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어른들은 자랑 못하고 살면 못견디시나봐요.

.. 조회수 : 5,248
작성일 : 2023-08-02 11:38:21

 

시집가고 보니 남편이 장손이더라고요.

그나마 뭐 시댁 형제 관계가

남처럼 덤덤하고 교류도 별로 없어서

제가 그것 때문에 딱히 힘들진 않았어요.

다만, 제 딸 낳을때 노골적으로 딸이라고

서운해하시기는 했는데 그 당시에는

그런 집이 우리집만 그런 건 아니었으니깐요.

시아버지가 남편 낳고 둘째로 시누이 낳았을때도

딸이라고 서운해하셨단 얘기를 이미 

들었기 때문에 시아버지 그러시는 거

크게 서운하거나 그러진 않았어요. 그래도

집안에 첫 손주인데 보러 안 오셔서

제가 몸 좀 회복하고 힘들게 오지 말라는데도

안고 내려 갔다 왔네요. 얼굴 보여드릴려고요.

저는 그러려니 하는데 크면서 오히려

딸내미가 꽤 서운해 했어요.

손녀인데도 며느리인 엄마보다 덜 반가워하고

기껏 안부 전화 걸면 급히 끊으려 하시고요

이제  끊자 끊자 매번 그러시니 

그것 때문에 몇 번 서운하다 얘기하긴 했거든요.

제가 옆에서 봐도 정신 사납게 아이가 말이

많은 것도 아닌데 항상 바로 끊으려고 

하시긴 했어요. 얼굴 봐도 엄청 반가워 하고 

그러지도 않으셨고요.

 

그런데 대학 가고 상황이 돌변해버렸네요.

아이 고등때는 시댁에 성적 얘기를 안했어요.

시어머니가 중학교때까지만 해도

시험 끝날때마다 아이한테 전화해서 체크 하셨는데

스트레스를 좀 받는 거 같더라고요.

그래서 고등진학 후에는 그냥 몇 번 얼버무리고

했더니 고등가서 성적 떨어졌나보다 

생각하시는 거 같더라고요.

친구들한테도 그랬으니 시댁이라서 특별하게

그런 건 아니었고요.

그냥 입시란 게 끝나봐야 아는 거니 당시에는 그냥

나중 다 끝나고 얘기하면 되지 싶었어요.

더군다나 친구들은 먼저 얘기하기 전에는

묻지 않는 성격들이라 별 상관 없었고요.

 

그런데 아이가 대학을 

본인이 원하는 과에 진학하긴 했는데

지방 정말 이름 모를 학교로 갔어요.

갖고 있는 내신에 최저 맞춰 교과로 합격한

학교들이 다 지방인데 걔중 지방국립대도 

있었지만 수도권에 병원이 없는 학교라서

서울 다시 올라올 거 감안해서

선택한 학교거든요.

우리 시부모님 세대는 서울대가 최고잖아요.

입결이 그 보다 못하지 않음에도 

부모님 입장에서는 이름이 생소하니

기뻐도 엄청 그 정도까진 않으셨나봐요.

 

그런데 아이가 집 가까운데 다니고픈 마음이

컸는지 과외 여러군데 하면서 무휴학으로 수능쳤고

기대이상으로 잘 봐서 시부모님도

익히 알만한 이름의 학교로 옮기게 되었어요.

그게 코로나 한창때라 시일이 좀 지난 얘기인데

얼마 전에 시아버지께서 오랜동안

거의 의절하다시피한 동생분과

연락을 주고 받는 걸 알게 됐어요.

재밌는 건 지방에 있는 대학 다닐때는

이름이 워낙 내세울 게 없으니 안 하셨다가

옮기고 나서 하게 됐다는 것도요.

 

아이가 지금 워낙 바쁜 시기라 학기중에는 저도

마주 앉아 대화 나누기 힘든데 대학 가고 나서는

시아버지가 먼저 전화를  하시는데

전혀 반갑지 않다고 하네요.

