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아이를 키우다보니 내 구멍이 다 보임

ㅁㅁㅁ 조회수 : 5,048
작성일 : 2023-10-19 14:41:43

혼자 살 때는 뭐든지 잘하는 줄 알았음

아이를 낳고 거의 20년째 육아를 하다보니

그리고 아직 막내가 어린 관계로 계속 육아육아인데

내 안의 모든 상처와 컴플렉스 미해결 과제가 끝도 없이 나옴. 

 

 

   1. 살에 대한 강박: 둘째가 갑자기 살이 퐁퐁찌는데 나는 거의 공포감을 느낌. 엄청난 통제욕구가 발동됨. 돌아보니, 10대 후반에서 20대까지 내 존재에 대한 수치심으로 뭘 먹는 것을 남에게 들키고 싶지 않아서 수년간 숨어서 폭토. 그때의 참담함이 재현되면서 아이가 많이 먹으면 엄청 불안하고 화가남. 

 

      2. 관계 불안: 인싸에 가깝게 살았지만 늘 버림받을까봐 두려웠음(부모로부터의 유기 경험영향인듯). 아이가 관계에서 고립되는 듯한 눈치가 보이면 엄청나게 조바심이 남. 너무너무 속이 상하고 어떻게든 아이를 원만한 관계 안으로 편입시키고 싶으나 사회성 낮은 아이가 안따라줄 때 야속하고 미칠거 같음. 

 

      3. 단절에 대한 공포: 품행장애 정도였던 형제가 낮밤 바뀌어 낮에 계속 잠만 잤고 새어머니도 기분 나쁘면 문닫고 들어와 며칠씩 안나오고 밥도물도말도 다 거부했는데...큰애가 낮밤 바뀌어 생활하고 낮에 시체처럼 누워있으면 거대한 담벼락에 부딪힌 듯 숨이 막히고 죽을 거 같음. 

 

그 밖에도 더 있지만 위의 것들이 일상의 에피소드로 튀어나오게 될 때,

거의 동물적 반응을 하게됨.

성숙과 지혜 이런거 다 개 주고, 개처럼 멍멍 짖음.

그리고 난다음 밀려드는 큰 자괴감.

 

네..이런 저를 하드캐리하며 살고 있습니다. 

**아 숙제 천천히 풀자. 이제 문제 알았으니......

여러분 행복하세요.

IP : 115.21.xxx.250
18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아아아아
    '23.10.19 2:45 PM (118.235.xxx.251)

    네. 숙제 하나씩 풀어요. 화이팅

  • 2. ㅣㅣ
    '23.10.19 2:49 PM (106.101.xxx.14) - 삭제된댓글

    자가진단까지 되시니 반은 하신거예요. ^^

  • 3. ....
    '23.10.19 2:50 PM (211.108.xxx.113)

    정확히 파악하고 있고 자기 객관화도 잘되어있으니 건강하신거에요 자식에게도 실수 할 수 있어요 잘못하면 사과도 하면서 그렇게 그렇게 잘 맞추면서 살아요 우리

  • 4. 나는나
    '23.10.19 2:52 PM (39.118.xxx.220)

    에고 힘드셨겠네요. 님도 이제 행복하세요.

  • 5. 네..
    '23.10.19 2:56 PM (115.21.xxx.250)

    애들 덕에 나를 보며 산다..하면서 겸손하게 그러나 유쾌하게 살려구요.
    애들에게 참 고맙고 이런 나에게 충성하는? 남편에게도 고맙고요.
    이만하면 박복하지 않아요

  • 6. ..
    '23.10.19 2:56 PM (106.101.xxx.121) - 삭제된댓글

    저는 미혼일 때도 저 자신이
    너무 객관적으로 잘 보이더라구요
    특히 부족한 부분이요..
    그래서 자식은 안 낳았어요

  • 7. 먼지
    '23.10.19 3:11 PM (123.215.xxx.40)

    원글님 마음 완전 제 마음이어요.

    전 그래서 그런순간들에(아, 이게 나구나 나 이런 바닥도 있어?ㅋㅋ 하는 순간에)
    아이들 존재에 존재 그 자체로 고마움을 느낍니다.
    그저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저라는 사람의 '자기이해'를 도와주니까요.

    자식의 이런점, 저런점때문에 힘들어요..라고 우린 말하지만
    깊게 들어가보면
    그런점, 저런점에 반응하는 내 방식이 스스로
    못마땅하거나
    그걸 버티어내는 힘이 없는거지요.
    결국 자식키우는건 나 자신과의 싸움인가봅니다.

