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중등교사인데 임용 떨어지고 기간제 했었어요. 그러다가 고등애들 힘들어서 순수한 초등학생 가르치고 싶어서 했는데 한달만에 쪽지시험 받아쓰기 5개 문항인가? 봤다가 학부모한테 대판 항의 받았어요. 그것도 그 아이 포함 다른 애들 몇명 남아있던 교실에서요. 큰 소리로 버럭버럭 하면서 아이 자존감 어쩌고저쩌고.
저는 학교시험처럼 기록에 남는것도 아니고 간단하고 애들이 얼마나 배웠는지 알고싶어서 부담없이 색종이 뒤에다 적어 보게 있는데 그 애가 흥미도 없었고 많이 틀리긴 했어요. 예고없이 받아쓰기시험 본거 잘못이라는 학부모 말도 일리는 있고 제가 뭐 힘이 있겠어요? 싸우면 불리하니 그냥 고개숙여 몇번 죄송하다하고 했더니 그분도 자기도 언성높여서 죄송하다고 나중에는 좋게 끝내고 갔어요. 근데 그 뒤로 그 애가 너~~~무 미워보이는거에요. 항의는 좋은데 너무 감정적이었고 애들 앞에서 선생님의 권위를 무너뜨리면 이건 죽도 밥도 안되는거거든요.
그리고 방과후 문의로 전화를 엄청 해대는데 그중 한명만 전화 놓치고 콜백 안해줘도 말이 나와요. 담당 교사분이 "방과후 선생님~ 전화를 잘 안 받는다는 얘기가 있던데~? "
결국 전 3개월하고 그만뒀어요. 사실 학교보안관 분이나 행정실 분들이 교사와다르게 무시하고 방과후 교실건물을 어찌나 날림으로 지었는지 외풍이 너무 세서 계속 감기도 달고 살었었거든요. 그뒤론 학교건물을 대피소로 쓴다는것도 우습고 학교체육관 천정 안 무너지나하는 생각도 들고, 어떤 학교가 1년만에 건물 내외부 공사 끝낸거 보면서 드는 생각이 "혹시 저것도 날림?"
나도 중등교사라 중등가면 이런 대우는 안 받는데 하는 생각도 들어서 여튼 복합적인 이유로 그만둔거지만, 그 다음부터 교육 쪽 커리어로는 쳐다도 안보고 사람 직접 상대안하는 업종의 일반회사로 옮겼어요.
지금은 학부모인데 학부모회의 가보니 유치원은 화기애애, 선생님 칭찬도 하고 컴플레인도 조심스럽게, 반면 초등학교는 분위기가 공격적이더라고요. 둘다 공립이에요.
에휴..자살한 선생님 가족분들이 너무 힘드시겠어요. 하늘의 위로가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