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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즐거운 나의 집.이라는 거짓말

거짓말 조회수 : 2,832
작성일 : 2024-04-08 11:14:30

 

행복하고 다정한 가족.이라는 건 정말 존재하는걸까요?

 

4인가족 애들 데리고 늘 놀러다니고 많이 보여주고

누구보다 열심히 노력해서 키웠어요.

전업주부니까 그게 제 일이니 먹는거, 노는거, 책 읽는거 하나하나 신경쓰면서 많이 해주려고 했고요.

 

첫아이가 사춘기에 들면서 반항을 시작하니 

저는 속수무책이였어요.

그래. 크는거다 너도 혼자 나아갈 준비를 하는거겠지.해도 

아이의 독한 말을 그럴수 있다 넘기지못하고 뾰족한 말들을 주고받으며 갱년기인가.하는 생각을 했었네요.

 

둘째아이는 반듯하고 정직하지만 친구들에게 이리저리 깍이다보니 아이자체의 힘을 잃어가며 늘 소심하고 우울해보입니다.

 

아이들이 이러니 그동안 잘 세워놨던 가정.이라는 뼈대가

가족이라는 틀이 무너지는 기분이 들어요.

어쩌면 제가 공감보다는 조언이 익숙한 사람이라서 그런건지도 모르겠습니다.

 

부모님이 싸우는 걸 무수히 목격했던 저는 아이가 태어나면서 절대 그러지말아야지 했는데

어릴때보다 요즘 그런 모습을 더 보여주게 되네요.

그럼 나때문이라고 아이가 또 미안해합니다.

아니라고 그렇지않다고해도 이미 소심해진 아이의 마음에 그 말이 통하지않나봐요.

 

제가 이루고자했던 행복하고 따뜻한 집.이란건 얼마나 깨지기 쉬운것인가.

얼마나 헛것인가.그런생각이 자꾸 듭니다.

 

아이들이 중고등을 지나고 저도 갱년기를 지내고나면

서로에게 기대하는게 1도 없어지면

그때는 마음이 잔잔해질까요...

 

 

 

 

 

IP : 112.150.xxx.213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ㅇㅇ
    '24.4.8 11:18 AM (121.161.xxx.152) - 삭제된댓글

    고 맘때가 고비에요.
    그때 지나면 또 괜찮아져요.
    그거 못 참고 이혼한 집도 많은데...
    새엄마, 새아빠가 그 열매를 따먹더라구요.

  • 2. 그냥
    '24.4.8 11:24 AM (112.149.xxx.140)

    아이가 둥지 떠날 준비를 시작하는 시기죠
    사는 모습은 그동안
    부모위치에서 보여주고 들려줬으니
    준비 하는 기간동안은 스스로 해서
    넘어지기도 하면서 제대로 걷는 법을 스스로 획득하기 시작하는 시기일테구요
    그냥 그래 넘어져도 괜찮아 나중에 안 넘어지는 법을 배우는 시기라
    넘어지기도 하고 다치기도 하는거야 하고 마음을 서서히 내려 놓으세요
    그리고 자식들 건강하게 미래를 향해서 자라고 있고
    경제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오늘 하루 살기가 힘겨운것도 아니고
    님은 이미 행복한 가정에 살고 계신데
    본인이 행복의 정의를 천상에 두셨나봐요

  • 3. 파도타기
    '24.4.8 11:26 AM (115.21.xxx.250)

    가정생활과 육아의 과정은 파도타기처럼
    밀물 썰물이 번갈아 옵니다
    어릴때 최선을 다했는데
    사춘기 갱년기 오면서 그것이 다 무위로 보이기도 하고 허망해졌다가
    다시 작은 희망을 보고 이거면 됐다 하다가
    또 좌절하고...다시 겸손해지고..

    그래서 오늘은 오늘의 파도에서 쓰러지지 않으면 된다...하고 살아요.
    내가 쌓았던 '사랑이 넘치는 따뜻한 가정'의 이미지가 구현되지 않은 상실감은
    내 스스로 잘 도닥이고요.
    잘 버티고 있으니 이정도로도 괜찮다...하고 넘기려고 합니다.

    저도 님과 같은 가정 겪었고 님과 같은 꿈을 꿨으며
    원글님과 같은 상실감과 낭패감을 맛보았어요
    지금은 꽤 힘든 시기인데
    힘들지만 불행하지 않다. 존버하자...이런 정신으로 하루하루 삽니다.
    건투를 빕니다

  • 4. ㅇㅇ
    '24.4.8 11:38 AM (183.102.xxx.78)

    115님 댓글이 너무 좋네요.
    115님 말씀에 제가 위로 받고 갑니다.

