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은 아니고 어찌 보면 강남보다 더 교육열 쎄다는 동네에서 공립초 보내고 있습니다.
아이 초등 6년 보내면서 별의별 케이스들을 접했는데 일단 요약해서 올립니다.
초등 보낼 쯤 되면 자기 애가 소위 말하는 말썽쟁이인지 아닌지는 부모가 먼저 압니다.
그래도 주변 시선을 의식하거나 형편이 좀 되는 경우 공립 보냈다가 문제아 취급 받을까봐 (이중에는 남한테 물리적 가해는 가하지 않고 수업 분위기를 흐리는 주의력 산만아 정도의 가벼운 애들도 포함) 사립초에 진학시키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저학년 때에는 사립이 더 바람 잘 날 없다는 말도 있습니다. 그래도 공립이고 사립이고 도찐 개찐이라고 보심 됩니다. 비싼 영유라고 뭐 순한 애들만 있는 거 아니거든요.
2. 가해자는 절대 사과하지 않는다. 되려 당당하다.
아이가 허구헌날 다른 애들 밀치고 때리고 선생님이 주의 줘도 절대 안 듣고 부모한테 연락을 취하면 모르쇠~~ 쌓이고 쌓이다가 학폭이라는 게 열립니다. 가해자 부모 준비 단단히 합니다. 서류랍시고 무슨 국정감사 자료마냥 박스 채 들고 보무도 당당 교실 문 열어 제끼고 들어옵니다.
흉기를 들어 가해를 하는 게 cctv에 딱 찍힌 영상이 있고 병원 자료를 떼오면... 어찌 못할 팩트를 눈 앞에 던져줘야 그제서야 사과하는 시늉 합니다. 이런 거 아닌 이상 절대 미안의 '미' 짜도 안 꺼냅니다. 계단에서 밀고 이런 거는 진짜 깜도 아니네요.
3. 방관자 의식.
1학년 때는 동지의식이 있어서 피해 당하면 주변 친구들이 증언도 잘해주는 편입니다. 학년 올라가면서 얄짤 없습니다. 당한 거 뻔히 알면서 증언 못해준다 합니다... 할 수 없이 안면 있는 1학년 친구네가 나섭니다. 그래서 1학년 때 학부형끼리 잘 알아두라는 겁니다. 지금 서이초 해당 반 애들 부모들 아주 바짝 엎드려 숨 죽이고 있을걸요.
4. 가해자가 먼저 선수 쳐서 피해자가 자기를 모함했다고 시전
물리적 가해가 없어도 말로 왕따 시키고 자기 종 부리는 지능적 문제아들이 있습니다. 학년 올라가면 먹잇감 찾아서 돌아다니는데 가스라이팅 할만한 애를 찾으면 작업 들어갑니다. 요즘 애들 마냥 못된 짓만 하지 않아요. 중간 중간 잘 해주는 척 감언이설로 꼬드기기도 합니다. 그러다가 결국 피해자가 상황 파악하고 부모 알게 되고 분위기 요상하게 돌아간다 싶으면~~~ 지가 선수 쳐서 민원 넣습니다. 이런 애들 부모는 어떨까요? 그냥 더하면 더하지 자식새끼랑 따로 가지 않습니다.
5. 선생님에 대한 폭언 폭력
자세히 적으면 어디 학교인지 들통날 것 같아서 두리뭉실하게 얘기하자면 반에서 문제 일으키는 애들 중에는 선생님을 발을 걸어 넘어뜨린다던지 면전에 쌍욕을 퍼붓는다던지 이런 일이 있습니다 실제로.
6. 선생님의 대처
교단에서 잔뼈 굵고 20년차 넘어가는 선생님도 병가 내고 입원합니다. 저연차 선생님들이요?
휴직계 내신 분 봤습니다.
7. 가해학생들을 감싸는 부모의 변론
요즘 가해자들은 옛날처럼 소위 '내놓은 애들'이 아닙니다. 되려 학습력은 좋은 애들이 많아요. 치맛바람빨인지는 몰라도 영어나 수학이나 최소 한 과목은 그넘의 탑반인 경우가 꽤 많아요. 한 마디로 우리 애는 그런 애가 아니다, 똑똑하고 자기 주장있고 리더(?!!)쉽 있는 애인데 미움 받는 거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 네네 이런 되도 않는 변명을 합니다.
8. 교장 교감의 대처
아무 것도 못합니다. 그저 민원 여부에나 급급. 담임에게 떠넘기고 교사가 휴직을 하고 반에서 학폭이 열리고 난리굿을 떨면 그제서야 마지못해 가해자 부모 교장실로 부르긴 합니다. 근데 말 한 마디 따끔하게 하는 거 없습니다. 심지어 아이가 너무 뛰어나니 국제학교나 유학은 어떠냐고 묻는답니다. 이러니 학부형들이 뭐라도 되는 줄 알고 지랄 발광인거죠.
9. 맘충 소리 나오는 이유가 있다
예전같으면 그 자리에서 교사에게 따끔하게 혼나고 끝날 문제를 요즘 그게 안되거든요. 체벌은 커녕 뭐 소리 높여 혼내는 것 자체도 기함을 하는 학부형들이 많아요. 선생 알기를 뭘로 보니까 애들이 반에서 그딴 짓을 하는거죠. 이게 애들 입을 거쳐 각자의 부모 귀에 들어갑니다. 정말 문제가 되서 제대로 된 사과와 가해자 처벌이 있어야 될 사안들도 있지만 진짜 사소한 긁어 부스럼들도 솔직히 많습니다.
10. 교권 추락과 회복
교사가 바로 서고 학교가 바로 서려면 공교육이 자기 몫을 해야 됩니다.
지금 상황에서 온갖 법을 만들어 교사를 보호한다 해도 그게 효과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