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괴롭힘 당했던 초등 시절

... 조회수 : 1,650
작성일 : 2023-11-13 09:07:06

제가 누군가에게 괴롭힘을 당한 적이 딱 한 번 있었어요. 초등 5학년 (국민학교 5학년)때였어요.

 

제가 그때 공부를 잘했고 좀 새침했던 것 같아요.

짝이 있었는데, 지금까지 이름도 기억이 나요.

하루종일 옆에서 사사건건 잔소리를 하며 저를 괴롭혔던 것 같아요.

예를 들어 제가 필기를 하면 옆에서 제 글씨를 지적한다든가, 친구들과 놀고 있으면 와서 저를 지적한다든가 하는 식으로요.

다행히 그애 말에 동조하는 학생들이 없었지만 저는 하루종일 그애때문에 힘들었어요.

 

그래서 참다참다 오후가 되면 못 버티고 조퇴를 했어요.

그게 2,3일 계속 되니까 선생님도 걱정하시고 부모님도 걱정하셨어요.

왜 그러냐고 하는데 구체적으로 표현하기가 어려웠어요. 그냥 그애가 옆에서 하루종일 저에게 트집을 잡는 거였거든요.

 

그때 선생님이 그런 저를 지켜보셨던 것 같아요.

그러더니 점심시간마다 저를 부르셨어요.

그때 무슨 일이었는지는 모르겠지만 선생님은 식사 후에 어딜 다니셨어요. 아마 산책이었던 것 같아요.

그 산책에 꼭 저를 데리고 저와 함께 걸으셨어요.

그때 선생님과 제가 아무 말도 없이 걷기만 했던 것 같아요.

저를 특별 대우해주신 거죠.

그 선생님 모습과 이름도 기억하고 있어요.

 

그렇게 일주일 정도 항상 저를 동행해서 산책을 다니신 이후로 그애가 저를 괴롭혔던 기억이 없고 조퇴도 더이상 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아마 지켜보시다가 짝도 바꿔주셨던 것 같아요.

 

지금 생각하면 은밀한 괴롭힘이었던 것 같아요.

내가 뭔가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거든요.

하루종일 지적을 받으니 그런 생각이 들었던 것 같아요. 

제가 그때 반에서 1,2등을 했지만 집이 가난했거든요.

 

손톱이 길다, 지저분하다.

반찬이 그게 뭐냐, 그런 걸 어떻게 먹냐.

옷이 그게 뭐냐, 그렇게 가난하냐.

 

짧지만 고통스러운 시절이었고

선생님께 지금도 감사드려요.

 

 

IP : 118.235.xxx.53
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ㅜㅜ
    '23.11.13 9:12 AM (218.50.xxx.110)

    정말 고마운 선생님이셨네요.
    찡합니다

  • 2. 세상에나
    '23.11.13 9:19 AM (211.184.xxx.190)

    그렇게 멋진 선생님을...복 받으셨었네요.

    저도 5학년때 기쎈 여자아이2에게
    시기질투 한몸에 받아 왕따당했던 기억이 있는데
    그 전에는 다른 친구들과 사이좋았었는데 ...황당했음

    그때 기억을 떠올리면 내가 못나서
    당당하게 대응 못했다 싶으니 너무 분해요.
    다행히 딱 1년만 그러고 말았는데..
    집에선 말 못하고 학교에서 선생은 관심없고...
    87년...씁쓸한 기억이네요

  • 3. 고마운 분이네요.
    '23.11.13 9:20 AM (223.38.xxx.150) - 삭제된댓글

    선생님이 정말 중요해요.
    제 친구딸은 반대인 분을 만나서 학폭이 심해졌다더라구요.
    초기에 선생님 대응이 중요해요.

  • 4. ㅇㅇ
    '23.11.13 9:28 AM (124.49.xxx.184)

    전 초등 2학년때 그런 애를 만났어요. 그 어린 나이에 권력을 부릴 줄 알던, 참 드문 애였어요. 동심은 어디에 갖다 팔아버리고 이간질과 거짓말을 일삼던 아이. 그 앨 보면서 성격은 타고난다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70년대에 이름이 서양식 세 글자라 이름부터 특이했던 애인데, 지금도 어디선가 그러고 살겠죠.

