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제를 직시하지 못하고 늘 미루거나 피해다녔고
항상 두려워했어요
충치치료같은 것도 치료가 무서워서 미루고 미뤄서
이가 다 썩어서야 치료를 받았고
인생에서 중요한 문제는 대면하지 않고
늘 덮어두고 살았어요 기껏 한다는 생각이
닥쳐서 잘 안되면 죽어버려야지 하는 식이었어요
굳이 따지자면 아버지를 닮은 것 같기는 해요
아버지가 남자치고 마음이 약해서
자라면서 중요한 일은 다 엄마 차지이고
엄마가 결정하고 엄마가 해결해야 하는 걸
보고 자랐어요 엄마가 우리집에서 가장 앞에 서는
사람이었고 작은 몸에 무거운 짐을 많이 지고 사셨어요
특히 저는 어릴때부터 겁이 많고 두려움이 많고
어두움 귀신같은 걸 무서워해서 그게 너무 힘들었어요
20대 30대가 되어도 불끈 방에 혼자 있지 못하고
하여튼 어른임에도 귀신을 너무 무서워했어요
그런데 결혼을 했더니 남편이 아버지와 정반대의 사람이었고 저와도 정말 다른 사람이었어요 자기 집에 무슨 문제가
생기면 엄마를 보내 해결시키던 아버지와 달리
저를 빼고 자기가 해결하는거고 어려운 일 힘든 일
복잡한 일 무서운 일 번거로운 일 이런건 모두 자기가
알아서 했어요 한마디로 남자다웠어요
남자라는게 저런 거구나 했구요
(사실 남편 외모가 곱상하지 않아서 갈등 많이 하다
결혼했는데 결혼하고 나서 남편의 성격을 알게 되었어요)
저처럼 문제가 생기면 덮어두는 스타일이 아니고
대면하는 스타일 바로바로 해결하는 스타일이었어요
남편을 보면서 저는 제가 얼마나 인생을
낭비하며 살았나 알게 되었는데
아이를 낳고 보니 아이가 또 그런거예요
어릴때부터 두려워하는게 없고 역시 문제를
대면하는 성격이었어요 남자아이인데 집에
혼자 있는데 괜찮겠어 하면 그게 뭐가 문제냐라고
하더라구요 교정을 해야해서 중1때 치아 4개를
뽑아야 하는데 제가 어떻게 하루에 생니를 4개를
뽑겠니(너무 두려워하며) 오늘 2개 뽑고 이후에
2개 뽑자고 하니 어차피 뽑아야 되니 오늘 다
하겠다 하더라구요 그날 별일없이 4개를 다 뽑았어요
일어나는 일을 받아들이고 미루거나 피하지 않더라구요
그냥 받아들이고 하나씩 해결해가요
그래서 제가 참 인생을 피하기만 하고
도망다니기만 하며 살았구나 하고 남편과 아들을
보면서 지금도 배웁니다 자세히 보면 친언니가 저처럼
그래요 작은 일도 두려워 하고 무서워하고 일단
있는데까지 미루려고 하는데 우리는 어쨌든
조상 중에 그런 분이 계셨던 것 같아요
좀 더 힘내서 삶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하나씩 해결하며 앞으로 나아가 보아요
저는 많이 좋아졌어요 지나간 날들이 후회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