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수능날 단상

추억속 조회수 : 1,415
작성일 : 2023-11-16 15:57:48

우리 땐 선지원 후시험이라 지원한 학교에 직접 가서 심지어 지원한 단대 그 과 강의실에서 시험을 봤었네요 추운날 보온도시락싸서.. 내 앞뒤에 같은 과 지원한 경쟁자들과 같이 시험을 봤고 그 날 보았던 아이들 중 입학후 보이지 않는 아이들은 떨어진 거였죠 ㅜㅜ

합격자는 대학 대자보 벽에 아련한 흑백사진 속 이야기 같은.. 초겨울 알싸한  바람과 대입시험 뉴스가 들리기 시작하면 매년 무의식 속 두근거림이..

 

그래도 내 경험은 약과였어요 

16년 초겨울 큰 아이 수능보던날  집가까운 학교로배정 다행이다 했고 좀 더 교문 가까이 내려주고싶었으나 교통통제로 교실서 한 참 먼 입구에 내려주며 뒷모습에 울컥하다 그냥 집에 돌아가기 뭐해서 시험보는 학교 뒷담에 차 세우고 한참을 아이가 시험칠 교실을 향해 기도하고 차를 돌려 아파트로 돌아와 계속 아이시험장을 향해 하루종일 기도를 정성껏 드리다 4교시쯤 잠깐 피곤함에 깜빡 잠들었는데ㅜㅜ 공교롭게도 아이가 4교시 과탐을 평소보다 못봐서 내내 미안했다는 .. 

그래도 다행히 수학을 마지막문제 하나만 틀리고 다 맞아 대입을 거뜬히 정시1차로 합격마감..

18년도 둘째 수능날은 유난히 미세먼지가 심한 날이었어요 수능날 새벽에 도시락싸서 택시로 시험장에 데려주고 나오다 조계사로향하는 시내버스가 바로 앞에 서길래 나도모르게 올라타고 조계사로 들어가니 법당안에 수많은 엄마들이 각기 아이들이 있는 시험장 방향으로 머리를 향하고 연신절하는 모습에 집중되질 않아 조금만 기도하고 나왔는데... 우리딸도 시험 폭망 .. 복선이었는지 미세먼지 높은날 버스타고 돌아다니다 심장이 뻐근하고 숨이 막히는듯한 통증에 수능날은 참았다가 다음날 응급실신세까지ㅜㅜ 결국 둘째는 재수행

이은 19년도 수능은 상암고에서 시험.. 데려다주고 

가까운곳 기도할 곳 찾다가 가까운 성당에서 여러분의 수험생엄마들과 하루종일 기도하며 마음을 다잡고 시험 끝나는 시간에 데리러갔던 기억이.. 다행히 럭키하게 정시로 무사히? (후보2등, 조마조마하며 기다린 후) 합격했던.. 

오늘 수능날에 비마저 오네요

지금 이 시간 그 어느때보다 간절히 기도하고계실 어머니들.. 이 날이 평생 기억에서 사라지지 않겠지만 그 또한 지나가고 아이들은 제 갈길을 가고있더랍니다..

한가지 기억에 남는 일은

둘째가 첫 수능을 본 18년도 1교시 국어시험이 불수능이라 할 정도로 애매하게 꼬아논 출제때문에 아이들이 들썩할 정도였는데요... 

저희 둘째가 첫수능을 마치고 시험장을 나오며 저를 만나면서 하는 말이 뭉클하니 기억에 남는데요. 

" 엄마 오늘 국어 시험 .. 와.. 정말 황당하고 절망적이어서 멘탈을 부여잡기가 어려웠고 시험보다말고 포기하고 나가는 아이다있어서 멘탈이 살짝 흔들렸는데....  엄마가 날 위해 기도하고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내가 어려우면 다른아이들도 어려울거야 라는 생각하면서 참고 계속 지문을 읽어 내려갔어"라고 말해줘서 아.. 그래도 나의 작은 기도가 아이에게 조금이나마 닿았구나... 했네요..

수험생 어머님들 시험 마칠 때까지 기도하시구요 아이들에게 좋은 결과 있기를 저도 기도할께요..

매 년 수능 날이면 숙연해집니다.

IP : 1.234.xxx.12
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왠지
    '23.11.16 4:21 PM (211.109.xxx.92)

    원글님도 자녀분들도 공부 엄청 잘 하는 모범생일듯^^
    저는 아이가 수능 못 보고도 짜증만땅이어서 좀 실망ㅠ
    감격스런 ??수능 느낌은 없었네요

  • 2. ㅠㅠ
    '23.11.16 4:36 PM (39.123.xxx.130) - 삭제된댓글

    난 애도 없는데 이 글 읽고 왜 눈물이 났을까요?
    부모님들은 대단한 것 같아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29519 아이를 투명인간 취급하고 싶어요 19 .. 2023/12/11 6,569
1529518 서울의봄 오늘 58만 파죽지세 9 ..... 2023/12/11 2,783
1529517 고래와 나 보는데 너무 화나네요.. 15 2023/12/11 2,912
1529516 불륜으로 낳은 아기 사건 21 부모 2023/12/11 10,327
1529515 이동건 아이를 왜 저런식으로 공개하죠? 30 .. 2023/12/11 23,071
1529514 이동건 딸 로아 너무 이쁘네요. 15 어머 2023/12/10 7,729
1529513 BTS 김남준의 편지 24 쓸개코 2023/12/10 4,367
1529512 머신없이 캡슐커피 먹기 가능한가요? 9 ㅇㅇ 2023/12/10 4,855
1529511 이재명 지지자들은 이낙연에게 바라는게 뭐에요? 28 .. 2023/12/10 1,955
1529510 (82csi님) 드라마 [마인] 보신 분들만요 5 궁금하다 2023/12/10 1,442
1529509 친인척에게까지 빚이 상속되는거 이해가안가요 17 2023/12/10 6,380
1529508 문득 키친토크에서 오래전에 보았던 분 닉네임이 기억이 안나요 ㅜ.. 22 갑자기 2023/12/10 3,894
1529507 파죽지세 '서울의 봄' 통화, 실제 녹취는 더 긴박했다 2 638만 2023/12/10 2,121
1529506 오늘 팔힘으로 머랭 좀 쳤더니 5 어우 2023/12/10 1,376
1529505 내일 군대가는 BTS 뷔 엄청 유쾌하네요. 12 밤톨같아 2023/12/10 5,864
1529504 조윤희 첨 나왔을때 너무 이뻐서 점찍었어요 7 ㅇㅇㅇ 2023/12/10 6,856
1529503 과채식을 많이 하는데 콜레스테롤이 올라간 이유 11 ㅎㄴ 2023/12/10 4,863
1529502 패딩이 다 어두운 색이예요 4 ㅇㅇ 2023/12/10 1,863
1529501 하루만에 1.5키로가 찌나요? 10 체중이1.5.. 2023/12/10 3,467
1529500 마술끝나자마자 5 혹시 2023/12/10 1,002
1529499 오늘 후회되는것 한가지.. 3 .... 2023/12/10 2,710
1529498 아들녀석 공부하는거 보니 글렀다 싶네요.. 16 dd 2023/12/10 4,566
1529497 남편과 정치성향 다르니 피곤하네요. 40 아....... 2023/12/10 4,252
1529496 아웃백 모바일 상품권 당근에서 구입해도 안전할까요? 4 아웃뱃 2023/12/10 1,100
1529495 무학인데 부를 이룬 분 보면 10 ㅇㅇ 2023/12/10 2,9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