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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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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골살이 : 밭이 논으로 바뀌는 기적

Tl 조회수 : 5,613
작성일 : 2023-06-27 21:37:32
저의 시골살이는 인도보다 낫다 하고 살고 있습니다.
돈벌레라고 불리우는 그리마 벌레는 하루에 한번씩 마주합니다.

그 녀석은 나를 만나면 어쩔주 몰라 뻘뻘대며
도망가기 바빠서
그냥 둡니다.

굳이 잡아서 집밖으로 내줄 수고를 안해도 되니까요.

어제는 비가 오는데
자다가 천장이 무너지는줄 알았어요

양철 지붕을 때리는 빗소리는
아주 크더라구요.

오늘 아침에 보니
뒷 산의 대나무가 수도가쪽으로 땅에서 뽑힌건지
어쨋든 누웠있데 ( 바로 뒷산이 험해서 가볼수는 없어요)
살아있는건지 죽은건지
4미터는 되어 있는 것이라서
어느쪽이든 어떻게 할 방법이 없습니다.

천장은 물이 새는지
똑똑 물이 떨어진다고
딸아이가 얘기했는데
오늘은 비가 그쳐서 확인을 못했습니다.

낭만과 그지같음의 중간쯤에서 살고 있습니다.

우리 집앞에는 양파와 마늘이 자라고 있었어요
그런데 말입니다.

지난주에 모두 걷어내더니
물을 받더라고요.
저는 그게 벼인지 믿을 수가 없어서
직접 가서 물어보았어요

정말 밭이 논이 되어서
쌀이 나는 벼를 심었더라구요.

이모작을 하는거래요.
이 질문을 저에게 받아서 대답해준 앞 밭의 아저씨는
대답을 다 해주고 나서

"어디서 왔어요?" 라고 질문을 했는데
나는 왜 괄호 열고 닫고
"어디서 왔길래 이렇게 무식하냐"고 들렸던건지....

논은 2가지 문제를 초래합니다.

하나는 밤새 지치지도 않는 개구리입니다.
지난 주말에 도시에 갔더니
너무 조용하더라구요.
누가 시골이 조용하댑니꽈 ㅜㅜ

그리고 모기...
아침에 샷시를 열면
방충망과 샷시사이에
벌레가 잔뜩입니다.

방충망은 뭐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이 샷시 만든지 오래되지 않았는데
벌레들이 강력한건지....

올 여름 모기 밥이 되지 않기 위해 여러모로 애쓰고 있지만
이집의 낭만이 오래 살고 싶은 상황으로는
이끌지 못하는듯합니다.

마당에서 블루베리 따먹고
저녁 반찬으로 상추를 따먹는 생활도 잠시
더워서 문밖으로 못나가겠어요.

어제는 카펫 바닥이 젖은 듯해서
에어컨을 켰더니
눅눅함이 사라졌어요

그 이후로 못끄고 있습니다.

이제 인도에 다시 가지는 못할듯해요.
이 몸뚱아리는 글럿어요
젊을때 다녀오기라도 해서 다행이에요.
IP : 222.105.xxx.131
29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재미있어요
    '23.6.27 9:44 PM (1.228.xxx.58)

    울남편에게 귀농해 사는 것도 좋다고 했더니 농사지어본 울남편 질색 팔색 하더라는~
    논에서 나는 청개구리소리 조금 떨어져서 들으면 좋아요 사는데서 조금 걸으면 논밭이라 종종 듣는데 바로 앞에 살면 시끄럽군요 ㅎ

  • 2. 부모님이
    '23.6.27 9:50 PM (61.77.xxx.67)

    작년에 귀농하셨어요
    평생 도시살다 부푼꿈을 안고 내려가셨는데
    무엇보다 손주들이 오면 너무나 좋아할꺼야
    아파트보다 훨씬 할것도 많고 좋잖아~~??
    텃밭도 가꾸시고 고양이 멍멍이 토끼 닭도 키우시고
    애들 놀 수영장도 만들어주셨는데
    문제는 모기랑 벌레가 너무 많아서
    애들이 기겁을기겁을 하고 안간다네요
    부모님도 시골생활은 처음이시라
    많이 당황하신거같아요

  • 3. ㅋㅋ
    '23.6.27 9:52 PM (182.227.xxx.251)

    농촌 출신 남편도 제가 귀촌해서 살고 싶다고 했더니 질색팔색 싫어 합니다.

