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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초2아들 자랑

......... 조회수 : 3,465
작성일 : 2023-11-25 22:28:56

저희 아들이 어릴때부터 마음이 여리고 착했어요.

옛날 몇년전에도 쓴적 있는데

말문 완전히 트이기 전부터도

앙상한 겨울나무보면서 

이불덮어줘 추워 불쨩해 하던 애였어요.

 

동네 멀리서 개짖는 소리도 엄마 아빠 찾는 소리 같다는 애에요.

그래서 너무 나약하게 클까봐 걱정했어요.

놀이터에서 누가 사마귀 다리 떼었다고 울고

친구들이 외국인친구 놀렸다고 울고

저렇게 남 불쌍한것만 알다가 약하게 클까봐서요.(저도 동정심 많아 손해 많이 보고 살았어서요)

 

얼마전부터는 저랑 같이 핸드폰으로 유튜브 숏츠(짧은 동영상) 보는데 재미도 없는 영상에 좋아요를 눌러줘요 옆에서 콕콕

 

와 이게 너는 재밌어????

하니까 

아니 재미는 없는데 좋아요가 없어서 너무 슬퍼 . 이 누나가 내일 아침에 일어났는데 좋아요가 없으면 슬플것 같애요. 이렇게 열심히 찍었는데

 

이러는 거에요.

 

그리고 오늘 식구들끼리 동네 번화가가서 밥먹고 오는데 식당앞에서 식사하고 나가는 사람들한테 인당 한개씩 풀빵을 나눠주는데

젊은 대학생쯤 되어보이는 남자애가

너무 바쁘게 붕어빵을 구우면서 어쩔줄 모르고 나눠주는데

우리가 받은건 완전 덜익음

남편이

아니 이게 붕어빵이야 반죽이야(우스개로)

들리도록 말했더니

아이가 

아빠 제발 큰소리로 말하지 마요.

형이 저렇게 힘들게 만들잖아요.

저도 나중에 저렇게 잘 못하는 일 하고 있을수 있으니까 이해해줘요.

너무 착하지 않나요. 

 

남편이 평소에 식당에서 맛이 있네 없네 하는 것도 쏙들어갔어요.

주인이 일부러 맛없게 했겠녜요.

그냥 담에 안오면 되지 그래요.

성인군자가 따로 없어요.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는데

아직도 산타의 존재를 20프로쯤은 의심하지만 여전히 믿는 저희 아이.

 

나쁘고 우는 아이한테 자기 선물줘도 된다고.

그 아이는 어려서 뭘 몰라서 나쁘게 한건데

산타할아버지 기다리고 있었는데 선물 없으면 너무 슬프지 않냐고.

자긴 선물 없어도 된다네요.

자기도 어릴때 뭘 몰라서 울고 나쁜짓도 했다고 산타할아버지가 그 정도까지는 이해 못해주나????

하고 진짜 맑디 맑은 눈망울로 진지하게 물어보는데 참 제 자식이지만 너무 사랑스러워요.

 

TMI 저희 애 10년전쯤 옛날에 본명 춘복이로 지을까요.

82에 글 올렸다가 베스트 올라가서 아주 혼쭐나고 예쁜 이름 지어 키우고 있어요.

 

IP : 58.29.xxx.127
20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23.11.25 10:32 PM (183.98.xxx.166)

    세상에... 너무 이쁘네요... 어른들도 하기 힘든 생각을 어쩜 저렇게할까요..
    제 아들이었으면 너무 이뻐서 어쩔줄을 몰라할거 같아요..

  • 2. ...
    '23.11.25 10:32 PM (1.232.xxx.61)

    춘복이 ㅋㅋㅋ
    엄마에 대한 사랑이 확 식을 이름이네요.ㅎㅎㅎㅎ
    감성이 뛰어난 아이 같으니 잘 키워 보셔요.
    그치만 너무 그런 모습을 칭찬하는 건 좋지 않을 수도 있어요.
    특성으로만 이해하고 자꾸 그런 걸로 칭찬해 줘서 강화할 필요는 없다고 봐요.

  • 3. 세상에~
    '23.11.25 10:32 PM (118.235.xxx.181)

    너무 예뻐요. 진짜 너무너무 예뻐요.
    자랑하실만 합니다.
    아이의 앞날에 축복만 가득하길.

  • 4. bb
    '23.11.25 10:33 PM (121.156.xxx.193)

    세상에 너무 착한 아이네요. ㅜㅜ
    마지막 산타클로그 이야기는 진짜 동화로 써도 될만큼
    예쁜 마음이예요.

