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래 여행 안좋아한다는 글보고
마침 현재 이탈리아여행 피렌체행 기차 기다리며 글 써봐요
난 여행을 좋아하나?? 생각도 해보고요
대학교4학년 때 수학여행 을 제주도로. 한라산 을 마지막 날 올랐어요
당시 60키로넘는 뚱한 몸에 운동도 하나도 안해 체력도 저질.
중턱 까지 가는 데만도 죽는 줄 알았어요
무릎 높이까지의 계단이 계속되더라고요.
산 중턱 점심먹고 가이드가 여기서 정상까지 갈 사람 있으면 손 들라고 하대요 아니면 돌아 내려간다고~
아무도 안드는데 ㅎㅎ
제가 손 번쩍 들었어요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돌아간다는 게 억울한 거예요
제가 드니 열명 가까이 가겠노라 동참했고
꾸역꾸역 올라서 백록담 찍었어요
그게 제 유일한 한라산행이고 여지껏 그 기억이 생생해요. 고생으로 기억되는 게 아니라 즐거운 경험으로요
이후 프리랜서인 남편 만나 여행을 시작
이탈리아 프랑스 독일 터키 미국 대만 일본 중국 캐나다 호주 아프리카 등
크루즈든 자유여행이든 패키지든 정말 많이 다녔어요
하이킹을 남편이 좋아해 돌로미티 산토리니 몽블랑 아말피 등 길게는 열흘까지 산행도 해보고. 미술관 만 주구장창 일주일투어도 했어요 남편한테 가끔은 불평해요 힘들다고. 때론 숙소에 불만도 생기고~
하지만 다리가 아파도..힘들어도 꼭 그 한라산중턱에서처럼 갈때까지 가보자 하는 호기심 열정이 생기더라고요
탑이 보이면 꼭 올라가봐야 직성이 풀리고 저멀리 성이 보이면 그리 내부가 궁금해요.
샵에 가 관련 책자도 사요 더 알고싶어서,
한국오면 못 구할 거 같아서.
사람도 흥미로워요 돌로미티에서 산악자전거 즐기는 분들 보면 세상에 내가 몰랐던 이런 멋진 취미를 가진 사람들도 있구나 부럽고요
돌아오는 길엔 뭔가 뿌듯함마저 생겨요
그리고 욕구도 더 끓어오르고요
평소 사실 취미생활 많이해요
탁구도 오래 쳐서 승급제인데 두번 대회참가안해 아쉬운 맘도 들고
북클럽 에서 제가 읽고픈 책들 하필 여행기간 진행하면 아쉽고 . 하지만 다 놓고 떠나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게 활력 을 더 주네요
남편이 모든 걸 계획해 주고
주문도 자기가 대신해주고 티켓팅에 가이드까지 다 해주는 지라 솔직히 혼자는 예약도 못할듯요 ㅠㅠ
하지만 영어 프랑스어 공부 10년넘게 해와서 통역을 제가 해줘요
이번에 도서전에서 출판사 관계자들과 회식 하는 기회가 있었는데 제가 통역했어요.
남편이 발음 좋다고 칭찬해줬고요
ㅎ
주변에 70가까우신데도 여행 즐기는 어머님이 계신데 제 워너비예요 밤기차를 타고 때론 여행지에 숙소 가 없음 호텔에 들어가 로비에서라도 눈 좀 붙이게 해달라 넉살도 좋게 잘 다니시고. 그 분 옆에있으면 긍정에너지가 전달해오는 거 같아요.
제가 전 평생 그렇겐 여행 못하겠다하니
여행에서 필요한 건 열정과 용기 라고 하시더라고요. ㅎ
이제 기차타러 가야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