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cook.com을 즐겨찾기에 추가
login form

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지난 주말 아주 놀라웠떤 어떤 도움에 대해...

살다보니 조회수 : 4,619
작성일 : 2023-07-24 12:26:36

지난 주말

시내 CGV에서 영화 한 편을 예매했습니다.

 

5시 영화라 일찍 느긋하게 집을 나서서

근처 백화점도 어슬렁 돌아다니며

밥도 먹고 차도 한 잔 마시고 

 

명동이라 길거리 먹거리 포차들도 둘러보고

20분 쯤 남겨놓고

극장으로 올라갔죠.

아무래도 처음 오는 곳이라

두리번두리번...일단 표라도 출력하자 하고 갔는데

 

갑자기 키오스크에서

해당 관이 아닌데 출력하시겠습니까??

이런 메세지가 뜨는 거에요.

 

GV 일정까지 있던 특별 상영이라

그게 그런 뜻인가 싶어 일단 프린트 후

어디지? 어디지? 이러고 있는데

 

진짜..거짓말처럼

직원분도 아닌....진짜 평범하게 생긴

어떤 여자분이 제 옆으로 쓱 오더니

차분한 모습으로

 

저기요...

네?

그 영화관 여기 아니에요.

여기 명동 맞는데요? 자 보세요..

이때부터 가슴이 콩닥콩닥

 

여기는 명동이고

그 영화 하는 곳은 명동역 씨네라이브어리라고

친절하게 설명해주시더라는..

 

시계보니 이제 남은 시간은 15분 남짓.

 

거기가 어딘가요? 물어보니

어디어디라고 설명해주시는데

이때부터 식은땀이..

 

너무 당황해서 

핸드폰 꺼내서 검색하는데

CGV라고 치는데도 오타가 몇 번이나 나고

 

걸어가면 10분 안에 도착하실꺼라고

명동역 근처로 가시라고..

감사하다 인사 어버버 하고

뛰기 시작..

 

제가 극장이야 처음이지만

명동, 서울역을 얼마나 자주 왔는데요.

그런데 와..당황하니까

동서남북 개념이 뒤죽박죽 되는 느낌..

일단 명동역 방향으로 빠르게 걷기 시작.

 

결과적으로 롯데백화점 쪽으로 나왓으니

좌측으로 꺽어서 큰 길에서 또 좌회전 했으면 될껄

지하차도로 들어가 나와보니

남산 2호 터널이 뜨악...

 

그 인근은

도저히 영화관이 있을 분위기가 아니고

시간이 째각째각..

 

왜 이런 걸 미리 체크하지 않고

시간을 허비했나 싶은 제 자신에게 화가나고

불과 20분 전에

한가하게 푸드트럭 기웃거렸던 저를

누군가 비웃는 느낌도 들고..

 

그 와중에 그 극장은 어딘지

도무지 모르겠고..

 

그랬는데 땀 뻘뻘 흘리는 저를 보고

어떤 경찰분이 도와주시고...

 

다시 큰 길 두 번 건너서

명동역 앞에 잘 도착해서

엘베 타고 10층에 도착하니 4시 58분

 

화장실 다녀와서 입장하니

아직 시작은 안 했고 광고 중이었습니다만.

기분이 참 그렇더라구요.

 

영화도 재밌었고

기대했던 GV도 나쁘지 않았는데

뭐랄까.

이런 게 또 인생인가

 

여유만땅이라고 생각한 일상 속에

갑자기 어그러지는 찰라..

또 그 와중에 마치 구원처럼 다가오는

뜻하지 않은 도움들.

 

지금도 살짝 소름이긴 합니다

CGV 명동의 그 여자분은

제가 물어보지도 않았음에도

왜 ..뭘 보고 선뜻

제게 도움을 줬던 것일까요?

 

결국 빙빙 돌다가 시간 임박해서

카운터 같은 곳에 문의했는데

이 극장이 아니라는 걸 알았을 때

그래도

거기로 뛰어갔을까.

 

복잡미묘하면서도

기분 좋기도 하면서도

조금은 신기했던

비오는 토요일 밤 이야기입니다.

IP : 106.101.xxx.27
22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비슷한
    '23.7.24 12:29 PM (211.109.xxx.118)

    경험이 있으셨을지도..

