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문득 생각난 어릴때 상처받은 기억 하나

.. 조회수 : 1,474
작성일 : 2024-03-23 18:42:10

저는 어릴때 정상적이지 못한 가정에서 자라 

상처받은 일이 너무 많은데

이것도 그 중 하나에요.

 

이날은 물리적 폭력은 없었기에 

오히려 안심하며 지나간 하루였는데

4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하는 이유는 뭘까요..

생각보다 상처가 되었나봐요. 

 

초등 1학년 어느날, 술에 취한 아빠가 저를 더 이상 혼자 기르기 힘들어 못 키우겠다며

고아원에 버리겠대요.

가방 싸서 고아원 가자고 해서 

책가방에 학교갈 책이랑 제 물건 조금 넣고 따라나섰어요. 

 

가방 싸면서 정말 고아원에 버릴까, 아니면 술 취해 또 다음날 기억도 못할 이상한 짓 하는걸까, 헛갈렸고 

정말 고아원에 버리면 큰집에서 따로 사는 할머니에게 전화해서

저 데려가달라고 해야겠다, 할머니가 바로 고아원으로 찾아 올거니까 걱정말라고

혼자 스스로를 안심시키며 가방을 쌌어요. 

 

가방 들고 술 취한 아빠따라 집을 나와 버스 다니는 큰 길 대로변까지 걸어나와

버스 기다리고 있는데 

아빠가 "아니야, 그냥 집에 가자" 라고 말했고

다시 집으로 돌아왔어요.

집에 와선 별 일 없이 그냥 잤고 

다음 날 술이 깬 아빠는 아무 일 없던듯 행동했어요

술깬 다음날은 전날 술 취해 무슨 짓을 했든 언제나 그러거든요.

 

주먹과 발로 마구 맞은 날이나

밥상을 발로 차 김치국물을 머리까지 뒤집어 썼던 

고함과 비명이 난무했던 날들도 기억하지만 

비교적 조용히 지나갔던 그 날도 기억이 생생히 나요.

아빠에게 그때 정말 나 버리려고 했냐고 

살아있다면 물어보고 싶어지네요 ㅎ

 

IP : 125.168.xxx.44
7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24.3.23 6:54 PM (210.178.xxx.242)

    그래도 다행이라면
    지금은 원글님께 패악 떨지 못한다는거?
    토닥토닥.
    자격 없는 것들은 아예
    무정자증이나 불임으로 태어나게 하고
    간절히 바라고
    잘 키울 부부에게만
    귀한 생명 주심 안될까요? 하느님?

  • 2. 차오름
    '24.3.23 6:56 PM (223.38.xxx.243)

    원글님, 아빠도 참말 불쌍한 인생을 살았던 가여운 영혼이었구나. 저 세상에서는 안식하세요. 라고 말하고 잊어버리세요.
    그 옛날의 어린 원글님도, 아빠도 이제 둘다 죽고 없는 거예요. 현재를 지금을 사세요.

  • 3. 그저
    '24.3.23 7:04 PM (180.68.xxx.52) - 삭제된댓글

    미성숙하고 책임감도 없는 사람이 아이를 낳아 본인도 나도 힘들었던거구나 생각하세요. 잊을 수 없겠으나 그 기억이 서서히 희미해지기를 바랍니다.

  • 4. 너무
    '24.3.23 7:15 PM (118.235.xxx.51)

    불쌍한 기억이다. 원글님 안쓰러서 어째요.

  • 5. ..
    '24.3.23 8:08 PM (124.60.xxx.9)

    에효..
    그래도 다시 돌아갔잖아요.
    180님 말씀 참좋네요.

  • 6. ---
    '24.3.23 10:18 PM (211.215.xxx.235)

    댓글들과 달리 전 원글님 참 야무진 사람이구나. 초1 어린나이에 저렇게 야무지고 단단했구나..미성숙하고 건강하지 못한 아버지 밑에서 자라느라 얼마나 힘드셨을까요. 피해자가 아니라 생존자라는 말이 생각나기도 합니다. 이런 기억이 힘드시다면 상담받아보세요. 과거에 발생한 일은 변하지 않지만 내가 보는 관점은 달라질수 있거든요.

  • 7. 아이를 가질만한
    '24.3.23 10:34 PM (117.111.xxx.4)

    어떤 준비도 없는 주제에
    본능만 있어서 섹스는 하고 애는 낳았는데 기르기는 벅찼던 가여운 동물이었구나 하세요.
    슬프고 힘든 날들은 지나갔고
    봄이 오고있고 원글님 스스로 만든 인생이 있고 이제 아빠가 가자면 가고 잠들면 하루가 끝나서 안도하던 아이는 없어요.
    그럼에도 잘 자라서 어른이 된 원글님이 있을 뿐입니다.
    스스로 견뎌서 갖고있는 날들 작고 크게 자주 행복하세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87406 어째 방시혁의 하이브는 여자쪽하고는 연이 안닿나 봅니다 21 ㅇㅇ 2024/04/22 6,521
1587405 정신과 실비 청구 ... 2024/04/22 620
1587404 말린장미색 MLBB 3 현소 2024/04/22 1,276
1587403 실비보험 가입시 피부과다녀온 것도 병원기록으로 치나요? 4 궁금 2024/04/22 1,076
1587402 죽은 화분 어떻게 버리나요? 10 ... 2024/04/22 2,359
1587401 아이가 친구엄마랑 저를 비교해요.... 26 . . . 2024/04/22 7,320
1587400 몽골 항가이투어 괜찮나요? 3 루시맘 2024/04/22 973
1587399 줄줄 나던 콧물이 약 한 알에 순간적으로 그치더니 4시간 지나니.. 4 약효 뭔가요.. 2024/04/22 2,654
1587398 TBS 노조 '폐국 40일 전, 오세훈 입장 밝혀라' 7 엥? 2024/04/22 1,582
1587397 아이들 자존감 올리기 8 자존감 이란.. 2024/04/22 1,792
1587396 창문을 열면 혼자 하교하는 아이가 보여요 32 .. 2024/04/22 7,279
1587395 아무리 부자여도 전업? 130 ㅇㅇㅇ 2024/04/22 16,473
1587394 계란 찜 4 2024/04/22 1,194
1587393 우량 캐피탈 채권은 괜찮을까요? 1 불안 2024/04/22 330
1587392 해외 계신분들 사료 어디 브랜드 먹이시나요?? 6 사료 2024/04/22 500
1587391 고3아이 작년11월부터 생리가 없는데.. 11 고3 2024/04/22 1,988
1587390 요즘 참 예뻐보이는 꽃들이 있는데요 11 예쁨주의 2024/04/22 2,697
1587389 김레아래요.얼굴도 보세요 23 신상공개 2024/04/22 6,315
1587388 염창희 너무 웃겨욬ㅋㅋㅋㅋㅋㅋㅋㅋㅋ 7 ..... 2024/04/22 3,438
1587387 실업급여 1 코난포비 2024/04/22 1,152
1587386 대왕오징어가 맛없나요? 14 ㅇㅇ 2024/04/22 2,630
1587385 아이가 거짓으로 속이고 핸폰시간... 2 흠흠 2024/04/22 1,042
1587384 수원에 백내장. 녹내장 잘 보는 안과 추천해 주세요. 8 2024/04/22 697
1587383 우리나라 해외취업 연 5천~6천명 5 ... 2024/04/22 1,221
1587382 김경율 "한동훈 전위원장이 아무리 백수상태라지만..'ㅋ.. 5 맥이는거??.. 2024/04/22 2,4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