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일상글) 저 남편 찐으로 사랑하는 거 맞죠?

... 조회수 : 3,414
작성일 : 2025-04-09 21:02:55

남편이 결혼전에 요리를 전혀 못했어서 

인스턴트와 배달음식으로만 살았고, 그래서 비만이 됐어요. 

제가 집밥하는 방법을 배우는 티 안나게 몇년에 걸쳐서 알려줬어요. 대놓고 가르치면 안배우는 스타일...칼질이 친숙해지기까지 이년정도 걸렸고요...

무튼 지금은 5년정도 지나니까 카레랑 된장찌개, 토마토오믈렛, 미역국 정도는 술술 해요. 

 

최근엔 다이어트 중이라 샐러드 도시락을 싸주고 있는데, 

이놈의 남편이 좋아하면서 받아먹을 줄이나 알지, 

와서 재료 한번을 안 씻는거에요. 

샐러드 도시락 싸면서 저도 제 아침을 준비하게되니까 별 불만 없이 하고는 있는데 (참고로 저는 6개월 휴직중) 

어째 고맙다는 말만 하고 한번을 안도와주는게 얄밉더라고요? 

그래서 제가 또 배우는 티 안나게 알려주려고 

"나 상추좀 씻어줘~" 하고 주방에 불렀어요. 

씻고나서 가만히 서있길래

"한입크기로 찢어줘. 자기 맨날 먹는 채소 기억나지? 진짜 작게 찢어야 먹기 좋아." 했더니 한장씩 찢느라 시간이 너무 걸리는거에요. 그래서 겹쳐 찢는 방법을 알려줬어요.

"같은 모양끼리 겹쳐서 우선 세로로 한번찢고~~ 불라불라." 

그랬더니, 

"다했어!" 그러고 컴퓨터 하러 쏙 들어가버리대요?

 

그래서 제가 도시락에 넣으려고 봤더니 쌈채소들이 뭐랄까... 박쥐 모양처럼 듬성 듬성 찢긴 부분만 있는 한장의 채소들인거에요. 

이렇게 남편 손이 대충대충이에여. 

근데 그 상추를 펴서 상태를 보니까 

너무 남편의 저 보잘것 없는 살림력이 너무 귀여운거에요.

순간. 제가 깨달았어요.

 

와. 나  이 남자 진짜 사랑하나봐. 

 

참고로 저는 왕 야무진 스타일

남편은 그냥 평범한 아들노무새키 스타일이에요. 

답답할 때야 이루 말할 수 없이 많은데

제가 이걸 귀여워한다는게... 

보살이거나 진짜 사랑하거나...

 

 

IP : 112.148.xxx.80
1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5.4.9 9:04 PM (114.200.xxx.129)

    남편 자상하네요 . 살림력은 그 자상함에 그냥 묻힐것 같은데요 ㅎㅎ

  • 2.
    '25.4.9 9:08 PM (218.159.xxx.228) - 삭제된댓글

    남편이 대체 어디가 자상해요? 원글님이 보살이죠.

  • 3. ...
    '25.4.9 9:14 PM (112.148.xxx.80)

    그냥 예쁜 구석이 있는 남자라 손 많이 가는데도 예뻐히면서 살고 있어요. 솔직히 집에서 살림이나 자기관리나 생활적인 면을 너무 안 배우고 와서 가정교육 제대로 안 시킨 시부모님이 원망스러운 지경일 때도 있었어요.
    지금이야 제가 많이 만들어놔서 살만해지니, 예전처럼 한숨나오진 않지만요.
    그래서 제가 말해요. 너는 내가 가슴으로 낳은 아들 같다고. ㅜㅠ

  • 4. ㅇㅇ
    '25.4.9 9:20 PM (125.130.xxx.146)

    남편 월급이 세면 이쁠 것 같아요

  • 5. ...
    '25.4.9 9:22 PM (112.148.xxx.80)

    ㅍㅎㅎㅎ
    월급은 평범 그 자체.
    지각 한번 안하고 매일 새벽같이 일어나서 한시간 넘는 출근길을 가는 모습이 예쁘죠

  • 6. 맞아요
    '25.4.9 9:25 PM (220.85.xxx.165)

    귀여우면 출구 없죠. 원글님은 이제 탈출 불가. ㅋㅋㅋ 내 눈에만 귀엽고 이쁘면 돼죠. 행복하세요.

  • 7. 하모예
    '25.4.9 9:38 PM (220.78.xxx.213)

    찐사랑이십니다
    남편분 복이죠^^

  • 8.
    '25.4.9 9:55 PM (211.234.xxx.177)

    생활적인 면을 너무 안 배우고 와서 가정교육 제대로 안 시킨 시부모님이 원망스러운 지경일 때도 있었어요.

