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한 적이 딱 한 번 있었어요. 초등 5학년 (국민학교 5학년)때였어요.
제가 그때 공부를 잘했고 좀 새침했던 것 같아요.
짝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이름도 기억이 나요.
하루종일 옆에서 사사건건 잔소리를 하며 저를 괴롭혔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제가 필기를 하면 옆에서 제 글씨를 지적한다든가, 친구들과 놀고 있으면 와서 저를 지적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다행히 그애 말에 동조하는 학생들이 없었지만 저는 하루종일 그애때문에 힘들었어요.
그래서 참다참다 오후가 되면 못 버티고 조퇴를 했어요.
그게 2,3일 계속 되니까 선생님도 걱정하시고 부모님도 걱정하셨어요.
왜 그러냐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표현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냥 그애가 옆에서 하루종일 저에게 트집을 잡는 거였거든요.
그때 선생님이 그런 저를 지켜보셨던 것 같아요.
그러더니 점심시간마다 저를 부르셨어요.
그때 무슨 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은 식사 후에 어딜 다니셨어요. 아마 산책이었던 것 같아요.
그 산책에 꼭 저를 데리고 저와 함께 걸으셨어요.
그때 선생님과 제가 아무 말도 없이 걷기만 했던 것 같아요.
저를 특별 대우해주신 거죠.
그 선생님 모습과 이름도 기억하고 있어요.
그렇게 일주일 정도 항상 저를 동행해서 산책을 다니신 이후로 그애가 저를 괴롭혔던 기억이 없고 조퇴도 더이상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마 지켜보시다가 짝도 바꿔주셨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은밀한 괴롭힘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하루종일 지적을 받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제가 그때 반에서 1,2등을 했지만 집이 가난했거든요.
손톱이 길다, 지저분하다.
반찬이 그게 뭐냐, 그런 걸 어떻게 먹냐.
옷이 그게 뭐냐, 그렇게 가난하냐.
짧지만 고통스러운 시절이었고
선생님께 지금도 감사드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