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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엄마 생각

.. 조회수 : 1,335
작성일 : 2024-01-12 12:50:55

사랑하는 엄마가 돌아가신지 18년 되었네요

인생이 참 쉽지 않으셨던 분, 하지만 정말 맑고 순하고 천상 멋진 천사와 같으셨던 분.

평생 너무나 힘드셨지만 자식넷을 공주님 왕자님으로 키워주셨었죠.

내 어린시절은 멋드러진 궁전에서 아름다운 정원을 뛰노는 행복한 시간들이었다는 생각에 세상이 아무리 힘들어도 늘 넉넉함이 가슴속에 있었습니다.  그래서 현실을 견딜수 있었어요.

희생과 고통의 삶을 사신 엄마가 암에 걸리신지 두달만에 돌아가셨어요.

그 때 엄마의 모습중 이해가 가지 않는 부분이 있었는데

병에 걸리신 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서 걱정을 해주고 눈물을 흘리고 옆에 있어주었고 엄마는 그게 너무 행복하고 좋았다고... 태어나 오랫만에 이렇게 많은 사람이 자기를 챙겨주고 관심을 주어서 그게 그렇게 좋았다고 하셨어요. 

병 걸릴만 하네... 하시면서 웃으셨죠.

전 옆에서 그래도 병안걸리는게 좋지.. 그까짓 관심이 뭐가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요즘  제가 그 비슷한 감정을 느낀답니다.

사이가 좋지않은 남편.. 여친 생겨서 집에도 잘 안들어오는 아들.. 덩그러니 남겨진 나.

오랫동안 나를 돌보지 않고 다른 누군가를 위해 살아온 나... 아무도 관심 가져주지 않는 나.

엄마의 마음이 이런거였나 싶더라구요.

사람은 누구나 관심받고싶어하는 존재구나. 아파서라도 관심받고 사랑받는걸 그렇게나 원하는 존재이구나...싶어 내자신 참 불쌍해지더라구요.

남편 아들 모두 내편 아니더라구요. 다들 자기편이더라구요

저도 이제부터라도 내편하려구요.

눈을 감고 하루10분만이라도 내가 좋아했던것들.. 내가 하고싶었던것들.. 생각해내려구요

나는 나를 탐구합니다.

내편이니까...

 

IP : 203.142.xxx.241
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토닥토닥
    '24.1.12 1:00 PM (58.148.xxx.110)

    한평생 가족을 위해 사셨던 저희 엄마도 암으로 6개월만에 돌아가셨어요
    그땐 제가 지방에 살아서 엄마 모시고 한달에 한번씩 서울로 항암치료 받으러 다녔어요
    병원에 시간 맞춰 가려면 저희집에서 새벽 5시쯤 나가야 했고 아이들이 초등이어서 더 일찍 일어나서 김밥 싸놓고 친정에 가서 엄마 모시고 서울로 갔었거든요
    가면서 엄마한테 지나가는 말로 새벽3시에 일어나서 김밥싸놓고 왔어 했더니 엄마가 그렇게 살지 말라고 엄마처럼 살지 말고 너 위해 살라고 딱 한마디 하시더라구요 엄마가 그렇게 말씀하신거 그때가 처음이자 마지막이었어요
    엄마 돌아가신뒤에 아주 작은 일이라도 저를 위해서 꼭 한가지씩 합니다
    님도 그렇게 사세요
    죽음앞에서 제일 후회되는 일이 자신을 아끼지 않았던 것이라고 생각하거든요

  • 2. 바보
    '24.1.12 1:15 PM (218.144.xxx.249)

    좋은 말씀 잘 읽었습니다. 아이낳고 엄마라는 책임감과 부담감에 살다보니까 어느덧 나 자신을 잃었고 이제 그게 너무 당연하고 익숙해졌어요. 그래서 내가 뭘 좋아하고, 어떨때 행복한지 잘 모르겠습니다. 그런걸 따지고 있자니 다 허세같이 느껴져서요. 엄마의 삶이란게 다 그렇지..나만 유난떠는거 아닌가 싶구요. 그런데 이 글을 읽으니 제 생각을 바꾸고, 생활을 바꿔려고 노력해야겠어요. 나도 소중하다...잊지 말아야겠습니다.

  • 3. 핵개인
    '24.1.12 1:20 PM (180.83.xxx.46)

    우리 세대도 달라져야 해요.
    저도 원글님처럼 생각했었거든요.
    남편은 원래 남의 편이고 하나뿐인 자식도 남친 생기니 저를 뒷전으로..
    그런데 어쩌면 당연한거에요.

    유투브에서 송길영작가 컨텐츠 찾아보세요.
    우리 각자는 각자의 삶을 살아갈 수 있어요.
    이기적이 되라는 뜻이 아니에요.
    정서적인 의존, 혹은 내 부모에 대한 죄책감 이런 것으로부터 자유로와질 수 있는 한걸음 시작해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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