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시절 우리집은 동네 맨 끝자락집
거주하는 집 옆으로 담하나로 재실집이 있었고
재실대문을 나서면 산에서 내려오는 작은 개울이 있었고
개울가를 따라 오솔길을 걸어올라가면 산과 작은 밭들이 있었어요
어느날 어둠이 낮게 깔리기 시작하는 저녁어스름에
할머니랑 재실대문옆 개울에서 빨래를 하는중에
무심코 고개들고 하늘을 보았는데 낮게 낮게 바람도
없는 공중에 할머니 속치마같은 하얀 물체가 둥둥 떠가고 있었어요
저는 저게 뭘까 싶어 빨래하는 할머니 손을 잡고는
할머니 저게 뭐야?
하고 물었더니
할머니는 그 저녁어스름 어둠에도 확연하게 보이는 공포와 두려움으로
하던빨래를 다 세숫대야에 대충 담으시더니
제 손을 끌고 집으로 뛰다시피 들어오셨어요
그뒤 할머니한테 아까 그게 뭐였냐고 여쭤봤더니
죽은사람의 영혼이라고 하셨어요
그날 낮에 울동네가 고향이었던분이 서울에서 기차에치여 돌아가셔서는 고향 선산 바로 우리집 뒷산에 묻힌 날이었거든요
몇십년이 지난 지금도 어린시절 그때 보았던 그 둥둥떠가던 하얀 소복같던 그 물체가 정말 죽은사람의 영혼이었을까...
머리속에 너무나 선명하게 기억이 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