    나 그 싸움 안할래
    자기 이해...그냥 안하고 죽을래. 도 하나의 선택.
    (저의 가장 친한친구의 선택)

    살다보니(돌아보면 다 제선택)
    싸움의 한복판에 들어와있으니
    회피하지 말고 잘살아보자...
    그렇게 하루하루 살고 있네요.

    저도 함께 사는 성인남성1 어린이2
    세남자가 고맙습니다.
    제가 딱히 훌륭하지도, 똑똑하지도 않다는걸
    자주 깨닫게해줘서요.
    그걸 깨닫고 나니
    처음엔 기분이 나쁜던데ㅋㅋ
    받아들이고나니 우리 다 그저그런데
    너무 애쓰지말고 그럭저럭 하루하루 잘보내며
    살자...가 되니 마음은 점점 편안해지는 것 같아요.

  • 8. 아진짜
    '23.10.19 3:20 PM (115.21.xxx.164)

    요새 구멍이 뻥뻥 뚤려서 아이에게 너무 미안해요

  • 9. 우리다
    '23.10.19 3:38 PM (115.21.xxx.250) - 삭제된댓글

    불완전한 존재라 그렇죠.
    내가 언제 가장 힘든가 보니
    아이가 속썩여서라기 보다는 그럴 때 나의 반응이 (누구에게도 1도 도움 안되는)짐승같을 때 더군요.
    그래서 제가 하는 첫번째 조치로,
    나 자신을 심하게 책망하지 말 것, 그럴 시간에 운동하고 환기하여 다시 평정심을 찾을 것. 입니다.

    그리고 두 번째 조치로는,
    비슷한 패턴을 만날 때 '아 이거 내 덫이잖아!' 하고 알아차리고 발 안디밀기..

    요거 두 번째거 요거요거 어렵습니다.
    대개 내가 알아차리고 보면 이미 덫이 내 발목을 사정없이 잡아먹고 있을 때거든요-.-

    그래서 토네이도에 휩싸이기 전에
    일단 내가 내 마음을 멀찍이 바라보고 아..점점 열이 오르기 시작하는구나..인식하고
    조금 숨을 돌려줘야 합니다.
    전 그럴 때 몸을 좀 풀어줘요
    안될거 같으면 개 데리고 나가거나..등..

  • 10. 우리다
    '23.10.19 3:42 PM (115.21.xxx.250)

    불완전한 존재라 그렇죠.
    내가 언제 가장 힘든가 보니
    아이가 속썩일때 보다는
    나의 반응이 (누구에게도 1도 도움 안되는)짐승같을 때 더군요.
    자기 혐오를 못견디겠더라고요. 자괴감...
    그래서 제가 하는 첫번째 조치로,
    나 자신을 심하게 책망하지 말 것,
    그럴 시간에 운동하고 환기하여 다시 평정심을 찾고, 나를 다독일것.

    두 번째 조치는 그러한 '독소 패턴'을 알아차리고 덫에 빠지지 말 것.
    요거요거 말이 쉽지요...
    대개의 경우 정신 들었을 때는 이미 덫에 발모가지 잘리기 직전인걸..
    몸에 서서히 열이 올라 빡의 rpm이 올라간다 싶을 때 알아차립니다.
    이번엔 좀 낚이지 말자...휴우~~~좀 멀리멀리...숨쉬고,
    유연하게 유연하게..되뇌이며 긴장을 풀어줘요.
    이때 몸 움직이는게 도움이 됩니다.
    간단히 스트레치라도 해주고 목 돌리고...얼음물 한 잔 마시고..
    맞어..이거 내 병이야...하면서..

    안될거 같으면 개 데리고 나가거나..등..

  • 11. ...
    '23.10.19 3:51 PM (1.234.xxx.165)

    자기 구멍 볼 수 있는 사람이면 완전 좋은 부모이고 사람으로도 아주 좋은 사람인 거예요. 훌륭합니다.

    남의 눈 가시는 보면서 내 눈 대들보는 못본다는 말이 왜 있겠어요?

