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사월이다...봄이왔다.

봄날 조회수 : 1,200
작성일 : 2025-04-16 15:07:29

엄마는 사월 봄날

뒷산 서당골 골짜기에서

고사리를 한자루 가득 끊어다

솥에 삶아 두고

저녁을 짓다가 

나를 낳으셨다고 했다

 

남산만한 배로

산 골짜기에서  오동통한 고사리를

뚝뚝 끊어내서  자루에 담으면

고사리가 쌓이는 재미에

힘든 줄도 몰랐다고 한다

 

힘든 줄 몰랐지

힘들지 않았던게 아니었을 텐데

그러고도 시부모에 자식들 먹일 밥 짓느라

남산만한 배로 쪼그려 앉아 아궁이에 불 때다가

산통으로 아픈 배를 부여잡고

그와중에 아이 씻길 물까지 데우고서야

나를 낳았다고 했다.

 

엄마가 나를 낳던 사월의 봄이 왔다

오동통한 고사리가 삐죽삐죽 솟아 나와야

사월이고 봄이 오는거다

 

그래서인가

나는 봄을 가장 사랑하고

봄이 되면 봄나물을 뜯고

고사리를 끊고 싶어  몸이 근질거린다

 

봄이면

엄마는

뒷산 고사리를 끊으며

이맘때 너를 낳던 날  서당골에서

꼬사리를 어찌나 많이 끊었등가

겁나게 많아서 끊은 꼬사리를 자루에 담아  놓고

또 꼬사리를 끊고  끊고  참말로 재밌었다이~.   

말씀 하시곤 하셨다

 

그랬던 엄마는

새해 어느날 다리 골절로 

수술을 하시고

다행이 회복 잘되어 재활을 하고 

집으로 돌아 오셨지만

 

고사리를 끊으러 가지 못하신다

 

봄이왔는데...

사월인데...

고사리도 나왔을텐데...

 

아!

그러고 보니 곧 내 생일이구나

사월  고사리가 나오는 계절.

 

 

   

IP : 222.106.xxx.18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나무木
    '25.4.16 3:08 PM (14.32.xxx.34)

    생일 미리 축하드려요
    어머니도 건강하시길 소망합니다

  • 2. phrena
    '25.4.16 3:16 PM (175.112.xxx.149)

    오ㅡ辰月 生

    생명과 아름다움이 약동하는 辰月

    만일 甲乙 木 일간으로 태어나셨음
    그 아리따움과 축복이 배가될 터이고

    저도 4월 생 ㅡ 보통 계절의 여왕은 5월이라 하지만
    제가 살아보니^^ 입춘이 들어있는 2월이나 입학ㆍ새 학기 씨즌인
    3월도 아닌 4월이 가장 생명력이 강력한 것 같아요

    엄마가 날 정말 꽃다운 철에 낳아주셨구나 ᆢ싶어요

    고사리 새 순보다 더 작은 손을 가진 신생아 아가 낳아 놓고
    어머님께서 무지 기쁘셨겠어요
    생일을 축하드리고
    어머님도 남은 날들 늘 건강하고 복되시길 기원해요^^

  • 3. ㅎㅎ
    '25.4.16 3:18 PM (211.206.xxx.191)

    아! 고사리 꺽는 재미 저 알아요.
    아이 데리고 가 보초 세워 놓고 수풀 안에서 시간 가는 줄모르고
    고사리 꺽고 있으면 꼬맹이가 엄마 빨리나오라고
    "엄마,뱀 나와!"하고 겁 주던 기억이 납니다.
    제가 세상에서 제일 무서워 하거든요.
    억세지기 전 집에 오면 냉큼 삶아 널었죠.
    저도그땐 젊었었는데....

    생일 미리 축하 드립니다.

  • 4. 이거
    '25.4.16 3:41 PM (61.73.xxx.137)

    작가가 누구에요 ?
    어떤 작가 글인가요?

  • 5. 원글
    '25.4.16 4:15 PM (222.106.xxx.184)

    생일 축하 감사합니다~
    사실...축하 받고 싶어서 쓴 글이기도 해요.ㅎㅎ
    근데 생일날에는 비 소식이 있네요... 날이 좋으면 더 좋을텐데..
    그래도 이리 축하해 주셔서 기분 좋아요!! ^^

  • 6. 윗님
    '25.4.16 6:30 PM (116.120.xxx.222)

    작가가 쓴글이 아니고 원글님이 쓰신글이죠 너무나 글솜씨가 좋으시니 작가님인가 싶어요 저도요
    원글님 생일 축하드려요
    다리가 아파서 고사리 꺽으러 못가시는 어머님도 오래오래 건강하시기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08314 수제두유 요거트 3 무지개 2025/05/04 814
1708313 겹벚꽃 남아있는 곳 있을까요? 5 도와줘요뽀빠.. 2025/05/04 1,460
1708312 시부모님 여행멤버 식사대접 해야하나요? 25 .. 2025/05/04 4,973
1708311 일반암 vs. 유사암 진단금 많은 것 중 해약한다면? 4 ... 2025/05/04 1,212
1708310 50대이후 시댁 행사 참여 안하는분 계시나요? 14 ... 2025/05/04 3,453
1708309 대형마트의 유효기간임박 상품에 대해 5 너무 기막혀.. 2025/05/04 2,486
1708308 이재명도 좋지만 이재명을 따르는 선대 위원들도 좋아요.. 10 미리내77 2025/05/04 1,711
1708307 교정 보정장치 떨어지면 3 ㅇㅇ 2025/05/04 859
1708306 [펌] 현 대한민국 영부인 후보군 17 111 2025/05/04 5,492
1708305 진짜 찐생방으로 보고 싶은거 12 .. 2025/05/04 1,594
1708304 근데 김계리 욕이요 4 ㅇㅇ 2025/05/04 2,924
1708303 현직 판사들..이재명 판결, 30년간 듣도 보도 못해…6만쪽 정.. 18 ㅇㅇ 2025/05/04 3,607
1708302 인스타그램, 공개 범위 어떻게 하시나요? 4 ㅇㅇ 2025/05/04 814
1708301 형사 수사·재판 '종이문서' 사라진다 4 .. 2025/05/04 1,401
1708300 미용실에서 5 ㅇㅇㅇ 2025/05/04 1,892
1708299 6만 쪽 기록 다 읽어야 한다?…확인해보니 30 ... 2025/05/04 4,204
1708298 대법원측 "상고심 특성…빠짐없이 다 읽는 것 아니다&q.. 35 ㅇㅇ 2025/05/04 4,857
1708297 쿠첸 사이즈 도움 구합니다 4 ㅁㅁ 2025/05/04 448
1708296 몸 아프고나서 건강검진 받으러가면요 Mmm 2025/05/04 873
1708295 서울에서 도시 재생만큼 황당한 이야기가 있을지 15 어흘 2025/05/04 2,240
1708294 처음으로 엽닭 영접했어요. 2 ryumin.. 2025/05/04 1,607
1708293 나만의 첫차 뭘 살까요? 12 ㅇㅇ 2025/05/04 1,899
1708292 취나물에서 향기가 전혀 안나요 4 궁금 2025/05/04 860
1708291 조희대와 아이들 계획이? 9 2025/05/04 1,643
1708290 전 김희애 연기가 너무 촌스러워요 43 김희애 2025/05/04 11,0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