  • 2. ..
    '23.7.24 12:29 PM (223.33.xxx.32)

    가끔은 선한 오지랖이 필요한세상이네요~

  • 3. 좋다좋아
    '23.7.24 12:32 PM (183.103.xxx.191)

    이런 오지랖 대환영입니다.
    오지랖 대신 정이라고 할게요.
    아마 그 여자분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을 거 같아요

  • 4. ...
    '23.7.24 12:33 PM (122.40.xxx.155)

    예상치 못한 도움으로 세상이 돌아가는거 같아요.

  • 5.
    '23.7.24 12:34 PM (124.49.xxx.205)

    다행이예요 네이버에는 구분없이 명동 명동역 이렇게만 되어 있은 헷갈릴만 해요.

  • 6. 폴링인82
    '23.7.24 12:36 PM (118.235.xxx.76)


    재밌네요.
    이런게 일상 속 소모험 아닐까요?
    어때요?
    재미나셨죠?
    원글님이 신나게 살 길 바란답니다.
    온 세상이
    그 렇 게

  • 7. ...
    '23.7.24 12:36 PM (115.138.xxx.73)

    좋은 분들이 있어서 세상이 또 돌아가죠.
    취소하시고 다시 예매해서 들어가시는건 불가능한가요?
    저는 통신사 무료쿠폰으로 예매했던거 창구 직원한테 도움 요청해서 변경해서 봤었거든요.

  • 8. 그쵸. ㅎㅎ
    '23.7.24 12:38 PM (210.80.xxx.50)

    선한 오지랖
    좋은 표현입니다.

    제가 집에서 늦장 부렸거나
    차가 막혔거나
    뭐 그런 이유로 임박하게
    극장에 도착한 상황이면
    또 다른 기분이었을 거 같습니다.

    몇 시간 동안 여유부리던 시간들의 저와
    15분이 마치 1시간처럼 느껴지게
    오지게도 해매던 저는
    정말 다른 사람이 된 거 같은 느낌이랄까요

    저도 좋은 오지랖이라면
    선뜻 나서봐야겠다는 생각 들었습니다.

    우리 서로
    도우면서 살아봐요...ㅎㅎ

    댓글 감사합니다.

    혹시
    그럴 가능성 있을 지 모르겠지만

    지난 토요일
    제게 도움 두신 분이 이 글 보신다면
    제가 수박쥬스 한 잔 쏘겠습니다..~!! ^^

  • 9. 가을볕
    '23.7.24 12:41 PM (118.235.xxx.72)

    씨너스를 cgv가 사서 이름을 그렇게 지은게 잘못했다고 생각해요
    명동cgv/ 명동역cgv 신경쓰고 안보다 초기에 잘못오시는 분들 많았어요
    오랜만에 예매하고 나와서 진짜 혼쭐나셨네요~
    선한 오지랍 칭찬할 만하네요

  • 10. 쓸개코
    '23.7.24 12:44 PM (118.33.xxx.220)

    영화 예매하고 엉뚱한 영화관에 갔다가 표 날린적 있어 그 똥줄타는 심정 잘 압니다.ㅎ
    살짝 다른.. 좋은 오지랖 경험 적어볼게요. 이때 경험으로 특정동네에 대한 좋은 이미지를 아직도 가지고 있어요.
    어떤 영화인지를 보려고 강동구 길동 메가박스를 찾아간 적이 있습니다.
    근데 길동은 난생처음 가보는 동네였고 제폰이 폴더폰이었거든요. 헤매고 있자니
    주위에 있던 분들이 본인 폰으로 서로 알려주려고 하는겁니다.
    이쪽이쪽 길을 건너 저쪽으로 가면 된다.. 저는 거듭 고맙다 말씀드리고
    길을 가는데 저 뒤에서 '그쪽길 아니에요~~~'
    제가 길 잘 못찾아갈까봐 지켜보고 계셨던거에요.ㅎ 한참 떨어져있었는데도 ㅎ
    오지랖 펴준 분들 덕분에 늦지 않게 잘 찾아갔고 영화감상은 했는데 무슨 영화였는지 기억은 안 나네요.
    진짜 고마웠어요 길동 주민분들.