바쁜데 전화해서 그런 게 아니라 

지나온 세월이 한 두해가 아닌데 

대학 입학전까진 시어머니가 전화를 하긴 해도

시아버지는 그런 적이 없으시거든요.

제가 바빠서 정신 없다 해도 계속

하고 싶으신가봐요.

그리고 아버님 목소리 톤이 제가 옆에서

들어도 저렇게 달라질 수가 있나 솔직히

저도  옆에서 들을때마다 이게 뭐지 싶어요.

 

시아버지를 보면서 50대인 저도 

머지 않아 할머니가 될텐데

남들보다 부족한  손주더라도 

소중하게 생각하고 잘난 손주라도

내가 이룬 성과가 아니니 자랑삼지 않는

일관된 태도를 가져야겠단 생각이 들었어요.

솔직히 시아버지와의 관계가  나쁜 편은

아니라 생각하는데 교류도 거의 없는

친척들한테 전화돌리고 저렇게 자랑하려고

봉인된 관계까지 끄집어내는 거 보면서

 참 어른스럽지 못하단 생각이 들었거든요

나이를 먹는다고 철이 든것과는 거리가 멀단

생각이 더욱 드는게 열살 어린애도

손바닥 뒤집 듯 저런  행동은 안 할 거 같아요.

IP : 223.38.xxx.56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
    '23.8.2 11:40 AM (114.204.xxx.203)

    하지말래도 말 안들어요
    친구들 자식이 다 어려운데 거기다가 자랑
    그것도 뻥치고
    70대 이상 노인들 보면 자기 할말만 떠들어요

  • 2. 다시돌아가는
    '23.8.2 11:42 AM (175.120.xxx.173)

    철부지로 돌아가는건가봐요.
    그래서 나이들수록 입닫으라고....쉽지 않네요.

  • 3. ....
    '23.8.2 11:43 AM (203.255.xxx.41)

    에휴... 좀 양식 있는 분이면 본인이 창피해서도 저러진 못할텐데 말입니다

  • 4. ㅁㅇㅁㅁ
    '23.8.2 11:44 AM (182.215.xxx.32)

    본능따라 사는 사람이네요
    자기성찰이라곤 없는 스타일

  • 5. 대화법을
    '23.8.2 11:44 AM (211.250.xxx.112)

    배운적이 없기 때문에 명령 하소연 자랑의 무한루프죠

  • 6. 양식이
    '23.8.2 11:44 AM (122.44.xxx.208)

    있던 없던 나이들면 똑 같으시더라구요
    모이면 자식자랑...자랑할게없으면 막 과장도 하고 지어내기도 하고 그렇더군요 ㅠㅠ

  • 7. ...
    '23.8.2 11:45 AM (223.38.xxx.245) - 삭제된댓글

    50지나면 노화가 되면서 센스도 떨어지고 본성이 점점 강해져요
    젊어서는 조금 이상한 면이 있네 했던 것들 다 본성이고 나이들면서 그 이상한 면이 점점 커지는거죠
    저도 남편이 50 넘으면서 진짜 노인같아지고 자기만 알고 그게 보이더라구요 남들이 보기에 나도 그렇겠죠
    조심하며 말 적게하고 살아야해요
    그나마 우리는 인터넷도하고 아 그렇구나 깨달으면서 조심이라도하지 윗세대는 사실 답이 없죠
    본인들이 그런지조차 모를꺼예요 왜냐.. 주변인들 다 그렇거든요
    배려할줄도 모르고. 감출줄도 모르고. 내얘기 내자랑만하고. 서글픈일이죠
    요즘에도 시골가면 누구네 아들이 며칠 자고 갔다는거로 서로 통화하며 비교해요 늙는다는건 퇴화예요

  • 8. ...
    '23.8.2 11:46 AM (223.38.xxx.245) - 삭제된댓글

    노인혐오. 노인과 같이 있기 싫어하고.. 그거 다 이유가 있긴 있어요..

