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 아이 집에 시댁 식구들 밥먹으러 가서 사고난 사건 이야기를 읽어보다가
아기 있는집에 밥먹으러 왜가냐는 댓글을 보니
지난 시간이 생각나네요
10년전 첫 아이 돌때
시가식구들을 집으로 불렀어요
남편이요ㅠ
돌잔치 시끄럽게 하는거 안좋아해서
가족끼리 조용히 돌상 차려 사진 찍으려고요
7명 불렀는데 ㅎㅎ 12명이 왔어요
그때 왜그리 미련했던건지 음식을 이틀전부터 하나하나 미리 준비했어요
아이 업고 하루 종일요
청소도 구석구석 해놓고요
그리 해야만 좋은 며느리 칭찬 들을까봐 그랬나봐요
제 예상과 다르게
오자마자 밥상 펴고 술상 마련해 먹는 분위기가 되었어요ㅠ
아이는 남편이 데리고 있고
저는 주방에서 종종거렸네요
그렇게 밤이 지나고 다음날 아침밥 차리라해서ㅠ 아침밥 차리고 먹고 치우니
바로 돌상 차리라해서 돌상 차리고
저는 옷갈아입고 머리 할 여유도 없이
아이 한복 입히라해서 입히고 사진찍고 돌잔치가 끝나버렸어요 ㅋㅋ ㅠ
지금 사진을 보면 생얼로 머리 산발해서 파자마 입은채 찍은 사진이 하나 있어요ㅠ
당시에 이게 아닌데 아닌데 하면서 화도 못내고 어버버했어요ㅠ
그렇게 치우고났는데 이 사람들이 갈 생각을 안해요.
결국 점심까지 얻어먹고 갔어요ㅠ
오후 늦게 저녁 되어 가고나서 저는 아이를 처음으로 안아봤어요
아이가 하루종일 징징거렸는데 주방에서 나오지를 못했거든요
저녁되니 그때부터 뭔지 모를 우울감과 답답함 몰러오면서 남편한테 짜증냈던 기억이 나요.
이후에도 명절에 막히는 도로를 뚫고 8시간 걸려 도착하면 이제 오냐는 핀잔 듣고도 가자마자 옷갈아입고 설거지하고요
아이 업고 서서 밥먹는건 다반사ㅠㅠ
정말이지 인간으로서 존중받지를 못했네요
어린이날이라고 손주들한테 용돈 한번 주신 적 없는데 우리 부모도 아닌 그들에게 왜 어버이날마다 전화해서 축하한다 소리를 한건지ㅠ
제가 스스로 생각하니 등신같아서 옛날 생각하니 속상하네요
앞으로는 당당하게 살고픈데
우유부단 회피성향인 남편이 부모한테 굽신 모드예요
어릴때부터 부모를 무서워했대요
그래서 겸손과 굽신을 저에게도 강요아닌 강요를 해요
착하다면 착하게 보이는건데
자기주장 못하고 피하는거죠
제 눈에는 답답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