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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책길에 우리 강아지가 전에 살던 집 앞에 가봤다

조회수 : 4,500
작성일 : 2024-01-06 18:25:22

오늘 산책길에 뜬금없이 그러고 싶어서

우리 강아지가

생후 4개월 쯤부터 8개월 가량

실외견으로 묶여 살던 집 앞을 지나게

되었다

사실 그 집 아랫길을 걷다가 보니

거기서 개가 짖는 소리가 들려서

혹시 지금 내가 키우는 거 같은 강아지들이

또 있나 싶으려나 하며 이끌려 가 본 거다

 

내 생각엔

같은 주인이 같은 방식으로 키우니까

우리 집 애같이

뭔가 시크하면서도 사랑스러운 강아지가

또 있으려나 싶었다

 

막상 그 집 앞에 대문 근처로 가니

개 짖는 소리가 맹렬해지더니

우리 집 애만한 검은 색 작은 개가 황급히 나와 짖는 게

곧이라도 나에게 달려올 기세다

거기에다 현관 근처에 있는 갈색 강아지도

목줄 아프게 튀어나올 듯 맹렬히 짖는데

예상못한 전개에 나는 당황하여

급히 발길을 돌릴 수 밖에 없었다

 

이야 ....

우리 강아지가 아니라

이 애들을 먼저 봤다면

나는 지금 아마 강아지를 키우고 있지 않았을 거 같다

 

3년 전 우리 강아지를 처음 본날부터

이 녀석은 주인도 아닌 나에게

프로펠러 꼬리를 흔들며 방글방글 웃어댔다

사랑에 빠지지 않을 수 없었고

매일 그 집 울타리에서

간식을 먹였고 지날 때 매일 나를 반겼다

이 애는 동네 사람들이 지나가도 

좀체 짖지도 않고

혼자서 작은 개집 여기저기 파고 다니며

잘도 놀았다

사는 곳이 열악하고

먹는 것도 내보기엔 아닌데도

이 녀석 ... 신기하게 고양이처럼

냄새가 하나도 안 나서 매일 볼 때마다 안아주었다

시크한 성격에 영리함까지...

 

놀아주고 집으로 갈 때 뒤돌아보면

한참을 내 뒷모습을 바라보니

마음이 아프기 시작했고...

시골의 추운 겨울 날 온몸이 새파랗게 얼고

발이 퉁퉁 부어 있으니

가엾어 눈물이 났다

 

전주인에게 우리 강아지를 8만원 주고 사서

개줄을 잡았는데

우리 강아지가 전주인이 서운하게

뒤를 한번도 돌아보지 않고 나를 따라왔다

 

실외 1년 살다가 실내에 온 첫날부터

원래 실내 살던 애처럼 실내 생활을 좋아했다

자기 물건을 구분하고 함부러 만지지도 않고

실외배변만 하시고 (힘듦..;;;)

여전히 시크한 표정으로 잘 지낸다

 

나는 ... 비슷한 양육방식에

비슷한 강아지가 성장한다고 생각했는데

오늘 보니 그게 아닌가 보다

 

그냥 ... 개바개

타고난 성품이란 게 

강아지에게도 있긴한가 보다

 

우리 강아지랑 나의 인연은

그러니까 전적으로

우리 강아지가 이끈 거였다

우리 강아지가 나를 선택한 거였다

 

 

 

IP : 121.163.xxx.14
23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사랑이
    '24.1.6 6:37 PM (218.209.xxx.148)

    와! 진짜 눈물나는 이야기네요
    사랑스러운 시크한 강아지 보고싶어요
    줌인아웃에 사진 올려주심 안돼요?

  • 2. ㅇㅇ
    '24.1.6 6:38 PM (219.250.xxx.211) - 삭제된댓글

    혹시 민이... 와 함께 사시는 분 맞으신가요?
    본명은 민이인데 별칭 시크 빈이.
    강아지계의 현X 원X과 계열을 같이 하는 블랙이 어울리시는 그분?

