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오늘 우연히 만난 강아지

.. 조회수 : 2,413
작성일 : 2024-04-23 21:23:06

오늘 ...

산에 너무 가고 싶어서 길을 나섰다

......

산 아래까지 겨우겨우 걸어갔다

발이랑 다리가 너무 아파서

길가에 주저 앉아서 우울과 슬픔을

억눌렀다

 

산엔 가지도 못 했고

산으로 가는 사람들만 하염없이 바라봤다

 

마트에 들러

자전거길로 천천히 걸어 돌아오는 길

저 앞에 발랄한듯 참해 보이는

커다란 흰색 강아지와 여성이 내쪽으로 걸어 온다

 

진도 믹스로 보이는 녀석은

몸이 날씬하고 다리가 쭉쭉 긴게

 

우리 집 촌놈 작은 누렁이랑 몸이 똑 닮았고

입이 길고 초롱한 눈빛마저 영락없다

 

오가는 길

잠시 스쳐지나는데

왜 기시감이 들까?

 

한참을 지나쳐 뒤돌아 보니

이 녀석이 가지 못하고

미련이 가득한 듯 자꾸 뒤돌아 보고 

걸음이 느리다

나도 모르게 뒷걸음질로 다가 가보니

원래 낯가림을 한다는데

나에게 전혀 거부감이 없다

 

옆동네 산다는 주인에게 물어보니

녀석이 이 메타세콰이어 길을 좋아한단다

보니까 공원에 다녀온 듯 하다

우리 강아지랑 집 앞 공원산책 때

한번도 못 본 뉴페 강아지다 (좀 큰 개다)

 

나도 우리 강아지 애기를 하고

사진도 보여주고

이제 가려나 했는데

이 녀석이 나에게 다가 오더니

두발로 껑충 뛰어 올라

키작은 내 얼굴 바로 아래 얼굴을 맞댄다

순둥한 얼굴과 눈망울에

부드러운 두 앞발의 터치

 

견주는 심히 당황했는데

나는

우울했던 마음에 작은 위로가 되고

순간 나도 모르게 옅은 미소가 지어졌다

 

원래 이러는 애가 아니라는데

 

내가 우리 강아지의 페로몬을

바지에 묻히고 다녀서 그런가 했는데

얘나 우리집 얘나

둘 다 숫놈이고 ...

(우리 강쥐는 암컷보다 숫놈 형들과 친한 상남자!)

 

아까 느낀 기시감은 ...

내가 어릴 때 키우던 다리짧은

몇번의 "재롱이"들의 그것??

 

아무튼 모르겠다

 

그냥 언제인지 어디선가

나를 아는 강아지를

만난 느낌이 든다

 

안녕! 잘가~

만약 또 만난다면

우리집 작은 누렁이랑 같이 놀자 ~

 

 

 

IP : 121.163.xxx.14
4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4.23 9:25 PM (59.17.xxx.179)

    왤케 다리가 아프세요...
    얼른 나으시길...

  • 2. ㅡㅡ
    '24.4.23 9:27 PM (1.236.xxx.203) - 삭제된댓글

    강아지언니왔다~
    어째 우울하실꼬.. ㅠ
    기운내세요
    응원합니다

  • 3. Oo
    '24.4.23 9:52 PM (182.209.xxx.113)

    안녕 베일리 영화 한번 봐 보세요.
    정말 예전 그 애기가 오랫만에 님 보고 무지 반가웠을 수 있어요.

  • 4. ㅇㅇㅇ
    '24.4.23 10:56 PM (180.70.xxx.131)

    고정닉 안 쓰시려면
    오늘처럼 제목에다 강아지 꼭...ㅎㅎ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제가 옛날에 강쥐사람 총무까지 하는 바람에
    그 냄새가 배어서인지 오다가다 강쥐들이 저만 보면
    좋아 죽을라고 해요.. 견주도 이런 애가 아닌데...ㅎ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91584 혈당 체크 2 ㅅㅇ 2024/05/07 1,183
1591583 이런경우 벌금.. 4 허허허 2024/05/07 968
1591582 선재업고 튀어 영업안해도 되죠?? 9 ........ 2024/05/07 1,493
1591581 고야드 가방 하나 살 만하나요? 21 뭐가 없.. 2024/05/07 4,411
1591580 부모님에게 재정상태 솔직하게 얘기하시나요? 23 궁금 2024/05/07 3,825
1591579 서울 서초구 중학교 급식 논란 34 허걱 2024/05/07 6,935
1591578 오늘처럼 흐린 날씨가 영국 기후랑 비슷한가요? 10 .. 2024/05/07 2,068
1591577 시어머니 못됐다 생각했는데 그집 아들도 똑같아요 3 ... 2024/05/07 2,248
1591576 열선이 안보이는 오븐/에어프라이어는 어떻게 하는건가요? 2 뭐지 2024/05/07 529
1591575 저는 다른 사람이 저를 무시하는 것에 민감한 것 같아요. 21 무시 2024/05/07 3,927
1591574 (독립문)영천시장 구경할 만한가요? 25 .. 2024/05/07 2,152
1591573 오늘 너무 춥네요 10 오돌오돌 2024/05/07 3,655
1591572 인생은 고행인것 같아요.. 우울증 조사하면 엄청 날거에요. 청소.. 1 2024/05/07 2,089
1591571 워크넷 구직활동 중 면접 오라고 하는데요., 1 둥둥이맘 2024/05/07 1,137
1591570 텐트밖 유럽은 왜 저기가서 전을 부치고 앉았나요. 48 ... 2024/05/07 15,602
1591569 엑셀 좀 여쭤볼게요..초보 5 딸사랑바보맘.. 2024/05/07 826
1591568 만화 한번도 본적 없는데 선재 본후 만화를 왜보는지 이해가 가네.. 5 웹툰 2024/05/07 969
1591567 좋은집 vs 좋은 사람과 있는 집 15 글쓴이 2024/05/07 2,746
1591566 급)패딩은 빨래방건조기에서 6 봄이다 2024/05/07 1,734
1591565 채상병 특검법 이유로 환노위 보이콧 불참. 국힘 황당한 태도를 .. 3 민중의소리펌.. 2024/05/07 1,127
1591564 세 모자 사건 때 여기도 믿는 사람 많았나요? 12 ... 2024/05/07 2,616
1591563 잡채 얼려도 될까요 12 sstt 2024/05/07 2,105
1591562 어버이날 시부 뭐해드려야 하나요 13 2024/05/07 2,578
1591561 Sns에 나경원 딸 성적 4 ㄱㅂㄴ 2024/05/07 3,951
1591560 유방암 어디가 나을까요 12 .. 2024/05/07 2,6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