  • 11. 영화관이름
    '23.7.24 12:45 PM (61.105.xxx.11)

    헷갈릴만 하네요
    이름을 분명히 해야겠어요
    저도 가끔 그런 신기 하고
    선한 도움받아요

  • 12. 이번 기회에..
    '23.7.24 12:48 PM (210.80.xxx.50)

    아..그 극장이 원래
    다른 극장인데 CGV가 인수한 모양이군요

    저 헷갈린 거 이해 되시죠? ㅎㅎ

    그래도
    영화 상영후 감독분이랑 주연 배우분들
    참석하는 GV라는 거 처음 참석해봤는데
    너무 좋았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뛰어갔는지도..

    혹시 가 보신 분 아시겠지만
    거기 무슨 도서관처럼 행사하는 공간도
    너무 예뻐서 반했다는..

    앞으로 이런 행사 자주 가보려고 합니다

    댓글 다시 한 번 감사드려요~~

  • 13. 오..길동
    '23.7.24 12:51 PM (210.80.xxx.50)

    길동하니까
    갑자기 길동우동이 생각났..ㅎㅎㅎ

    맞아요
    이미지라는 게 그렇게
    구축되는 게 신기하기도 합니다.

    앞으로 또 선한 오지랖에 대해
    글 많이 쓰게 되길 바래봅니다~~!!

  • 14. ㅇㅇ
    '23.7.24 12:59 PM (136.24.xxx.249)

    그 여자는 그걸 어떻게 알았을까 묻는다면
    키오스크라면서요?
    딱딱딱딱 안하고 멈칫멈칫 당황 느림 우물쭈물... 하고 있으니
    뒤에서 그런 행동이며, 키오스크 스크린에 뜨는 메세지까지 다 보이죠.

    결정적으로
    해당 관이 아닌데 출력하시겠습니까??
    이거는 딱 누가 봐도 눈에 띄는 메세지라서
    도와줘야겠다 싶었을거에요.

    귀신처럼 딱 나타난 게 아니라, 뒤에서 다 보고 있었을 거에요.
    그래도 무시할 수 있는데 신경써서 도와준 그 분이 천사네요.

  • 15. 저도
    '23.7.24 1:01 PM (112.162.xxx.7) - 삭제된댓글

    동네 산책하다 딱봐도 관광객인 2분이
    폰앞에서 두리번
    익스큐즈미ㅡ하고 안되는 영어로 알려줌
    길을가는 외국인은 길을알려주자
    라는 노래가사처럼요
    대만분들이신데 한국말로
    깜사 합니다ㅡ

  • 16. ...
    '23.7.24 1:09 PM (211.234.xxx.128)

    제가 코엑스 근처에서 일 해서 코엑스를 자주 가거던요. 얼마전에도 외국인이 홍대개미 식당 위치를 물어보길래 마침 현대백화점에 가는길이라 식당까지 데려다 줬어요. 한번은 메가박스 앞쪽에서 두분이 식당 어쩌고 하시길래 식당안내 해드리니 영화보기전 시간이 많지 않아 고심중이었다고 너무 고마워하셨어요.

  • 17. 같은
    '23.7.24 1:14 PM (211.206.xxx.180)

    실수를 할 뻔한 적이 있거나, 다소 봐 온 분이실 듯.
    바로 알아채고 알려주는 걸 보니.
    홍콩 여행 갔을 때 밤거리 구경하다가 완전히 길을 잘못 들어 헤맬 때
    선뜻 다가와 호텔까지 가는 교통편들 검색해주며 최선의 방법 알려준
    개 끌고 산책 중이시던 30대 남자분 너무 감사했던 기억이 나네요.

  • 18. ...
    '23.7.24 1:21 PM (125.128.xxx.134)

    그 여자분이 명동역 cgv를 아는 분이셨을거예요.
    거기가 예술영화 상영도 많이 하고, 아마 앞으로 자주 가실 극장이 되실수도 있어요.
    선한 오지랖덕분에 시간에 맞게 도착하셨다니 다행입니다. 뭘 보셨을라나 궁금 ㅋㅋ
    저희 남편도 동네의 다른 관으로 간 경험때문인 지, 요즘도 내가 거기 예매한 거 맞나
    물어보곤 한답니다.

