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문글에 걸린 비참한 40대 비혼여자 사실은 제 얘기거든요.
ㅡㅡ;
문과 대학 졸업한 것도 맞고 직업 변변치 않은 것도 맞고 예금 몇 천만원...
하급지 아파트랑 동물 키우는 건 틀렸어요. 부모님한테 얹혀 살고 동물을 안 키우거든요.
암튼 읽으면서 전 그 원글님의 신통함에 깜짝 놀랐어요. 제 처지를 어째 이렇게 잘 맞추는지...
사실은 그 글 읽기 전에 전에, 저는 제 상황에 대해서 아, 참 재미없는 신세다, 이런 생각을 하고 있었어요.
결혼 안하고 남편이랑 자식 없고 직업도 없으니 재미없는 게 당연하죠.
그래서 그 원글 읽고 그 많은 댓글을 읽었는데...
웃긴 게 비참해지는 게 아니라 마음이 차분해지면서...화도 안 나요. 뭐, 그분 얘기가 다 맞는 얘기죠.
근데 평소에는 누가 조금만 거슬리는 말을 해도 바짝 열이 나서 씨근벌떡하는데 왜 이리 잔잔한가요.
대문글에 댓글 쓰다가 지웠는데...굳이 내가 비참하지 않다고 설명할 필요는 없는 것 같네요.
지난번에 여자애들 문과출신은 답 없다, 취업 안 된다, 이런 글도 다 읽었는데, 네, 제 얘깁니다.
그때도 그걸 읽으니까 어지럽던 마음이 차분해지는 마술 같은 효과를 경험했답니다...
제가 작년 연말에 알바 관두고 집에 있으면서 불투명한 내 미래를 한창 고민하고 있었는데
바로 그 글이 눈에 딱 들어오면서! 다 읽었더니...오히려 마음이 차분해져서 이상했어요...
만약 제 면전에서 그랬더라면 화났을 텐데, 제 3의 매체인 글이라서 그런지도 모르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