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쪽이 류의 프로그램들이 지닌 문제점은 방송에서 제시하는 그런 솔루션으로는 결코 해결되지 않을 사안에 대해서 해결 가능하다는 환상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매우 심각해 보이는 아이의 문제도 몇 차례의 상담, 또는 한두 달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있는 듯 꾸민다. 만약 그것이 가능하다면 그렇게 해결 못하는 부모와 교사에게 책임이 갈 수밖에 없다. 실력이 부족하든, 노력이 부족하든 둘 중 하나다.
그런데 정말 그런가? 정신과 의사라면 알고 있다. 그리 간단한 것이 아니라는 것쯤은. 노력해도 바꾸기 어려운 아이가 있고, 상당수는 장기간의 노력이 필요하며, 그런 노력에는 많은 지원이 필요하다는 것을. 그런 진실을 말해야 하는데도 프로그램은 흥행 내지 권위를 위해 의도적인지 아니면 은연 중에 그러는지 환상을 유지하려 든다.
엊그제도 많은 사람들에게 분노와 걱정을 갖게 한 교사 폭행 사건이 있었다. 오늘은 서초구의 한 교사가 교실에서 자살을 했다. 이걸 갖고 부모를 탓하고, 그 아이를 비난해야 변화는 어렵다. 일반적 교권 침해 문제는 그 문제 대로 강력한 해결책을 만들고, 아이들의 정신적 문제 내지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교실 내 어려운 상황에 대해선 이를 적극적으로 다룰 치료기관과 이를 뒷받침할 법과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 무슨 상담 몇 차례나 교육 몇 차례? 바보나 얼뜨기 아마추어 아니면 그런 것으로는 씨알도 안 먹히는 아이들이 있다는 것쯤은 다 안다. 교육적 장기 입원까지 가능한 전문적 접근은 물론 행동치료 경험이 풍부한 일대일 전담 교사(치료사) 배치 등 강력한 방법을 도입해야 한다. 그래야 문제 아이도, 나머지 아이들도, 교실도 지킬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