  • 9. ...
    '23.8.2 11:48 AM (223.38.xxx.245) - 삭제된댓글

    저는 자꾸 아프단 얘기를 어느날 보니까 하고 있더라구요
    말을 안해야해요
    늙는다는게 이런거 같아요

  • 10. ㅁㅇㅁㅁ
    '23.8.2 11:48 AM (182.215.xxx.32)

    50지나면 노화가 되면서 센스도 떨어지고 본성이 점점 강해져요
    젊어서는 조금 이상한 면이 있네 했던 것들 다 본성이고 나이들면서 그 이상한 면이 점점 커지는거죠 222

    생각하면서 살아야해요 진짜

  • 11. 노화
    '23.8.2 12:02 PM (223.38.xxx.71) - 삭제된댓글

    지난 자기인생 인정받아 존재확인

    철부지가 아니라 알면서도 자랑못하면 자존감 바닥
    가끔 젊은 아줌마들도 그러는 경우 있잖아요.

    자기 존재를 스스로 자랑 못하면 우울해 하던데
    관종과 같은결은 가죠.

  • 12. 노화
    '23.8.2 12:04 PM (223.38.xxx.71) - 삭제된댓글

    지난 자기인생 인정받아 존재 확인거죠

    철부지가 아니라, 알면서도 자랑 못하면 자존감 바닥친데요
    가끔 젊은 아줌마들도 그러는 경우 있잖아요.

    자기 존재를 스스로 자랑 못하면 우울해 하던데
    아무도 안 알아주니깐요. 관종과 같은결이죠

  • 13. 노화
    '23.8.2 12:05 PM (223.38.xxx.71)

    지난 자기인생 인정받고자 존재를 확인하는 행위

    철부지가 아니라, 알면서도 자랑 못하면 자존감 바닥친데요
    가끔 젊은 아줌마들도 그러는 경우 있잖아요.

    자기 존재를 스스로 자랑 못하면 우울해 하던데
    아무도 안 알아주니깐요. 관종과 같은결이죠
    노인들sns 잘 할줄알면 뻥쟁이 관종 어마무시 할걸요

  • 14. ...
    '23.8.2 12:07 PM (223.38.xxx.245) - 삭제된댓글

    자랑때문에 자식들 들볶지만 않아도 다행인데..
    노화란 참..

  • 15. ..
    '23.8.2 12:17 PM (118.235.xxx.153)

    인스타만 봐도 심술궂은 할머니 얼굴 올려놓고 자랑+칭찬 일색이 버글버글

  • 16.
    '23.8.2 12:21 PM (49.169.xxx.39)

    자기인생 더이상 할거없고 내세울것도없으니
    내 자손 자랑이 유일한 희망인데
    자랑할거없는 우리부모님께 죄송해야하는건지 ㅎㅎ
    전 자랄때 자랑많이하셨으니 된거겠죠

    자식없는 노인들은 진짜 자랑아니더라도 할말없긴 할거같아요. 친구들 자식얘기하는데 독신은 할말없음

  • 17. sd
    '23.8.2 12:24 PM (106.248.xxx.218) - 삭제된댓글

    나이와 비례해서 사람이 철이 든다며 세상이 이지경이 되지는 않았겠죠.
    그냥 저도 잘난체 하지 말고 입다물고 항상 반성하며 살아야겠어요.

  • 18. ㄴㅇㄹㄴㅇ
    '23.8.2 12:24 PM (106.248.xxx.218)

    나이와 비례해서 사람이 철이 든다면.. 세상이 이지경이 되지는 않았겠죠.
    그냥 저도 잘난체 하지 말고 입다물고 항상 반성하며 살아야겠어요.

  • 19. 실은 우리도
    '23.8.2 12:51 PM (61.84.xxx.71) - 삭제된댓글

    자식공부 잘하고 스카이 가면 자랑하고싶고
    좋은데 취직하면 자링하고 싶고 그런 마음은 가 똑걑아요.
    발설하느냐 안하느냐 차이죠.

