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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몰랐는데 앞에 나가서 말하는거 좋아하는 여자였나봐요.

... 조회수 : 3,487
작성일 : 2023-10-25 15:59:45

늦은 나이에 대학원 다니고 있거든요. 

발표 수업이 있었는데 그날 하루종일 화장실 자주가고 입은 바짝바짝 마르고 심장은 배를 뚫고 나올듯이 쿵쾅거리고. 

 

제 차례가 다가오자 손에 땀이차고 온갖 장기가 팔딱팔딱 뛰는것 같더라구요. 

 

긴장하면 말이 빨라질테고 그러면 발표 제대로 못할까봐 느리게 말하자 느리게 말하자 주문을 외우고 나갔죠. 

 

나가서 인사를 하는 순간... 긴장이 사라졌어요. 

무대체질이었나 싶게 내가 발표하면서도 너무 잘한다 싶었고 ppt에 없는 내용도 말하고 청중에게 질문도 하고... 스티브 잡스처럼 옷 입어서 그랬는지 너무나 천연덕스럽게 잘했네요. 

 

끝나고 나서 교수님이 칭찬도 해주시고 사람들도 너무 잘했다고 하고. 

 

울아빠가 약간 약장수 스타일이시거든요. 앞에 나가서 말하는거 체질적으로 잘하시는 분인데 아빠 유전자가 어디 숨어있다 튀어나온건지 아직까지도 내가 글케 발표를 잘한게 믿어지지가 않아요. 

 

끝나고 나서 젤 먼저 아빠한테 전화해서는 고맙다고 ㅎㅎㅎ 아빠 유전자 덕봤다고 감사하다고 했더니 너가 내자식이 확실하다면 발표는 껌이라고 앞으로도 발표따윈 겁내지 말라고. (생긴게 완전 아빠랑 똑같아서 친자 의심은 안들어요)

 

남편이랑 애들도 발표 잘 끝냈냐고 연락왔는데 

진짜 잘했다고 했더니 그럴줄 알았대요. 엄마는 평상시에는 조용한데 누구랑 싸울때 보면 완전 다른 사람이라고. (제가 불의를 못지나치거든요. 얼마전에도 마트에서 왠 미친 남자가 캐셔분한테 욕하고 소리치길래 뭔 용기가 생겼는지 거기 끼어들어서 뭐하시는 거냐고 소리 질렀어요.)

 

앞으로 발표할 일 많은데 이제부터는 안쫄릴것 같아요. 내가 이런걸 잘한다는걸 이제사 알았네요. 

IP : 58.29.xxx.196
1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부럽네요
    '23.10.25 4:03 PM (112.161.xxx.143)

    대학원 다니시는 것도 부럽고
    말 잘하는 것도 부럽고
    응원해주는 가족도 다 부럽네요
    대학원 잘 마치시고 또 다른 성공 이루시기 바랍니다

  • 2. ...,
    '23.10.25 4:08 PM (221.157.xxx.127)

    와~~대박부럽네요

  • 3. ㅇㅇ
    '23.10.25 4:13 PM (118.235.xxx.167)

    와우 능력자시네요
    엄청 부러워요 ^^

  • 4. 인생무념
    '23.10.25 4:14 PM (211.215.xxx.235)

    와~ 멋지세요~~ 그게 타고난 기질이더라구요..발표불안있는 분들도 많은데 이게 성공경험을 하고 나면 싹 사라지고 자신감 생기더라구요. 저도 늦은 나이에대학원 다녔는데,,일단 같이 있는 분들이 저를 평가하겠다가 아니라 수용적으로 들어줄려고 하니 저도 마음이 편해지고..
    그런 경험을 하고 나니..이제 사람들앞에서 말하는게 힘들지 않더라구요.

  • 5. ㅇㅇ
    '23.10.25 4:16 PM (118.220.xxx.184)

    진짜 부러운 능럭이시네요
    멋져요

  • 6. ...
    '23.10.25 4:25 PM (58.29.xxx.196)

    응원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고. 대학원 등록금도 학자금 대출로 해결중입니다. 졸업하고 갚아야 하는데 이상하게 걱정이 안되요. 뭐라도 해서 이건 내가 꼭 갚겠다는 자신이 생기는데 모르겠어요.
    100세 시대라는데 지금 공부해서 뭔가 새로운 직업을 가질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걱정반 기대반인데 열심히 하면 이길 끝에서 웃을수 있으리란 희망을 품어보겠습니다.

  • 7. 멋져요
    '23.10.25 4:35 PM (61.83.xxx.94)

    와아아!
    멋집니다.

  • 8. 1212
    '23.10.25 4:38 PM (183.105.xxx.144)

    대학원 다니는것, 응원해주는 가족, 딸에게
    사랑 넘치는 격려해주시는 아버지, 무엇보다 원글님 성격
    모두 다 부럽습니다.

  • 9. 짝짝
    '23.10.25 4:46 PM (115.86.xxx.7)

    와 멋지십니다.
    역시 노력보다 유전자가 대단하긴 하네요.
    불의를 못 참으시는것도 대단하세요.

  • 10. 와..
    '23.10.25 4:51 PM (121.137.xxx.231)

    원글님 너무 부럽습니다!!
    원글님 같은 성격이 되고 싶었는데 .

  • 11. ...
    '23.10.25 6:45 PM (223.39.xxx.74)

    아버지와 가족의 말이 너무 좋네요

  • 12. 대박
    '23.10.25 7:15 PM (1.235.xxx.154)

    축하드려요
    지금이라도 시작하신게어딘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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