    근데, 이런거 잘 배운 남자가 많나요?
    시대가 시대인만큼 거의 없죠.
    저 40대인데
    우리 부모님도 남동생들 안가르쳤어요.
    안배웠어도 본인들이 알아서 하려드니까 하는거지

  • 9. 요즘은
    '25.4.9 10:03 PM (172.225.xxx.231)

    아들이고 딸이고 넘 안가르치죠. ㅜㅜ

    진짜 찐사랑 맞네요. 저는 남편이 시키는대로 못하면 빽!! 하는데. ㅋㅋㅋ

  • 10. ...
    '25.4.10 6:34 AM (112.148.xxx.80)

    일단 그레도 본 게 있으면 나중에라도 흉내를 낼 수 있는데 좋은 걸 본것조차 없는거에요. 예를 들면 옷을 옷걸이에 걸 줄을 모르고 집 온 의자를 다 감싸놓고 소파며 바닥이며 ㅜㅜ
    나중에 시어머니 보니까 겉옷을 다 뉘여놓고 사시더라고요.

  • 11. ...
    '25.4.10 6:37 AM (112.148.xxx.80)

    건조기에서 옷을 빼놓으면 개어 놓을 줄 알아야하는데
    옷을 빼놓고 다른 옷 또 돌리고 빼놓고만 반복해서 드레스룸에 옷이 산이 되어 있었는데 언제 치우나 봤더니 3주 넘게 있어서 제가 못참고 잔소리했어요. 연애할때 그랬고 지금은 제가 꺼내자마자 남편 불러서 몇번 같이 갰더니 본인이 먼저 할 때도 있어요 >

  • 12. 미안
    '25.4.10 7:34 AM (182.221.xxx.29)

    죄송하지만 제가 남편같은 스탈이에요
    친정엄마만큼 살림잘하는 사람 본적이 없는데 저는 정반대에요
    남편이 그부분포기하고 살아요
    뭐시키면 전부 사고만쳐서..
    근데 맨날 저 귀엽고 이쁘다고 해요

  • 13. ...
    '25.4.10 8:25 AM (112.148.xxx.80)

    182님 복받으셨네요.
    근데 아마 님의 마음씀이 예뻐보여서 남편분이 예뻐해주는거겠죠.
    저도 그렇거든요. 뭐랄까.... 생활하는데는 아쉬운 부분이 많지만, 대화는 따뜻해서 정서적 만족감으로 커버가 되는.

  • 14. ㅇㅇ
    '25.4.10 9:35 AM (58.29.xxx.20)

    귀여우면 출구 없죠. 원글님은 이제 탈출 불가. ㅋㅋㅋ 내 눈에만 귀엽고 이쁘면 돼죠. 행복하세요2222
    원글님 성격 좋으세요
    전 뭘 시키면 답답해서 내가하고말지 이런 스타일이라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704667 이주호딸 고액장학금???? 6 계속올린다 2025/04/25 1,672
1704666 위고비 못하게 단점만 얘기해주세요ㅠ 16 ... 2025/04/25 6,160
1704665 구충제 유행처럼 메가도스 유행도 거의 지나갔나요? 1 ㅇㅇ 2025/04/25 1,460
1704664 갑자기 외로워요! 8 2025/04/25 1,931
1704663 창문형에어컨이 150만원 10 ... 2025/04/25 3,085
1704662 키크신 분들은 살면서 20 ㅇㅇ 2025/04/25 4,139
1704661 거침 없는 젊은 이웃. 17 이웃 2025/04/25 5,586
1704660 화상 급해요 42 ㅇㅇ 2025/04/25 4,496
1704659 지금부터 미국주식 사들입니다 31 미국주식 2025/04/25 17,177
1704658 이번 사태로 sk를 다른 통신사로 바꾸고 싶은데 2 ... 2025/04/25 1,784
1704657 LG 유플러스 쓰시는 분들 어떠세요 20 핸드폰 2025/04/25 3,199
1704656 오늘 코엑스에서 불난 거 아셨어요? 8 짜짜로닝 2025/04/25 3,396
1704655 부부 사이 좋은 여자와 친해지면 10 밑에 글 보.. 2025/04/25 6,184
1704654 남자들 끼리 싸우다가 7 2025/04/25 2,086
1704653 정말 자외선 차단 잘되는 양산 5 ㅇㅇ 2025/04/25 3,425
1704652 주택관리사 잘 아시는 분이요 12 취업희망 2025/04/25 2,023
1704651 역시 대선은 본선보다 경선이 꿀잼ㅋ 12 ㅋㅋㅋㅋ 2025/04/25 2,675
1704650 제주브런치카페 추천 26 .. 2025/04/25 2,196
1704649 고등학생....진짜힘드네요ㅜㅜ 17 Nn 2025/04/25 5,521
1704648 당근하면서 별 희안한 경험을.. 14 당근 2025/04/25 5,508
1704647 거제시장이 삼중 한화오션에 천억 내라고 했다는데 7 ..... 2025/04/25 2,213
1704646 위고비 요요 없어요~~ 15 다이어트 2025/04/25 5,187
1704645 연예인들도 재테크 잘해야 말년이 편한것 같아요 4 ㅇㅇ 2025/04/25 3,369
1704644 2주일째 샐러드 먹고 있어요 8 샐러드 2025/04/25 3,478
1704643 가족들끼리 위치추적 앱 깔았음요. 20 ,,, 2025/04/25 4,6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