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원에 중증질환인 어머니를 모시고, 가까이서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위해 1년간 요양보호사로 근무했습니다.
단, 형평성을 위해 어머니를 담당하지는 않았습니다.
수많은 보이지 않는 학대와 문제점들을 지켜보다 결국 어머니 모시고 도망치듯이 요양원에서 나오게 되었어요.
우선, 인력이 턱없이 부족합니다. 어르신과 요양보호사의 비율이 2.1:1 로 되어있지만, 지켜지는곳은 없다고 보면 됩니다. 거기에 2교대 3교대로 하고, 수시로 그만두시는 보호사분들이 많기 때문에 실제로 보호사가 케어해야할 어르신은 12분까지도 늘어납니다. 밤인경우 24분을 한사람이 케어하기도 합니다. 보호사분들은 대부분 나이가 있으신 분들로, 권리주장에 익숙하지 않으시고, 묵묵히 참아가며 일을 해나가지만 결국 버텨내기 쉽지 않습니다. 그런상황에 있다보니 수많은 방임 정서적 신체적 등의 학대가 일어납니다.
더구나 치매 혹은 와상으로 말씀이 어려우신분인 경우 대우는 험악해집니다. 그나마 일정수준의 일상생황과 인지에 문제가 없고 말씀을 하실 수 있는분들에게는 심하게 하지 못하죠. 낙상후에 일어서지 못하는 어르신을 아래로 깔보며 침대까지 '기어가라'고 하면 시키는대로 기어가시는 어르신, 말씀을 하실 수 없는 어르신(저희 어머니)에게 연하곤란이 있다고 '저거 밥 못먹여 경관달아' 라고 보호자인 제가 있어도 인지에 문제가 없으신 어머니 옆에서 대놓고 말씀하시는 보호사. (접근하지 못 하도록 하였으나 의미 없었습니다)
보호자로써 퇴근후에 수시로 어머니의 상태를 살피다보면 속기저귀를 한번에 4개를 깔아두고, 하의는 입히지도 않고, 시트까지 소변으로 젖어있어도, 경관식이 역류해 상의를 다 적셔놓아도 방치되는경우가 상당히 많습니다.
어머니 옆에 치매가 심하신 어르신은 하루 14~18시간 이상 결박상태로 계십니다. (결박을 보호자가 동의하더라도 시간이 경과되면 안됩니다) 퇴근 후에 어머니를 살피면서 옆에계신 어르신 결박을 풀어드리고 옆에서 지켜봐드리다가 다른 보호사에게 걸리면 난리가 납니다.
목욕은 두시간 안이 어르신 12~14분을 해드려야 하니, 상당히 거칠고 비인간적입니다.
보호자분들이 간식을 사오지 않는 어르신의 경우 어르신께 모욕감을 주며 닥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치매시죠.
치매라는 이유로, 혹은 말씀하실 수 없는 상태라는 이유로 인간취급하지 않는경우가 너무나 많습니다. 대놓고 기저귀케어를 하며 자식들 고생시키지 말고 빨리 가라는 말도 서슴없이 합니다. 치매이신경우 어르신이 자식들에게 하소연 하여도 요양원은 발뺌하면 그만입니다.
간호사의 수는 보호사보다 더 적어서 드레싱, 석션, 경관관리, 투약관리, 좌약, 등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습니다.
사회복지사가 운영하는 프로그램은 사진을 찍기위한 형식적인 것 뿐입니다. 공연인 경우를 제외하고는 두피마사지, 책읽어드리기 등 대부분의 프로그램은 실제로 이루어지지 않고 거의 5초내로 사진만 찍고 끝냅니다.
원장은 어르신들에대한 컨디션 파악도 되어있지 않고, 공단에서 메기는 시설등급에만 연연하며 법적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거짓기록지에만 매달려 있습니다. 보호자들에게 통보되는 가정통신문이나 급여기록지 등은 대부분 거짓작성입니다.
요양원에 한달에 두번 방문하는 촉탁의의 처방 관련 투약기록지도 잘 살펴보셔야 합니다. 함께 사용되어서는 안되는 혹은 장기간 복용하면 위함한 약들이 중첩되어 상당한 양을 투약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주 흔한 일입니다.
결국 어머니에게 대상포진이 40cm가량 크게 오셨고 거뭇거뭇한 수포가 다 터져 살갗이 찢어진 상태로 발견되어 보호사를 그만두고 어머니를 모시고 요양원을 나왔습니다. 대상포진 전문의는 골든타임을 놓쳐서 치료가 어렵지만 최선을 다 해보기로 하고 치료중이지만 쉽지 않습니다.
