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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생각나는 짧은 시절 인연

기억 조회수 : 2,462
작성일 : 2024-05-11 18:28:15

문득 지나간 인연이 생각나 그냥 끄적여봅니다.

우연처럼 알게 된 아는 언니와 아는 동생이었던 관계

 

돌이켜보니 꽤 많은 걸 같이 했었네요. 

함께 공연을 보러가고, 밤 드라이브를 하다 문득 길을 틀어 심야의 호숫가를 걷고, 여름밤 루프탑에서 칵테일도 마시고, 전망 좋은 카페에서 멍때리고,

자정을 넘겨 심야영화도, 밤새 카페에서 야심한 시간까지 두런두런 이야기도 나누고. 

한강에서 치맥도, 바다를 보러, 꽃을 보러 내륙을 가로질러 여행도 다녀오고.

멀지 않은 곳에 살고, 비슷한 취향과 상황에, ~할까?  그러자! 죽이 잘 맞아 많이도 다녔고, 또 많은 속 이야기들을 나누고.

나 ~해보고 싶었어, ~가보고 싶었어, 나도나도

그렇게 서로의 버킷리스트들을 공유하며 같이 가자 같이 하자 약속들을 하고.

2,3일 간격으로 안부를 나누고 일주일만에 마주하면 오랫만이라는 인사를 나누면서

한참 사람 좋아하고 놀기 좋아하던 스물 몇 살의 기분으로 지냈던 것 같아요

 

이 모든 게, 처음 알고 고작 두 계절 사이, 아니 사실은 한 계절 동안의 일.

 

어쩌면 목이 마를 정도로 사람이 고프고 외로웠지만 잘 표현하지 못했던 나는, 그 사람이 쉽게하는 외롭다는 말에 크게 반응을 했었던 것 같아요

 

더운 바람이 불어오기 시작할 무렵 알게 된 인연은 

많은 기억을 쌓은 여름이 지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때쯤 감정의 충돌로 삐걱,

공기만큼 냉랭하고 서먹한 시간이 지난 후,

찬 바람이 매섭던 어느 날 느닷없는 카톡 차단

그리고 저는 오랫만에 다시 겪은 공황을 힘겹게 이겨내며 그 겨울을 났고 그렇게 끝이났습니다 

 

그 동안 여러가지의 감정이 지나갔죠

멀리서 이런 상황을 뒤늦게 알게 된 친구의, 

연인이 아니었더라도 사람 관계에서 실연은 아픈 게 당연하다는 위로와, 너와의 연을 소중하게 생각하지 않는 사람에게서 너를 지키라는 충고에 기대서 

나 역시 카톡을 차단하고 상대를 삭제하고 그렇게 흘려보냈습니다

 

날이 다시 따뜻해지면서 가끔, 아니 사실 자주 떠올라서 씁쓸했었어요

날씨 좋은 주말에, 벚꽃보러 가자고 했던 곳에서, 함께 가자던 바다 건너 도시에서 등듯

그냥 그래 내가 아직 그렇구나 그랬었는데

 

오늘 문득 내가 그 사람이 그리운 게 아니라 

그냥 죽이 잘맞아서 외로움을 해소해줄 사람이 아쉬운 걸까 생각이 스치네요

 

이게 내 솔직한 감정인지, 아니면 내가 상대방에게 그정도였다는 생각에, 내가 나에게 자존심을 세우는 건지 모르겠네요

나는 쿨하지 못하고 찌질한 내가 싫지만

그건 냉하지 않고 따뜻한 거라고 나 대신 나를 변명해주던 이들의 말을 떠올리면서

비와서 기분이 그런지  그냥 두서없이 쏟아봅니다

IP : 223.62.xxx.84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시절인연
    '24.5.11 7:21 PM (39.7.xxx.244)

    그인연동안 서로에ㅣ게 최선다했기에 끝나도 후회보다
    추억으로 남는거...
    빗물에 흘려보내고 지금 행복하게 지내시길...

  • 2. ...
    '24.5.11 7:35 PM (58.29.xxx.101)

    그렇게 가깝게 지내다 멀어지면 헛헛하죠.
    적당히 거리두며 사는게 제일이에요. 연애도 아니구...

  • 3. 경험
    '24.5.11 8:31 PM (60.36.xxx.150)

    저도 인연에 혼난 경험이 있어요
    한순간에 비틀어졌고 지금은 서로 완전히 연락두절 되었네요.

    인생에 큰 경험을 했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인간 관계에 더 조심하게 되었구요..

  • 4. ㅇㅇ
    '24.5.11 8:51 PM (211.58.xxx.6)

    저도 그런경험있어요
    너무 잘지냈는데 무언가 계기로 삐끗

  • 5. 그래서
    '24.5.12 1:45 AM (180.69.xxx.63) - 삭제된댓글

    여기서 본 글이고, 링크 따라가서 읽은 것도 같아요.
    외로울 때 사람을 만나는 것은 배가 잔뜩 고플 때는 우선 눈에 띄는 음식을 먹게 되는 것과 같다고 외로울 때 사람을 만나는 것과 같다고요.
    내면의 허기를 그때 잘 채웠으면 됐어요.

  • 6. ㅇㅇㅇ
    '24.5.12 2:05 AM (180.69.xxx.63) - 삭제된댓글

    여기서 본 글이고, 링크 따라가서 읽은 것도 같아요.
    외로울 때 사람을 만나는 것은 배가 잔뜩 고플 때는 우선 눈에 띄는 음식을 먹게 되는 것과 같다고요.
    내면의 허기를 그때 잘 채웠으면 됐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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