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친정에 다녀오면 엄청 피곤해요.
부모님 두 분 연세가 많으시지만 사람을 피곤하게 하는 스타일도 아니시고 엄마가 잘해 주세요. 엄마가 해 주는 밥 맛있게 잘 먹고 냉장고가 터지도록 이것저것 먹을꺼리도 싸 주시고 아이도 남편도 즐거워? 하고 하루 자고 가자 할 정도로 편히 잘 놀다 오거든요.
그런데 진짜 저는 집에 돌아가는 차 안에서 부터 뻗기 시작해요. 그냥 뭔가 힘이 다 빠지고 피곤하고 특히 이건 왜 이런건지 모르겠는데 엄마밥 진짜 맛있거든요.
너무 잘 먹고 오는데 꼭 배에 가스가 차요.
아이랑 남편은 괜찮고 저만 그래요.
배 아프고 화장실 가도 나오지도 않고 소용 없구요.
같은 음식 싸온 걸 우리집에서 먹고 나서는 또 괜찮거든요.
친정집 심지어 제가 결혼전 살던 그 집 그대로구요.
제 마음에 불편함이 있는 걸까요?
심리적 문제라고 생각이 들긴 하거든요.
그런데 사실 맛있고 편하고 뭐 나쁜건 하나도 없어요.
엄마가 너무 이것저것 챙겨주고 싸주는게 문제 아닌 문제랄까. 소통도 잘 되고. 어쩔땐 엄마한테 힐링 받고 오거든요.
경험 조언 이런 얘기들 듣고.
그런데 어디 멀리 여행 다녀온 것 보다도 피곤하고
시부모 다 돌아가셔 지금은 갈 일이 없지만 명절에 그 막히는 길을 편도 10시간 가까이 갔다 왔다 했던 멀디먼 지방에 시집에 갔다온 것 보다도 더 피곤하니.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