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농장에 사는 길냥이들 매일 밥주러 가는데 갈때마다 나무위에 웅크리고 앉아 다른 냥이들 먹는거 쳐다만 보던 아이였어요
먹을거 가까이 던져줘도 서열에서 밀리는지 못먹던데 나중에라도 먹고 있겠지 생각하고 별로 걱정 안했어요
근데 오늘은 제가 밥주러가는 길목에 앉아 냥냥거리는 거예요
저보고 들으라는 거 같앴어요
길냥이 밥 2년 넘게 줘도 아무도 가까이 못오게 하는데 얘는 피하지도 않고 냥냥거리길래 안아주니 가만히 있더라구요
가만히 품에 폭 안겨요
키우는 반려견이 두마리나 있고 애들이 키우는 고양이도 두마리나 따로 있어서 한참 고민했어요
이 아이를 어찌해야 하나..
두고 오면 곧 죽을거 같고 차에 태우면 차안에서 난리칠거 같고 고민고민하다 그냥 안고 운전하다 중간에 내려 차에 있던 강아지 두마리 산책 시키는 동안에도 안아줬는데 죽은듯이 푹 자더라구요
피곤한건지 아픈건지 몇시간을 안긴채 푹 자다 품에서 그냥 소변 눠서 옷이 젖어버렸고 잠들어 있는 채 집에 와서 목욕시키니 깨어서 벗어나려 발버둥치더라구요
목욕후 푹신한 이불 깔고 담요 덮어주니 또 죽은듯이 자다가 지금 막 시끄럽게 잠꼬대하고 있어요
한달정도 된 아이 같은데 기운 차리게하고 다시 데려다 놓아도 안되겠죠?
저랑 살겠다고 길목까지 나와서 냥냥 거린거 같은데 지금 자다깨서 환경이 바뀐걸 느꼈는지 계속 냥냥거리네요
오늘밤은 다른방에 재워도 될까요?
갑자기 내가 무슨짓을 한건지 현타가 오네요ㅜ
강아지 두마리는 호기심 갖고 멍멍 두어번 짖더니 각자 자기자리로 돌아가서 발 뻗고 자요
관심도 없네요;
다시 조용해졌어요
오늘밤 무시히 넘길수 있을지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