  • 5. .....
    '24.4.8 11:38 AM (211.221.xxx.167)

    지금은 사춘기와 커가는 아이들한테
    안식이되는 집을 만들어줘야 하는 시기죠.
    애들 때문에 내 마음이 복잡하고 힘들어도 티내지 말고
    아이들 힘들때 안아주고 의로해줘야할 때에요.
    애들이 행복한 집이라고 느낄 수 있게
    부모가 만들어야죠.

    그 시기 지나고 애들 다 키워 내보내면
    그때 나한테 집중해서 행복한 집 만들면 되는거 같아요.

  • 6. x 세대
    '24.4.8 11:52 AM (211.218.xxx.194)

    x세대가 그렇다고 하더라구요.
    베이비부머 살기힘들었던 부모밑에서 자라
    친구같은 부모가 되어주려 했던 첫세대라고.
    풍족한 덕분에 전업주부도 많고, 아이에게 경제적, 시간적 지원을 아끼지 않는 세대.

    그런데 보면, 결혼연령이 늦어지면서
    애들 사춘기랑 갱년기 가 겹치는 사람도 있고,
    애들 학업때문에 받는 스트레스도 엄청나고,

    애들이 사춘기에 트러블있는건 인간의 성장과정중 어쩔수없이 거쳐야되는 시간인데
    부모세대가 예전과 달리 계속 케어를 하고 있으니 더 갈등이 크고 괴로운 것뿐.
    지극히 자연스러운 시기를 지나가는 중이고,
    부모도 약간 거리를 두어서 독립된 자아를 만들수 있도록 하는 시간이라고 받아들여야할듯.
    지나고나면 아이들은 대부분 노력했던 부모의 모습을 이해하지 않을까요??

    mz 세대가 의외로 사회에 불만은 있어도 부모에 대한 불만은 적은 세대래요.

  • 7. 연연
    '24.4.8 11:54 AM (118.221.xxx.12)

    행복에 너무 연연하지 마세요.
    행복은 인생의 목적이 아니에요.
    비둘기처럼 즐거운 나의 집은 어디에도 없어요.
    찰나의 행복은 있죠, 물론.
    그냥 그 또한 지나가고 다른 평화와 안도 찾아오고 또 다른 종류와 레벨의 고통과 도전이 또 찾아옵니다.

    너무 강박갔지 마시고 그러려니 하는 마음으로 지나가보세요.
    저도 그랬어요.
    낙천이란 단어가 '다 잘될거야' 이런 말이 아니래요.
    '하늘의 뜻을 즐긴다' 즉 그러려니 한다, 받아들인다라는 말이라네요.

  • 8. 덧붙여
    '24.4.8 11:56 AM (115.21.xxx.250)

    인생의 행복은 순도 100이 아닌것 같아요.
    완벽하게 밝고 맑고 맘편하고 즐거운 것이 아닌
    잡티와 갈등과 다른 색깔이 섞인 오묘한 구슬같다는 생각을 해요.
    잡스러운 것들을 잘담아서 그래도 내 인생의 구슬로 빚어가는 것...
    전 그 과정에서 내가 겪은 반성과 좌절과 눈물이
    나를 풍요롭게 해주고 인간답게 해준다고 느껴요.

    불완전한 행복, 잡스러운 구슬의 행복을 받아들입니다.
    오늘의 슬픔은 행복의 일부분일뿐...내일은 또 영롱해지기도 할거에요.
    밀물 썰물 수억번 왔다갔다 하면서 해일도 일고 흙탕물도 일지만
    바다는 변하지도 망가지지도 않잖아요.
    우리 인생도 그 바다와 같다 생각해요.
    원글님 슬프면 울고..에잇 젠장...또 살아보자 하며 힘내시길.
    또 고요해지는 순간이 옵니다

  • 9. .........
    '24.4.8 12:04 PM (61.98.xxx.185)

    소설 제목이기도 하고
    6.70년대 드라마에 가족영화의 필수적인 주제였었쟎아요 전원일기. 한지붕세가족 등등
    가족드라마가 많기도 많았지만 효와 가족간의 질서 화목등을 한결같이 강요했었어요
    제가 그런 공식에 상처받았다가 스스로 깨우친 사람인데요
    드라마에서 또 하나의 대표주제는 항상 여주인공은
    캔디같고 그 어려운 캔디를 도와주는 찐친구와
    언니등이 꼭 나와요
    현실의 나는 언니도 없고 찐친구도 없는 상황에서 생각이 들길.. 하나못해 드라마도 보면
    주위에 도와주는 친구들이 있는데 어떻게 나는
    한사람도 그런 아군이 없냐 .. 하며 잠깐 한탄하던 시절이 있었는데.
    그때 셀프 심리치료하며 다시 생각한게
    드라마는 현실을 반영하는게 아니라
    오로지 사람들의 희망이나 꿈을 보여주는 것에 지나지 않는다 는 것이었어요
    가족은 아빠 엄마 자녀로 구성되어 있고
    화목해야되며
    부모는 어때야 되고 자식은 어때야 되고
    사람은 꼭 친구가 있어야 되고...
    하지만 헌실에선
    그런 부모 만나기가 얼마나 어렵고.
    그런부모밑에서 아무걱정없이 자라 좋은 짝 만나 결혼하기는 또 얼마나 어려우며
    또 친구만들기는 얼마나 어렵고
    직장이나 군대에서 좋은 상관 동기들만난다면
    크나큰 행운인거죠
    그러니 수많은 공식과도 같은 허상에서
    벗어나세요
    물론 내가적 내친구 내환경이 그렇다면 좋겠지만
    세상은 공식이 아니고 각자의 사정이나 상황에 따라 가지각색입니다