    이미 훌륭하고 커서도 멋진 어른일 것 같아요.

  • 5. .......
    '23.11.25 10:40 PM (58.29.xxx.127)

    이런 걸 절대 앞에서는 칭찬한적이 없어요.
    속으로 감동해도 못들은척 넘긴답니다.
    저희 부부는 지금도 얘가 너무 여리게 클까봐 걱정이라
    유튜브 좋아요 눌러주면 남편은.
    재미없게 만드니까 좋아요가 없는거야
    단호하게 이야기해요.

    저도 곤충괴롭히는 친구들때문에 아이가 힘들어해서
    아빠도 어릴때 그랬는데 지금은 안그런데
    니 친구도 커서는 안그럴거야
    그리고 곤충은 그렇게 고통을 크게 느끼지 않는다고 애써 의연한척 해요

  • 6. 와웅
    '23.11.25 10:46 PM (121.134.xxx.62)

    나이에 비해 무척 성숙해요

  • 7. 초1 딸
    '23.11.25 10:46 PM (118.235.xxx.5)

    초1 딸 있는데 나중에 결혼시키고 싶습니다ㅎㅎㅎ

  • 8. 어머귀염
    '23.11.25 10:50 PM (175.120.xxx.110)

    귀요미네요... ^^

  • 9. 사람의
    '23.11.25 10:58 PM (106.102.xxx.171)

    천성은 타고나는 것같아요.
    심성이 참 착하네요.

  • 10. ㅁㅁ
    '23.11.25 11:02 PM (1.244.xxx.100)

    세상에..어떻게 키우면 저런 아이가 되나요. 너무 사랑스러워요.

  • 11. ..
    '23.11.25 11:07 PM (124.54.xxx.2)

    붕어빵 얘기들으니 참..착하고 배려하는 성정은 가르치는 게 아니라 타고나는 것 같아요.

  • 12. ㅜㅜ
    '23.11.25 11:24 PM (112.158.xxx.107)

    이런 아이가 정글 같은 초중고 생활에서 상처받지 않고 잘 컸음 좋겠어요

  • 13. 우와
    '23.11.25 11:31 PM (109.70.xxx.71)

    요즘 인간에 대한 환멸이 들고 있던 참인데
    이 글을 읽으니 너무 감동적이네요.
    이런 아이들만 있으면 세상이 천국일 텐데요.

    이런 아이들이 공감능력, EQ 감성지능이 높아서
    성공하고 인복도 많고 잘 풀리더라구요.
    정말 열아들 안 부러우시겠어요 부럽습니다

  • 14. 감동
    '23.11.25 11:59 PM (125.142.xxx.31)

    이쁜 동심 지켜줍시다

    인성이 바른 소년이 잘 자라길 랜선이모가 응원할게요♡

  • 15. ㅡㅡㅡㅡ
    '23.11.26 12:45 AM (61.98.xxx.233) - 삭제된댓글

    동화같은 아이네요.
    어엿하게 잘 자라길 응원할께요.
    원지 크게 될거 같은 느낌!

  • 16. 다인
    '23.11.26 1:00 AM (183.99.xxx.179)

    아이고오...이 애기 어쩜 이리 이쁜가요 근데 요즘 세상이 무서워서 드세고 험한 사람들 틈에서 치이지나 않을까 걱정부터 앞서서 슬퍼요.. 평소에는 천사지만 불의와 악의에서는 단호하고 강단있는 아이로 자라나길 기도할께요
    자기를 잘 지키고 올곧은 성품 잘 지켜나가는 튼튼한 어른으로 성장하길 바랄게요
    잘 자라서 세상에 빛과 소금같은 어른이 되어라 아가야

  • 17. 세상에
    '23.11.26 6:12 AM (110.15.xxx.45)

    이리 예쁜 천사가 있네요
    원글님 자랑 하실만 해요
    좀 자주 아드님 얘기 올려주세요
    덕분에 지금 너무 제 가슴이 따뜻해졌어요

  • 18. ㅇㅇ
    '23.11.26 8:13 AM (49.164.xxx.30)

    엄마아빠 둘중 닮았을거에요. 마음이 진짜 곱네요

  • 19. 고운 마음
    '23.11.26 9:52 AM (59.6.xxx.156)

    다치지 않고 잘 자라나길 기원할게요.

  • 20.
    '23.11.26 10:13 AM (106.101.xxx.188)

    층간소음으로 짜증나서 나왔다가 힐링하고 다시 집으로 들어갑니다. 동화같은 아이 ㅎㅎ 좋은 댓글에 사춘기 우리아들 잘해줘야지 마음 먹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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