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희 집이 가족 캠핑 17년차 정도 되는데요.
조금이라도 캠핑해보신 분은 아시겠지만
5월만 되어도 절대 들판에 텐트를 치지 않아요.
텐트는 해를 거의 가려주지 않아서 땡볕 아래서 캠핑은 그냥 고행이거든요.
그래서 5월부터는 아름드리 큰 나무가 있는 사이트거나
나무가 울창해서 짙은 그늘이 드리워진 산속, 계곡 캠핑장에 캠핑을 갑니다.
그런데 한두달 전
우리나라 새만금이라는 곳에 세계 잼버리 대회가 열리는데
침수가 잘 되고 배수도 안되는 뻘밭인데
준비가 많이 미흡하다며
야영지 사진을 봤는데...
보는 순간 진짜 쌍욕이 자동발사 되더군요.
모내기가 막 끝난 평야인양 물웅덩이에 잔디가 송송 솟아있고
설마 그 위에 진짜로 애들 보고 텐트 치라는 소리인지
허접한 팔레트 나부랭이가 동동 떠있더군요.
일찌감치 그늘로 찾아들어가는 5월도 한참 지나
6월 7월 아니 에어콘 틀어도 힘든 8월 초에
그늘 하나 없는 땡볕 들판에 무려 2주간을
그것도 아직 어린 청소년들을 텐트에서 지내게 한다는 건 최소한의 상식으로로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일이었죠.
미쳤구나 미쳤구나 돌았구나 돌았구나
이미 망했구나 망했구나
설마 설마 이 지경으로 4만명의 아이들을 지내게하겠다는건 아니겠지.
지들도 인간이랍시고 최소한의 양심이라도 있으면 뭔 조치를 취하고 전 세계에서 온 어린 손님을 맞겠지.
잼버리 대회가 임박해오자 제 가슴이 자꾸 두근두근 걱정이 되었더랬는데...
그때 그 새만금 상황에서 개선된 것이 아무것도 없이 기어코 잼버리 대회가 열리고 만거에요.
그 이후에 벌어진 사태는 모두들 다 아는 사실이죠.
우리집에 오신 손님 잠자리 먹을거에 지극정성 들이는 우리 국민들 성정으로는 절대 용납할수 없는 일들이 벌어진거죠.
공공화장실의 수준과 청결 정도가 전세계에서 한국이 독보적인 1등인데
왜 야영장 화장실은 그 모양 그꼴일까요? 1년 반 전의 전정부씨때문에?
이 모든 과정을 관리감독하고 책임해야할 총리라는 인간은 야영장 화장실 청소 좀 하는 시늉하고 지 할일 다 했다고 부끄러운줄도 모르고 애들 앞에서 하버드 나온 자랑질이나 하고.
야영장 화장질 떵보다 지 머리에 든 떵이 더 더럽습니다. 화장실 떵은 거름으로라도 쓰지.
이번 잼버리 대회가 지금 정부의 역량과 위기대처능력을 집약적으로 극명하게 드러날 시험대가 될꺼라 생각했는데
역시나 예상을 벗어나지 않았네요.
모든 행사의 기본중에 기본인 인원점검과 확인도 아예 안되어 있어
입국도 하지않은 나라가 있다는것도 행사 막바지에 알았는데
오지도 않을 예맨 아이들 맞이하려 쓴 비용은 대체 누가...
이태원사태처럼 오히려 필사적으로 구출작업을 했던 119 소장을 잡아다가 조사를 하는 판이니
공무원들 시키는 일만 하지, 스스로 알아서 일을 했겠냐고요.
이 정부는 어떤 사안에 대한 본질을 이해하고 고민하고 반영해서 일하지 않고 있어요.
새만금 잼버리는 전세계 손님맞이인데
그건 핑계고 손님들은 안중에 없고
거액의 예산을 끌어다 개발 좀 하면서 돈잔치 해보겠다는거죠.
뻘밭을 메우는게 과연 미래의 후손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기껏 지은 공항이 결구 고추나 말리는 용도가 되는지 마는지 아무 생각없는거죠.
수천억의 예산이 다 어디에 쓰였는지
공무원들을 어디에다 몇명을 배치했는지
내용을 알면 기함합니다.
아무 생각없다가 전세계 여론이 들끓으니까
아 뜨거 싶어서 온갖 편법으로
제대로 준비했으면 안 써도 될 거액의 예산이 필요한
예정에 없던 B플랜 가동하느라 생난리치는거
국민들 실시간으로 지켜볼수 있었죠.
홈스테이한다 했다가 바로 안한다하고
가수들 빼온다고 오래전에 예정된 멀쩡한지역음악 페스트발 하나 날라가고
방송국 음악방송 날라가고
공연장 확보한다고 주말 축구경기 2개 날라가고
10억짜리 구장 잔디도 함께 날라갔네요.
무슨 정부가 일을 동네 구멍가게 수준보다 못 한지.
했다가 말았다가 했다가 말았다가.
자기들 출연료가 얼마인지 모르는 상황에서 아이돌들이 무대에 오른게 아마 이번 잼버리 콘서트가 최초일거라 합니다.
절차 과정 사정 싸그리 무시.
뒤로 뭔 협박을 했는지 모르겠고요.
잼버리 아이들 먹이고 재운 기업 대학교들 비용 정산은 과연....
'자발적'으로 했다는데 뭐.
인명피해가 크게 나지 않고 잼버리 대회가 끝나게 된건
정말 천운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