  • 10. 어느집이나
    '24.4.8 12:10 PM (121.155.xxx.78)

    들여다보면 다 비슷하지 않을까요.
    행복한 가정은 초등정도까지만 가능한것같아요.
    부모가
    애한테 심각한 트라우마를 준거 아니면 평균이상이라고 생각해요.
    사춘기부터는 아이가 아이몫의 헤쳐나갈 인생이 따로 있는거구요.

  • 11.
    '24.4.8 12:12 PM (220.117.xxx.100)

    행복한 집은 없다고 봐요
    내가 행복을 느끼는 집은 있어도
    내가 느껴도 옆사람은 아닐 수도 있고요
    행복은 내가 찾고 내가 느끼는 것이지 행복이란 것이 어떤 자리에 고정되어 자리한 것은 아니라고 생각해요

    ‘즐거운 나의 집’도 원글님 머리 속에서만 존재하는 것 아닐까요
    내 기준으로 세워놓은 집 말이예요
    즐거운 나의 집은 내가 노력해서 지은 뒤 진열해 놓을 수 있는 집이 아니라 매 순간 그 안에서 얼굴 마주보며 힘을 얻고, 맘편히 웃을 수 있고, 감사가 있다면 저에겐 그게 행복한 나의 집이 될 것 같은데…

    집의 구성원과 즐거움과 행복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봐요
    때론 내가 세워놓은 어떤 목표나 목적에 나 자신이나 다른 이들을 구겨넣어 구색을 맞추려는 마음도 알게모르게 생길 수 있거든요
    슬픔이나 고통도 있어야 그로 인해 행복의 진가를 알게 되고 인생의 숨은 보물에 눈뜨게 되듯이 행복하고 즐거운 집은 행복과 즐거움만으로 지어지지는 않는다고 생각하면 좀더 겸손히, 감사로 채우며 어느 순간 그 집 안에 들어가있는 순간을 발견할거라 생각합니다

  • 12. ...
    '24.4.8 12:47 PM (106.101.xxx.120)

    행복하기만 한 집은 없어요..
    인간은 불완전한 존재라
    완벽이라는 건 애초에 불가능함
    행복도 고통도 다 있을 수밖에 없어요
    힘들다가도 좋은 일 올 거예요

  • 13. ㅇㅇ
    '24.4.8 12:59 PM (223.33.xxx.169)

    저는 자식도 뽑기 운이라 생각해요. 사실 인생의 모든게 뽑기 운

  • 14. ...
    '24.4.8 1:27 PM (220.76.xxx.39)

    이제 겨우 시작인데 벌써요?^^ 앞으로 닥칠 행복과 행운도 많지만 불행과 불운도 항상 같이 와요 죽을때까지요 모든건 그냉 내 마음 바꾸는거 그거 하나밖에 없어요 받아들이고 그 안에서 나를 바꾸며 해결해가는게 인생이더라구요

  • 15. 댓글
    '24.4.8 2:14 PM (119.69.xxx.167)

    댓글이 너무 좋데요..지우지 말아주세요ㅜㅜ

  • 16. ..
    '24.4.8 7:04 PM (125.248.xxx.36)

    저도 댓글에 감동 받네요

  • 17. 82에서 본 건데
    '24.4.8 7:18 PM (211.206.xxx.191)

    일본 작가가 가족은 남이 안 보면 갖다 버리고 싶은 존재라고 했대요.
    정말 가족은 서로의 내밀한 것 까지 보여주게 되고
    사회적 가면은 개나 줘버려 하며 감정의 날것도 드러내고 생활하다 보니
    때로는 남보다 못할 때도 있고...

    그래서 숨 쉬라고 친구라는 존재도 있고, 지인이라는 존재도 있고....

  • 18. 거짓말
    '24.4.8 7:58 PM (112.150.xxx.213)

    큰 위로가 됐어요.
    마음이 힘들때마다 와서 볼께요.

    좋은 댓글, 현명한 조언 모두 감사합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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