  • 3. ㅇㅇ
    '24.1.6 6:41 PM (210.178.xxx.233)

    그럼요 그럼요
    사람도 타고난 성격있듯이
    강아지들도 그렇답니다.
    예전에 어릴때 집에서 같이 키우던 개들이
    엄마.아빠가 되어 새끼를 5마리나 낳았는데
    세상에나 애들 자는 모습이 절반은 엄마처럼
    엎드려 절반은 발라당 뒤집어서 ㅋㅋㅋ
    얼마나 귀엽던지 성격도 엄마처럼 소심한놈
    아빠처럼 깨발랄 등등
    하여간 너무 귀여웠어요
    또 다시 생각나네요
    갓난꼬물이들 코와 발바닥 핑크색에 나오는 검은 점 땡땡이와 꼬신냄새
    그리고 배때고 걸음마하던 모습
    보름지나면 갸날프게 떠지던 눈

  • 4. 그 집은 왜
    '24.1.6 6:43 PM (123.214.xxx.132)

    다시 묶여있는 그 개들이 불쌍해요.
    개체마다 기질이 다르긴한데
    예민한 스트레스 받고 사는게 힘들면 공격적으로 변해요.
    되려 겁이많은 강아지일 수도요.
    전주인 같은 사람은 다시는 개 키우지 말아야 되는데...

    좋은 일 하셨어요
    복 받으세요.

  • 5. ..
    '24.1.6 6:44 PM (121.163.xxx.14) - 삭제된댓글

    민이 맞아요..;;

  • 6.
    '24.1.6 6:49 PM (118.32.xxx.104)

    ㅠㅠ

  • 7. ..
    '24.1.6 6:49 PM (121.163.xxx.14)

    ㅇ ㅇ님
    시크 빈 … 너무 고맙습니다
    그냥 못난인데 예쁘게 봐 주시네요

    그 집은 왜님

    시골엔 강아지를 집 지키는 용도로 키우니 그래요
    전주인 할아버지 나쁜 사람 아니고요
    우리 강아지도 거기서 잘 키워준 덕에
    절 만난 거에요

  • 8.
    '24.1.6 6:52 PM (122.203.xxx.243)

    진짜 좋은일 하셨네요
    앞으로도 민이와 함께 좋은일만 가득하시기를...
    그집 강아지들 너무 불쌍해요

  • 9. ㅇㅇ
    '24.1.6 6:52 PM (219.250.xxx.211) - 삭제된댓글

    민이 맞군요!
    원글님 저 정말 빨리 퇴직해서 단독주택 사서 민이 같은 녀석 키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만큼
    블랙이 어울리는 민이 너무 멋져요.
    음 그 시크하면서도 츤데레인 옆모습을 보면
    연인(저는 안 봤지만^^;;) 주인공 남O민의 그 민이 같습니다
    근데,,
    원글님이 선택당하셨군요! 부럽습니다
    역시 인연이란

  • 10. ㅇㅇ
    '24.1.6 6:57 PM (219.250.xxx.211) - 삭제된댓글

    그냥 못난이라니요 원글님 아무리 민이와 함께 사는 분이시지만 민이 팬 앞에서 그런 폄하는 곤란합니당 ㅠ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bn=17&num=3737107&page=4

    처음에는 마지막 블랙 사진 두 개에 반했는데 나중에는
    첫 번째 사진에서 지드래곤의 샤넬 취향을 느끼는 경지에 이르렀습니다ㅋㅋㅋㅋ

  • 11. ..
    '24.1.6 7:03 PM (121.163.xxx.14)

    실제로 보심 그냥 시골 강아지에요
    사진이 더 잘나온 걸 수도 있어요 ㅎㅎ

  • 12. 우왕
    '24.1.6 7:08 PM (118.235.xxx.241)

    내가 좋아하는 강아지다.
    멋좽이 강아지 안녕. 새해 복 많이 받아라.
    저 보드라운 귀를 쓰다듬어 주고 싶어요.

