 진품이겠지요 7 2025/04/18 1,642
1702385 50대 중반, 지구별에 여행왔다고 생각하기로 했어요 17 비올라 2025/04/18 5,184
1702384 방금 여론조사했어요 3 여론조사 2025/04/18 1,175
1702383 당근페이로 들어온돈 내계좌로 어떻게 받나요? 2 모모 2025/04/18 1,310
1702382 세상에 5일만에 장미 뿌리가 돋다니.. 1 이뻐 2025/04/18 1,520
1702381 웹툰 분야에도 세제 혜택추진..해외 불법사이트 대응 1 .. 2025/04/18 595
1702380 88세 라면집할머니 14 2025/04/18 5,395
1702379 블라우스 79,000원 과소비일까요? 21 ㅇㅇ 2025/04/18 4,285
1702378 나르시시스트 동료 6 ... 2025/04/18 2,305
1702377 SOS) 도시락 메뉴 도와주세요 6 내란종식 2025/04/18 1,092
1702376 티백으로 차 많이 마시는 분…. 7 ㄴㄴㄴ 2025/04/18 2,911
1702375 두목 최은순 김건희 쫄개들이 각 부처에서 임무 수행.. 2 2025/04/18 1,558
1702374 하천땅 수용가격이 570만원 되는데 양도소득세 세무사 상담 받아.. 5 sunny 2025/04/18 1,204
1702373 클래식 좋아하고 즐겨 듣는분들 같이 지내봤어요 14 실제로 2025/04/18 2,951
1702372 군복무 10개월 단축, 문을 차라리 열어라 열어 47 .. 2025/04/18 5,505
1702371 상처주는 친구에게 연락하고 싶을때 뼈 때리는 영상 1 2025/04/18 1,816
1702370 임종 지킨다는게 힘든것같단생각해요 19 임종 2025/04/18 4,096
1702369 남편이 소득이 있으면 자녀밑으로 건강보험 피부양자 안되나요? 1 ..... 2025/04/18 1,8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