  • 19. 저도
    '23.7.24 1:46 PM (1.235.xxx.154)

    당황하는 사람 여럿봐서 물어보지않아도 가르쳐 준 적있어요
    제가 사는곳근처인데 헤매는 사람보면 안타까워요

  • 20.
    '23.7.24 1:54 PM (58.234.xxx.182)

    저도 좀 알려주고 그런 편인데 ㅎ
    길동 옆동네인데 착한 사람이 많은 동네였군요~

  • 21. 뽀링링
    '23.7.24 2:56 PM (210.179.xxx.139)

    저는 유니버셜 발레단 R석 예매해놓고 느긋하게 한시간 반거리 차까지 몰고 흥얼흥얼 유니버셜아트센터 가니 웬열 휑한거에요
    경기 끝에서 끝 간건데...출입문에 줄까지 쳐있고 ㅜㅜ
    뭐지 뭐지 공연 시작된건가? 아닌데 안이 깜깜한데
    취소된건가?? 하고 살펴보니 공연장이 예술의전당..........
    비오는날 차끌고 간건데 너무허탈하고 내가 바보같아서
    바로 다음날 표도 그 자리에서 자리 있길래 예매해서 보구왔네요 ㅋㅋㅋㅋ
    유니버셜 발레단이라 유니버셜 아트센터에서 하는 줄 ㅋㅋㅋㅋ

  • 22.
    '23.7.24 3:40 PM (49.169.xxx.39)

    거기 원래 헷갈리기 딱좋은데에요

    원글탓아니고요. 오죽하면 안만나고싶은사람이랑 약속잡을때는 거기로 한다고도해요. 서로 엉뚱한 극장에서 기다리게.

    도와주신분 센스있으시고
    저라도 같은말 했을듯요 ㅎ

☞ 로그인 후 의견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댓글입력 작성자 :

N

번호 제목 작성자 날짜 조회
1600803 펌)슬램덩크 느리게 성장하는 캐릭터 ㄴㄷㅎ 23:55:40 15
1600802 토스 선물상자 열어봐요 토스 23:51:40 65
1600801 '아프리카에 100억 달러 지원' 소식에, 쏟아진 우려 8 ㅇㅇ 23:46:29 503
1600800 자전거 길 걷는 거 너무 위험해요 1 ........ 23:43:50 257
1600799 Beatles - NOW & Then DJ 23:43:33 57
1600798 크래쉬 주인공 배우들 때문에 망쳤어요 5 애너렉시아 23:42:43 582
1600797 히어로… 1 23:39:32 305
1600796 주말드라마 풍년 1 올챙 23:39:17 562
1600795 클래식음악 제목아시는분~(어제나혼산코드쿤스트) 4 ㅜㅜ 23:36:16 184
1600794 천공, "아프리카를 대한민국이 이끌어줘야 한다".. 8 천공 23:35:16 626
1600793 히어로는 아닙니다만 음악이 너무 좋아요 2 음악 23:32:08 295
1600792 말초동맥질환은 어느 병원으로 가야하나요? 1 .. 23:29:24 159
1600791 무료 현금 지급 모음 다 받으세요(100% 지급) 3 ..... 23:29:06 261
1600790 비타민메가도스에 관해 두 권위자가 2 ㄱㄴ 23:25:21 568
1600789 쉽게 얘기하는 수영강사. 골프프로. 헬스트레이너 바람둥이설 2 ........ 23:20:41 768
1600788 저 하늘이내린 운으로 어제 임윤찬 리싸 직관하고왔는데 16 ........ 23:18:22 965
1600787 저 개인적으로는 저출산 5 .. 23:18:00 885
1600786 자식있는 일부는 진짜 평생 힘드네요 23 23:17:20 2,110
1600785 처음 산 옷은 다 세탁해서 입으시나요? 11 23:13:05 824
1600784 변비에 키위먹어보라해서 먹었는데 신호가 안와요ㅜ 10 나는왜 23:12:23 603
1600783 오늘 멋진 분을 봤는데 4 23:09:20 1,163
1600782 저녁 산책길에 남편한테 버럭했네요. 8 ㅇㅇ 23:09:10 1,670
1600781 싫은 사람.. 8 대화 23:06:25 924
1600780 푸바오가 생활하고있는 환경 ㅜㅜ 6 23:06:02 1,026
1600779 기침이 지금 일주일 넘게 계속되는데요 3 .. 23:05:53 4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