  • 13. ...
    '24.1.6 7:10 PM (211.254.xxx.116)

    나만 없어 강아쥐
    산책길에 진도 두 마리 만나는데 녀석들이 체격도
    있고 부리부리해서 차마 가까이는 못가고 인사만 해요
    프로펠러 꼬리있는 강아지친구 만나고싶어요

  • 14. ㅇㅇ
    '24.1.6 7:10 PM (219.250.xxx.211) - 삭제된댓글

    시고르자브르종이 참 좋은 것 같아요 여러 질병에 강하고 똑똑하고요
    원글님을 만나서 자유롭게 따뜻하게 지내고 있어서 참 좋아요
    거기 묶여 있었어도 여전히 원글님에게 꼬리 흔들고 좋아하는 녀석이었겠지요
    아니면 동료들에게 영향 받아서 함께 짖어댔을까요
    또는 이 녀석이 꼬리 흔들고 좋아하니까 다른 녀석들도 보고 배웠을까요ㅎㅎㅎ

  • 15. ..
    '24.1.6 7:11 PM (121.163.xxx.14)

    우왕님

    우리 강아지 귀가 비단같이 고운데 어찌 아시고 ㅎㅎ
    생긴 것과 달리 얼굴털이 비단같이 보들보들해요 ㅎㅎ
    몸털도 억세지 않고요
    새해 인사 감사해요
    복 받으시고 건강하시길!

  • 16. 네네네네
    '24.1.6 7:14 PM (211.58.xxx.161)

    귀엽네요 ㅋㅋ

    시고르자브종들이 건강한거같아요 성격도좋고

  • 17. ㅡㅡ
    '24.1.6 7:16 PM (114.203.xxx.133)

    어머 강아지계의
    원빈인데요??
    넘 이뻐요~~!!
    성격까지 좋다니ㅡ퍼펙트!!!

  • 18. ㅇㅇ
    '24.1.6 7:20 PM (219.250.xxx.211) - 삭제된댓글

    (원글 님 제가 이 비밀을 누설해도 되지요?^^;;)

    민이가 서글서글하고 성격 좋아 보이지만,
    실은 숨은 까탈과 예민함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

    짜잔. 시크강아지 민의 숨겨진 그 이면
    여기서 까 드립니다.ㅋㅋ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num=3733178

  • 19. ㅇㅇ
    '24.1.6 7:21 PM (219.250.xxx.211) - 삭제된댓글

    (원글 님 제가 이 비밀을 누설해도 되지요?^^;;)
    민이가 서글서글하고 성격 좋아 보이지만,
    실은 숨은 까탈과 예민함이 있다는 놀라운 사실.

    짜잔. 시크강아지 민의 숨겨진 그 이면
    여기서 까 드립니다.ㅋㅋ
    (뭐 아시는 분들은 다 아시겠지만요..)

    https://www.82cook.com/entiz/read.php?num=3733178

  • 20. ...
    '24.1.6 8:50 PM (1.230.xxx.65)

    어머 패딩입은거 보고 왔어요.
    어디서 사신건지 정보좀 주세요.
    딱 제가 찾는 스타일입니다.

  • 21. ..
    '24.1.6 8:58 PM (121.163.xxx.14)

    세개 다
    퍼피아 제품이에요

  • 22. 옴머 심바따아~
    '24.1.6 9:05 PM (124.53.xxx.169)

    마음이 훈훈해지는 원글님
    좋은 글 보게 해줘서 감사해요.
    고놈과 함께 오래 행복하셍~

  • 23. ㅇㅂㅇ
    '24.1.6 10:20 PM (182.215.xxx.32)

    아 옷사주면 화내는애! 기억나요 ㅎㅎㅎ 넘이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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