  • 12. ㅇㅇ
    '23.10.19 4:16 PM (58.234.xxx.21)

    저도 늘 느끼던 거에요
    자식을 키우면서 제 자신이 객관화되고
    결핍도 많고 미성숙한 존재라는걸 깨달았어요
    자식 안낳았으면 나름 괜찮은 사람인줄 착각하고 살았을듯
    내 안의 바닥을 훤하게 들춰내주는게 자식이더라는

  • 13. ..
    '23.10.19 5:13 PM (117.111.xxx.37)

    우리 모두 불완전한 존재니까요. 원글님도 댓글님들도 경험 공유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아이로 인해 삶을 한 번 더 살게 되는 것 같네요. 객관적으로 나의 허물이나 상처가 보이게되면 그 때부터 치유가 시작되는 거 같아요.

  • 14. ㅇㅇ
    '23.10.19 5:56 PM (112.169.xxx.167) - 삭제된댓글

    맞아요 육아는 내 인생의 부족한 점을 들여다보게 하고 자식과 같이 성장하게 하는 것 같아요 ㅠㅠ

  • 15. ...
    '23.10.19 6:52 PM (221.146.xxx.22)

    원글님 글을 잘 쓰시네요. 이해도 쉽고 공감되게
    이렇게 자기파악을 하시니 대처요령도 알게 되고. 정말 훌륭합니다

  • 16. 희망
    '23.10.19 7:27 PM (175.195.xxx.148)

    이렇게 원인파악이 잘 되니 반은 해결된거죠
    잘 헤쳐나가실거예요 화이팅

  • 17. ...
    '23.10.19 7:57 PM (218.155.xxx.202)

    저도 저의 취약성이 아이에게 보여질때 엄청난 공포감이 밀려오더라구요

  • 18. 고맙습니다
    '23.10.19 8:00 PM (180.69.xxx.124)

    세상엔 아직도 따뜻한 분들 많아요.
    지나칠수도 있는데 너벌너벌한 글에 따뜻한 댓글들이 온기를 주네요
    저도 요새 82서 선플 연습하고 있어요
    되도록 원글을 따끈하게 바라보고 댓글달기요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531451 카이스트 나온 사람 첨 봤는데 아우라가 정말 62 ㅇㅇ 2023/11/14 20,719
1531450 성장호르몬 부작용 35 ... 2023/11/14 5,989
1531449 겨울되니 삶의질이 뚝떨어지고 넘우울해요 28 2023/11/14 15,539
1531448 요새 빠져버린 서퍼동영상 7 아하 2023/11/14 1,643
1531447 카톡 나중에 읽는 사람. 32 2023/11/14 7,502
1531446 젊음을 유지하고 있는 하버드 유전학 교수 11 2023/11/14 6,397
1531445 6번 위장전입 한 사람 9 .. 2023/11/14 2,521
1531444 빈대, 1년 굶어도 살아남아 12 ㅇㅇ 2023/11/14 3,641
1531443 다이야귀걸이. 비슷한거 모이사나이트 잇는분들 13 모이사나아트.. 2023/11/14 2,521
1531442 LG의 우승 韓 풀어준 명장' 염경엽 감독 15 ..... 2023/11/14 3,456
1531441 정신병동에도 아침이 와요...너무 슬프고 잘만들었네요 22 00 2023/11/14 6,766
1531440 인스타 카톡연계 알려주세요. 1 고민절실 2023/11/14 917
1531439 술먹고에서 차에서 잠든 남편 찾으러 내려가요. 13 에휴 2023/11/14 4,938
1531438 이런 사람 손절 해야겠죠? 13 2023/11/14 5,528
1531437 화제의 발렌시아가 신상 41 ㅇㅇ 2023/11/14 18,515
1531436 유럽 구옥 살아보신 분~ 12 진주 2023/11/14 3,836
1531435 김건희 특검법!!! 주가조작내용 뉴탐사에서 보도중입니다 3 실시간 2023/11/14 1,483
1531434 기억에 남는 나의 은사님 … .. 2023/11/14 1,016
1531433 지블링 캐시미어100코트 보풀 제거좀 도와주세요. 1 ^^* 2023/11/14 1,527
1531432 노안인데 가끔 희한해요~~ 5 아미고스 2023/11/13 4,473
1531431 넷플에 설리다큐 떴는데 맘 아파요 인터뷰가 6 ㅇㅇ 2023/11/13 5,906
1531430 황토색 바지와 어울리는 상의색상은 무엇인가요 11 빠숀 2023/11/13 3,266
1531429 서울 지하주차장 아이오닉5 택시전기차 화재 9 2023/11/13 3,334
1531428 보험설계사 무슨 피라미드인가요? 11 영업 2023/11/13 3,308
1531427 일회용렌즈랑 한달용 렌즈 4 안경 2023/11/13 1,6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