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동네에서 어떤 백발 머리 할머니가 초조한 듯 지나가던 사람을 보며 서 있다가 제가 오는 걸 보더니 결심을 한듯 길을 물어 보더라구요.
그런데 나도 모르는 길이길래 모르겠다고 대답을 하면서 보니 머리만 백발인 사십 후반에서 오십대 초반의 여자더라구요. 메이크업도 잘 하고 백발 치고는 어려 보이고 주름도 별로 없고 말끔했어요.
근데 손에 종이 같은 걸 들고 초조한 듯 계속 꾸깃대고 있었구요.
제가 길을 모르겠다는데도, 우리는 한 방향으로 계속 가고 있잖아,라는 등 횡설수설 말을 걸길래 아무래도 정신 나간 사람이구나, 생각하고 대답 안 하고 자리를 빨리 떠났거든요.
그런데 자리를 뜨면서 코에서 비릿한 냄새가 맴돌았어요. 오래되어 구린 옷의 악취 같기도 하고 절에서 날 것 같은 냄새 같기도 하고, 유통 기한 몇 년 지난 싸구려 화장품이 있다면 이런 냄새일 것 같기도 하고 말로 설명이 어렵네요.
그 여자 얼굴을 떠올리니 비릿한 듯한? 안 좋은 냄새가 코에 맴돌고 기분도 나빠져서 괴로운데 신경성인건지 뭔지 모르겠어요.
시각이 후각도 좌우하는 건지... 이런 경우를 처음 겪어봐서 신기해서 글 남겨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