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3년만에 절반의 화해

종달새 조회수 : 1,597
작성일 : 2025-04-07 07:39:04

2022년 대선을 며칠 앞 둔 3월 4일, 단골 이발소에 들렸다. 그날따라 손님이 밀렸는데 머리를 깎고 있는 분이 윤비어천가를을 어찌 부르는던 지 슬슬 부아가 치올랐다.

 

밖에 나와 미련하게도 못 끊은 담배로 뿔난 심사를 달래고, 저 소리를 듣고 있는 분들의 반응이 어떠했을까 궁금해서 머리 깎을 생각도 잊고 그와 가까운 찻집으로 옮겨 마주 앉았다.

 

다짜고짜,

나~ 윤석열후보를 아주 좋아하시는군요. 저는 절대 반대하는데요.

그~ 그렇습니다. 정의로운 검사 출신으로 부정부패를 날릴 적임자입니다.

나~ 아무런 준비 없이 후보가 되어 자칫 국가 운영을 검사의 입장에서 한다는 건가요?

그~ 검찰 경력이 준비 기간 아닙니까?

나~ 부정부패를 날리지 않고 스스로 저지르지 않을까요?

 

본격적으로 상호 오가는 말이 거칠어지기 시작했다. 고교 교장 출신이라면서 무조건 종북 운운하는 말까지도 사용해 나는 화딱지 나기 시작했다. 본격적으로 피차간 목소리가 높아졌다. 서로 너 이자식 잘 걸렸다 할 정도로 멱살잡이 싸움으로 돌변했다. 찻집 주인이 뜯어 말릴 정도가 되었으니....내가 봐도 늙은이들이 다투는 꼴이 우습지만 지고 싶지 않았다.

 

서울대학교 민주동문회가 발표한 성명서 내용을 들이밀면서 윤석열의 인간됨이며, 죄 없는 자를 죄 있는 자로, 죄 가벼운 자를 무겁게, 죄 있는 자를 없게 또는 가볍게 만드는 우리 검찰의 대표가 특수부 출신윤석열 아니냐? 건방지게 왕 자를 쓰고 나와 고자세의 태연한 모습, 건건희의 가증스런 사과기자회견, 국민을 상대로 주먹질이나 하고... 당선되면 기고만장의 독재할 놈이라고 내가 느끼고 있는 바를 열나게 나열했다.

 

그는 나이 꽤나 처먹은 별 놈을 다 보겠다며 찻집에서 먼저 나갔고, 그 후로 만나지 못 하다 금년 들어 이발소에서 쓴웃음지으며 몇 번 얼굴을 스치며 지나갔다. 태극기집회에 적극 참석하는 극우세력의 골수분자인 그였다.

 

어제 그에게서 전혀 뜻하지 않은 전화가 왔다. 약속 장소에 한 시간이나 일찍 나가, 서로 차분하게 그 동안의 얘기들을 나누며 3년간의 매듭을 풀지 못 하고 입장 차이만 확인할 수밖에 없었다. 이해는 하지만 상대 의견에 동의할 수 없다는.

 

그렇다. 우리는 서로 생각이 다름을 인정하지 않고 내가 옳으니 네가 옳으니 하고 핏대 올릴 게 아니라 무엇이 옳은가를 진지하게 성찰하고 토론하는 데에 미흡하다. 그러한 토론의 토양이 마련되지 않아서일까?

 

지금부터라도 교육 현장에서 토론교육의 활성화로 민주시민의 기본 소양을 길러야겠다.

 

 

 

IP : 220.78.xxx.25
1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ㅂㅇ
    '25.4.7 7:41 AM (121.136.xxx.229)

    그런 사람이 교장 출신이라니 끔찍하네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99017 오늘 뉴공을 보며 29 .. 2025/04/09 3,907
1699016 도와주세요 다담주에 부부동반 여행가는데 입을 옷이 없어요 7 .. 2025/04/09 1,900
1699015 "韓 헌법재판관 지명, 사법부 코드인사 전쟁".. 6 ㅅㅅ 2025/04/09 1,273
1699014 11일 퇴거는 fake!(절대 11일에 퇴거 안 할 결정적 이유.. 3 깨몽™ 2025/04/09 1,939
1699013 민주당 대선 후보 많은거 좋습니다 31 ㅇㅇ 2025/04/09 1,815
1699012 주택청약 해지 하는게 나은건지 고민이에요 5 ** 2025/04/09 1,634
1699011 무당층, 이재명보다는 국민의힘 후보 선택 30 중도가 바로.. 2025/04/09 2,850
1699010 수 년간 정치뉴스로 피곤 3 피곤 2025/04/09 600
1699009 한덕수가 지명한 헌재 재판관 9 . . 2025/04/09 1,658
1699008 생라면의 최고봉 20 군것질 2025/04/09 3,394
1699007 김경수 대선출마 하려나봐요 83 ㅇㅇ 2025/04/09 5,301
1699006 다이소 커튼 주름 펴는 방법 있을까요? 1 살림맘 2025/04/09 747
1699005 제사 간편해져서 참 좋네요 4 요즘 2025/04/09 2,290
1699004 카카오페이로 타인에게 송금할때 어떤때는 그냥 빠져나가고요 입금 2025/04/09 393
1699003 강남 송파 싱크홀 지도로 공개하라 16 2025/04/09 2,309
1699002 한덕수,최상목 쌍탄핵 안가나요? 10 ㄴㄱ 2025/04/09 782
1699001 가운데 차선 맞추는 법 21 초보 2025/04/09 2,280
1699000 핸드폰 녹취 지운거 다시 살릴수 있을까요? 00 2025/04/09 381
1698999 트럼프, 中 상호관세 34%→84%로…총 104% ‘폭탄’ 9 .. 2025/04/09 1,593
1698998 형제 계에서 1명이 나갔어요. 29 .... 2025/04/09 7,273
1698997 (종교글) 신앙심이 깊어지려면 계기가 있는 건가요? 7 신앙심 2025/04/09 815
1698996 67년생들 다 은퇴 했나요? 6 은퇴 2025/04/09 2,775
1698995 chatGPT많이 쓰시나요? Perplexity 써 보세요 4 잘 모르나 2025/04/09 1,584
1698994 기분이 더러워요.. (chatGPT는 괜찮?) 15 2025/04/09 2,656
1698993 공부못해도 착하고 학교 잘나가면 될일인데 12 아이가 2025/04/09 2,09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