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 떠난 지 한달하고도 열흘지났어요
이제 몽블랑 들어가는 중이고요
며칠전 이탈리아 돌로미티 케이블카 타고가면서
내려다보니 저~멀리 노부부가 보여요
할머니가 오르막을 오르며 경치가 맘에 들었는지 할아버지께 사진찍어달라 했겠죠
척 하고 한손을 옆구리에.올리고 멋지게 포즈를 취해요 할아버지는 허리춤에 찬 쌕에 더듬더듬 카메라 찾아요
단 5초도 안기다려주고 할머니 홱 돌아서 가던 오르막 올라가 버렸는데 할아버지 모르시고 계속 더듬더듬
빵 터졌어요. 울 부부도 남편이 느린편이라 이해백퍼
또다른 산장에서..
옆 테이블에 노부부가 앉으시는데
할아버지는 연세가 많아 숨을 몰아쉬네요
두 분이 가볍게 칵테일? 같은 음료수를 시켰는데 속에 산딸기가 두 개
할아버지가 빨대로 힘들게 꺼내는데 아 고것이 자꾸만 쏙 빠져 떨어져나가네요
할머니 도우셔 빨대 하나 더 보태 건져 입에 넣어드리대요
산이 너무너무 아름다운데 그 트레킹 길을 노부부가 많이들 걸으세요
가끔 할머니 목마른지.할아버지.불러세우면
등을 돌려 배낭에서 물을 꺼내 마시라고
그 모습이 얼마나 아름다운지 몰라요
가끔 울부부도 10년후 저런 모습이면 싶어 사진찍어요
금방 오전엔 샵에 갔는데 등산복이 50퍼 세일. 할머니가 등산복 입어보도록 할아버지 척 익숙한 몸짓으로 왼팔을 올려 옷걸이 역할을 해줘요 ㅎㅎ
하이킹을 안좋아하였는데 이젠 좋아지려 합니다.
갑자기 쏟아지는 비로 산장에 3시간 발이 묶였는데 같이 테이블을 쓰게 된 40대 미국여성분들 한국 지리산을 등반했었다며 반가워 하더라구요. 저도 안가본 지리산을~!
세계 곳곳 트레킹을 두분이 다니는데
어떻게 가족도 아닌데 여행이 가능하시냐 어렵지 않냐 물으니
Nobody is perfect~!
산장과 산장을 이동하며 새로운 사람들 만나고 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하더라구요
일찍 일정을 마쳐 석양보며 남편이랑 마을 한바퀴를 도는데 역시 저녁먹고 산책 하는 이탈리안 노부부 자주 눈에 띄어요.
늘 이쁘다싶은 들꽃 이름이 알고싶어 영어로 이 꽃 이름을 아냐 물어보니 할머니보다는 할아버지가 아시는지
이탈리아어로 꽃이름을 대시더라구요
잠깐만 기다려달라 하고 파파고를 키고 말해보시라 하니.. 멧돼지풀? 그런 기능을 처음 보시는지 Perfect~!!
가끔 이탈리아어 로 미리 저장해 필요한 말을 들려주면 재밌는지 빵 터져요들
케이블카 안이든 포토포인트에서 서로 사진찍어주며 짧게.대화나누는데 기억나는 미국유학 가 있다는 중국여성분
혼자 여행중이냐니 그렇다고~
나도 언젠가의 꿈인데 길치라 어렵다 하니
"커플여행하는 게 좋겠지만 싱글이어도 아예 안가느니만 낫지~" 하던 센스쟁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