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엄마 어릴적부터 깔끔하게 살림 잘 하고 그 많은 제사 척척..손 커서 음식 잘 하고 양념 듬뿍.
모든 음식이 다 맛나서 항상 밥 두그릇 뚝딱했던 기억.
그걸 흐뭇하게 보던 엄마..
특히 저 중학교때 집 지어 이사했는데
그 집을 매일 쓸고 닦고
호스 들고 다니며 여기저기 물청소
그런데 저 초등때 당뇨진단 받고
고등때 심해져서 입원하고
당뇨라는게 혈당조절만 하면 또 짱짱해지니까
예전 괄괄한 모습으로 돌아오셨지만
어느순간부터인지 집 여기저기에 먼지 쌓이기 시작.
그래도 늘 같이 살았으니 못 느꼈다가
취업후 집을 떠나 한번씩 오면 점점 예전보다 더 더러워지는 집..엄마는 예전과 같은것 같은데.
결국 몇년후 쓰러지시고(당뇨 심해지면서 뇌혈관 막힌듯)못 일어나시고 돌아가셨어요.
결혼했는데 시어머니는 바닥에 머리카락 하나만 있어도 난리나는 타입. 베란다 창문 여는 날은 걸레질을 하루 두번은 해야 직성이 풀리는 분.
쌓아놓는건 있을수 없는일.
그런 시어머니가 기력이 서서히 안 좋아진다 싶더니 넘어져서 수술받고 그래도 다시 기력 찾는다 싶더니
몇년전부터 집에 먼지 쌓이고
냉장고 더러워지고
비닐봉다리 쌓이고
그때 울 친정엄마 생각나서 느낌이 안 좋았는데
얼마전 돌아가셨어요.
제 경험상 정리 청소 잘 하던분이 이거 못 하거나 안 하면
곧 가신다는 신호같아요.
전 제딸들에게 엄빠가 유독 정리못하고 청소못하면 몇년내로 이별할 순간이 오는거라고 미리 말 해두려구요
영화ㅡ건축학 개론에서도 마지막에 남주가 홀어머니 찾아가서 미국 안 가고 기력 없는 엄마랑 살까 고민하는 장면에서 그 홀어머니가 기침 콜록콜록 하면서 냉장고 여는데 정리 안되고 마구잡이로 꽉 채워져 있는 검정봉다리들 화면에 잡아주던데 이게 그 홀어머니도 이제 얼마 안 남았다는 암시이고 그때문에 미국행을 고민하는 아들의 모습도 인상적이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