어머니는 뇌종양 교모세포종을 앓고 계시고 방사선치료의 후유증으로 편마비가 발생하여 1년 조금 넘게 재활병원에 계시다가(그곳에서도 통합간병으로 제가 보호사로 근무하였습니다만, 요양원정도의 학대는 있을수도 없는구조였고 발생한적이 없습니다.) 물리치료시간에 넘어지시면서 증세가 악화되셨고, 장기쪽이 아닌 뇌질환으로 통증은 없으셔서 요양병원이 아닌 요양원으로 가게 되었고, 결국 통증과 후유증이 심한 대상포진과 교모세포종이 재발하여 호스피스 병동으로 옮기게 되었습니다.
현재는 카톨릭재단 호스피스 병동에서 극진한 보호와 케어를 받고 계시지만, 제 자신을 용서하기 힘들만큼 어머니를 요양원에 모셨던 것을 크게 후회하고 있습니다.
보호자인 제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법적인 처벌을 교묘하게 피해가며 가하는 습관적인 학대들. 신고해봤자 기관을 상대로 이길 수 없는 구조이고, 요양원측은 스스로 그런것에 달인이라고 말합니다.
기사에 나오는 요양원의 학대는 아마추어이기 때문에 걸리는 겁니다.
등급. 수년간 연속으로 A등급이죠. 그럼에도 이정도입니다.
공단에 민원을 넣었고, 노인학대로 신고하였지만, 개선의 기대는 없고 마음이 무겁고 답답하여 글 적어봅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우리의 미래는 아무도 알 수 없는건데 그저 아프지 않기를 바래야 하는건가요.
너무 크게 실망하고 상처를 받아서 어머니를 볼 때마다 가슴이 찢어질 것 같아요. 인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공간속에서 지금도 같은 상황에 놓여있는 수많은 어르신들에 대한 기본적인 존엄이 언제나 최우선이 되었으면 합니다.
+ 댓글 중에 요양원과 요양병원이 헷갈리시는 분이 계신 것 같아 추가로 글을 적자면, 요양원은 장기요양시설이고 의사가 상주하지 않습니다. 원장이 의사였다는 분은 요양병원에 계셨던 것 같습니다. 요양병원은 요양보호사가 주가 되어 어르신들을 케어하는것이 아니라, 위탁간병인을 따로 고용해서 의사와 간호사가 관리합니다.
그리고, 모든 요양보호사가 학대를 한다는 말씀은 아닙니다. 진심으로 어르신들을 케어하시는 보호사분들을 욕되게 하고 싶지 않아 저도 많이 참아왔지만, 제도에 문제가 있다보니 일상적으로 학대를 하게되는 환경과 어르신을 케어하는데에 필요한 기초적인 지식과 존중하는 마음이 부족한 분들이 한 두분만 계셔도 학대 문제가 발생되는건데, 인력이 너무 부족하다보니 시설에서는 그저 방치하는것이 문제입니다.
그것에 대한 방안으로 간호사와 간호조무사를 나누듯이 요양보호사도 보조인력으로 외국인을 고용하겠다고 하지만, 그렇게 수직구조를 이어가게 되면 경우 책임회피와 학대는 더 심각해질겁니다.
프랑스에 오랫동안 거주하였는데, 지인들과 가족들의 경험에 의하면 프랑스의 장기요양서비스는 수준이 굉장히 높습니다. 모두가 1인실을 사용하고 목욕도 욕조에서 제대로 이루어지고, 요양보호사분들의 일도 목욕담당, 정서적케어, 위생케어, 이동케어 등 세세하게 전문인력으로 분담되어있습니다. 치매라고 하여도 감정을 담당하는 변연계는 끝까지 보존되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존중을 바탕으로 케어해드려야 합니다.
오스트리아도 독일도 많은 유럽국가들은 운영이 잘 되고 있는데, 왜 한국은 이렇게 어려운겁니까ㅠ
유시민이 보건복지부 장관 하시면서 주치의제도 같은 큰 틀은 의협과의 마찰로 바꾸지는 못하셨지만, 작은 정책을 시작으로 꽤 많은것을 이루신걸로 압니다. 다음 보건복지부 장관님이 누가 되실지 걱정이지만, 정책개선이 될 수 있도록 보완을 해주시기를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