  • 5. 1212
    '23.11.13 9:52 AM (183.105.xxx.144)

    서양식 세글자 이름 밝히시면 안돼요? 세상에 널리 그이름
    알리고싶네요.

  • 6. 저도요
    '23.11.13 10:00 AM (106.101.xxx.152) - 삭제된댓글

    5학년대 나 괴롭힌아이
    이름도 기억함
    안영미...
    화장실도 못가게하고 본인싫은아이한테 나시켜서
    해코지하게하고 잘나지도 않은아이한테
    조종당하고 넘 힘들었네요
    제가 너무 순하고 착했어서 막내라 오빠들 심부름잘하는 순딩이
    었거든요 너무 순해빠진애한테 꼭 나쁜애들이 달라붙어요
    원글님은 선생님께서 이뻐하셨나봐요
    전 학급에 애들이 너무 많아서 뭐 존재감도 없었죠
    지금도 쎈케릭터를 제일 싫어해요

  • 7. 럭키
    '23.11.13 1:05 PM (116.32.xxx.155)

    선생님이 정말 중요해요.22

  • 8. 시기질투
    '23.11.13 2:59 PM (223.38.xxx.236)

    무섭네요. 그래도 선생님이 판단을 잘하셔서
    다행입니다.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28451 부모님 돌아가시고 제일 후회되는게 뭐였나요? 25 2023/12/07 6,889
1528450 영어만 1등급인 저희 아이 ㅠㅠ 8 휴… 2023/12/07 4,378
1528449 홍익표 '與, 위성정당 방지 15일까지 합의안되면 민주당이 판단.. 3 홍익표 잘한.. 2023/12/07 964
1528448 언제부터 돈이 사람 보다 더 중요하게 됐나요? 19 언제부터 2023/12/07 3,730
1528447 갠적으로 입시치뤄보면 겸손 12 ㅇㅇ 2023/12/07 3,590
1528446 책상에서 발받침 쓰세요? 5 ㅋㅋㅋ 2023/12/07 1,260
1528445 사는게 재미없어보인다고,,,ㅠ 15 ㅜㅠ 2023/12/07 5,126
1528444 인생 최대 목표 ㅎㅎ 2 ㅇㅇ 2023/12/07 2,310
1528443 포케는 샐러드랑 다른게 뭔가요? 5 ... 2023/12/07 3,023
1528442 한김치 레시피를 배추 1~3통으로 줄이면 1 ... 2023/12/07 1,015
1528441 코트 혼용율이요 2 궁금 2023/12/07 813
1528440 골프 초보자인데 손가락 손바닥이 아프네요 10 2023/12/07 1,417
1528439 제일 황당한 선물 뭐 받아봤어요? 24 ... 2023/12/07 6,328
1528438 궁합이야기 2 궁합 2023/12/07 1,276
1528437 몽클레어 플라메뜨 있으신분??? 2 ,,, 2023/12/07 1,456
1528436 밥새우 가 있는데요. 3 ufgh 2023/12/07 985
1528435 요즘 gs프레시 뭐 살 거 있나요? 2 ... 2023/12/07 804
1528434 족저근막염 운동화 16 커피나무 2023/12/07 2,819
1528433 희한하게 면접보고왔던 아들 취업했어요^^ 42 얼마전 2023/12/07 12,723
1528432 꿈 해몽 좀 부탁드립니다. 2 해몽 2023/12/07 624
1528431 문화유산 등재 추진 부산시의 '역설' / JTBC News 우리가남이가.. 2023/12/07 546
1528430 갑자기 가슴이 답답해요.ㅜ 4 스트레스? 2023/12/07 1,531
1528429 건강최고 17 2023/12/07 3,583
1528428 난방온도 4 아파트 2023/12/07 1,892
1528427 인서울 간호학과 다녀요 30 258963.. 2023/12/07 6,5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