    82에도 보면 죽기살기로 좋은대학 보낼려고 하잖아요.
    그거랑 시부모 속이랑 별로 차이는 없다고 보여요.

  • 20. ..
    '23.8.2 1:07 PM (61.43.xxx.106)

    사랑하는거 아님
    트로피 손녀일뿐

    그집 분위기가 내리사랑이 없음
    그래도 노후에 징징거리지않고
    알아서 잘 사시면 평타는 되죠
    냉랭한 평타

  • 21. ...
    '23.8.2 2:02 PM (223.38.xxx.245) - 삭제된댓글

    노인분들 특징이 자랑할땐 그러시다가..
    자식이 힘들땐 또 연락 두절이세요
    다 그런건 아니지만 그런특징이 있으세요
    이건 왜 그런건지 우리도 늙어보면 알겠죠

  • 22. ..
    '23.8.2 2:56 PM (106.102.xxx.89) - 삭제된댓글

    어른이 어른답지 못한행동을 하면서 대우는 받으려고하니
    자식들이 힘들어요
    그래도 친손자 외손자 차별은 안하시나봐요
    외손자 자랑이 대단한집도 있거든요
    이건 아들보다 딸이 좋고 며느리가 낳은 자식이라 싫은거죠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0811 교보문고 선정 스테디 셀러 중 소설만 책좀읽자 02:58:05 60
1600810 근데 진짜 석유 끌어올린대요? 11 ㅇㅇㅇ 02:29:25 365
1600809 펌 - 뉴욕과 맞먹는 한국 물가 9 ... 02:23:00 357
1600808 혹시 40대분들 중에 부모님 학력… 10 01:53:28 1,053
1600807 인간의 수명이 쓸데없이 길어진게 저출산에 한 몫 하는 게 아닐까.. 3 길어진 수명.. 01:53:04 503
1600806 서울대 교내 차로 통행이 가능한가요? 4 ... 01:45:37 266
1600805 저출산 원인으로는 6 ㄴㅇㄹ 01:36:27 440
1600804 유튜버 나락보관소, 또 밀양 가해자 신상공개 8 ... 01:36:08 1,581
1600803 희한하다 1 희한 01:31:05 426
1600802 일해야하는데...골절 6 골절 01:20:08 510
1600801 일 그만두면 시부모님 병원 수발 담당 될까봐 못그만두겠어요 ㅠ 7 ... 01:13:38 1,374
1600800 윤..왜 탄핵 못시키나요? 13 c c 01:13:01 1,284
1600799 비매너인지 여쭙습니다 6 코코2014.. 01:03:42 1,030
1600798 단 하나의 영화를 추천한다면 어떤 영화 18 영화추천 01:02:18 1,029
1600797 주방에 과일바구니 7 .. 00:57:25 959
1600796 82 보고 있노라면 6 00:54:35 647
1600795 쿠팡 웰컴쿠폰요 1 .. 00:44:33 392
1600794 현관문 앞에 자전거, 우산, 유모차.. 짐이 한가득 8 .. 00:43:01 1,255
1600793 영일만 석유 시추 탐사에 최소 5천억‥자금은 어떻게 8 .. 00:36:46 860
1600792 첫 연애시작.여행. 허락해야하나요? 14 걱정 00:35:55 1,272
1600791 강릉단오축제 강릉 00:34:37 283
1600790 노산 쉽게 생각하지마세요 36 노산 00:33:50 3,426
1600789 업무상 큰 실수 이후 상사에게 어떻게 해야 할까요 8 00:31:42 686
1600788 은행에 대출하러 갔더니 자꾸 어머니거림 11 기분몹시언짢.. 00:31:31 1,489
1600787 아낌없이 퍼주는 정부..대체 왜이러는거에요? 19 .. 00:17:13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