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국동은 오래 된 동네라
헌재 바로 옆에도 가정집이 있습니다.
아는 분 말씀이 그 집 아저씨가
길에 뛰쳐나와 소리치더라고 하더군요.
윤석열을 사랑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제발 잠 좀 자자!!! 라고요.
제가 보지는 못했지만
탄핵기각을 외치는 태극기부대를 최대한 자극하지 않을 문구로
선택을 하신 게 아닌가 싶어
그 고뇌가 느껴졌어요.
닥치라고 꺼지라고 하고 싶었겠지만
혹시 모를 보복이 두려우셨을 것 같기도 합니다.
오늘 저녁 저는 중요한 약속이 있어
헌재 옆 음식점에 갔습니다.
예약 없이 그냥 가면
헌재 마당이 내려다 보이는 좋은 자리에 앉기 힘든 집인데
오늘은 저희 말고 딱 한 팀만 있더군요.
당연히 식당도 타격이 크고 힘들다고 합니다.
껌껌한 헌재 안 마당에서는
경찰들이 테이블에 둘러 앉아
담배 피고 음료를 마시고 있었는데
추운데 너희도 고생이다 싶다가도
제대로 하고 있는 거냐 싶으면 열도 나고
제 마음이 여러 가지로 우왕좌왕했습니다.
눈발 날리는 저녁
운치고 나발이고
음식이고 뭐고 마음이 참 힘들었습니다.
열린송현과 안국역 앞에서
고생하시는 분들을 보니
마음이 뭉클해졌습니다.
여전히 파면은 언제인지 모르겠으니
답답함이 밀려와
뉴스도 티비 토론도 눈에 안 들어 옵니다.
오늘은 제 주식 계좌도 더 박살나서 우울하네요.
장순욱 변호사 말씀처럼
빨리 일상으로 돌아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