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휴내내 너무너무 편안했어요
진짜 얼마만의 휴식같은 나날이었는지 모르겠어요
한동안 무기력에 빠져
집에서는 잠만 자기 바빴는데
연휴 내내 청소하고 겨울옷 정리해 넣고
이불도 싹 빨아서 산뜻한 봄침구로 바꿨어요
개운하게 반짝반짝 하는 집에서
제취향 음악틀고
차마시는 기분 다들 아시죠?
휴우 너무 좋더라구요
빚만 남겨 두고 나가는 남편이지만 이제라도 저를 놓아주니
고마운 마음이 들어요.
빚이야 갚아나가야죠
결혼 내내 돈사고에
말도안되는 시집살이에
괴로웠던 일들로 늘 억울했는데
그래도 위안받는 느낌이 들구요
평생을 저한테 잘못하고도
대접받지 못하는 가장으로서 늘 버럭하고 억울해 하고 잔소리하긴 해도
제대로 된 일자리도 없고
몸도 안좋은 사람이라 그냥 제 업보다 생각하고 살려고 했거든요.
근데 지난주에 진짜 그 '가장대접' 못받는다는 것에 폭팔해서
(밥차려주고 빨래개는데 반찬 더 달라고 한걸로 딸애가 "아빠가 좀 찾아 먹으면 안돼?"
한마디 했고 남편은 저 말하는 뽄새 보라면서 소리 질러서 딸애가 울면서 나갔고
저랑 싸우다 컵을 벽으로 집어 던져서 산산조각 냈어요
생전 처음 보는 광경에 놀라서 저도 모르게 과호흡올정도로 소리지르고 욕하고
뭐 그렇게 서로 끝을 보고 이혼하자며 나가서 시가로 갔어요)
사는 집 저 준다고 했지만 빚빼면 1억쯤 되려나
남편쪽도 어찌어찌 당장 손에 쥔 현금 5000만원이 있고
시어머니집에서 살면 되니 걱정되진 않아요
가서 잘 살았음 좋겠어요
짐 싸러 올텐데 미리 싸둘까 싶고 (오래 머무는것도 싫고
사람 자체가 엄청 동장이 크고 본인 감정대로 우왁스러워서
보기만 해도 공포스러울때가 있거든요)
서류 접수할때는 서로 마주쳐야 하니 그것만 빨리 지나가길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