    저도 시가에 다녀봐서 아는데 잠깐씩 머무는 것과 거기 사는 건 다르다고

  • 4. 아아
    '23.6.27 9:55 PM (211.186.xxx.59) - 삭제된댓글

    한적한 시골길 밤에 걷다가 귀청 떨어지는줄 알았어요 맹꽁인지 개구린지 목청이 엄청나더라고요 낮엔 매미소리 새벽엔 새소리 밤엔 개구리 정말 귀따갑더라고요

  • 5. 와우~~
    '23.6.27 9:58 PM (223.39.xxx.91)

    글 쓰는 재주가ᆢ 너무 재밋어요^^
    2편도 기대해봅니다만~~

    시골서 살아본 경험자는 여러가지 잘 알텐데

    저같은 시골살이 초보는 우아한 꿈과 감성만
    갖고ᆢ시작하다간 무식하면 용감하다?ᆢ
    실패를 맛볼수도ᆢ있지않을까~겁부터나네요

  • 6. 벌레
    '23.6.27 9:58 PM (27.117.xxx.16)

    벌레는 창틀의 물빠지는 구멍으로 들어오는데요.

    창틀에다가 나프탈렌을 두면 그 냄새 때문에 좀 덜 들어와요.

  • 7. 원글
    '23.6.27 10:03 PM (222.105.xxx.131)

    날 선선할때 이미 모든 물구멍을 막았어요

    ㅜㅜ

    데이비드카퍼필드급의 벌레들이라고 생각하렵니다.

  • 8. 원글
    '23.6.27 10:04 PM (222.105.xxx.131)

    이글이 벌써 11번째 시골살이 글이어요

  • 9. ㅁㅁ
    '23.6.27 10:05 PM (183.96.xxx.173) - 삭제된댓글

    ㅎㅎ시골에선 창틀이고말고도없슈
    서울과 비교안되게 종류도 개체수도 많은지라

    오빠들은 고향땅에 세컨하우스 지어두고
    주말 열심으로 오르내리며
    저를 꼬드기는데
    관심이 쥐똥만큼도없다하니 재미없어 합니다

  • 10. 하하하
    '23.6.27 10:19 PM (108.41.xxx.17)

    따님이랑 시골 사시는 분이시죠?
    전에 버스속 영상도 올려 주신?
    늘 잘 읽고 있어요.
    개구리 소리 진짜 시끄럽고,
    저희 집은 새들이 너무 너무 시끄러워요.
    새 소리때문에 늦잠을 잘 수가 없어요.

  • 11. ㅇㅇ
    '23.6.27 10:21 PM (175.207.xxx.116)

    밭을 논으로
    "용도 변경"할 수 있나요? ㅎㅎ

  • 12. 저는
    '23.6.27 10:24 PM (223.38.xxx.86)

    시골 태생이고 지금도 시골이 고항인데다
    어렸을때부터 농사일 참 많이 돕고
    살았는데
    지금도 시골이 좋아요
    개구리 소리 들으면서 계절을 맞이하고
    벌레가 많지만 자연에 더가까이 사는 몫이려니 하고
    도시보다 낮과 밤의 경계가 뚜렷하고
    무엇보다 부지런해야 하는 시골
    저는 시골에 맞는 사람인데
    어쩌다보니 도시에서 살고 있네요

  • 13. 원글
    '23.6.27 10:28 PM (222.105.xxx.131)

    제가 호기심이.많아서
    직접 물어봤는데

    논에 양파를 심은거래요.

    여기에 셋방살이 해서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 14. ..
    '23.6.27 10:30 PM (14.32.xxx.34)

    아...논에 양파를 심은 거였군요
    시골살이 행복해 보입니다
    따님이랑 평온하시길

  • 15. 재밌게
    '23.6.27 10:35 PM (220.83.xxx.16)

    글을 재밌게 쓰셨네요.
    그리마는 부잣집에만 나타나는데
    그래도 살려주셔서 감사하네요.
    개구리들이 심심할까봐 울어대네요.
    저는 듣기 좋던데요.
    제가 사는곳은 모기는 없어요.
    추워서요.
    어제 빗소리에 산 무너질까봐 좀 떨면서 잤어요.
    즐길수 있을때 즐기시길요... ^^

  • 16. 와우~~
    '23.6.27 10:36 PM (223.39.xxx.91) - 삭제된댓글

    시골살이~~ 글 있네요ᆢ맞네맞아요
    재밋는글 읽으러 검색하러가ᆢ요

    한때는 잠깐의 시골살이 꿈꾼적도 있었건만ᆢ
    쉽게 행동으로 옮기기엔 오래된 도시살이에 발이 묶여~
    순탄치않음을~~

    그래도 미련

  • 17. 와우~~^^
    '23.6.27 10:47 PM (223.39.xxx.91)

    ᆢ'시골살이'~~글 검색하니 있네요
    시골의 낭만 ~~ 차분히 읽어볼께요

    한때는 꿈꾸기도 했었을 시골살이가 쉽게 행동으로
    옮기기엔 뿌리깊은 도시생활이~ 발목을 잡아서~~
    희망사항으로 미련이 남았있다오

    언젠가 가까운 미래에는ᆢ?

  • 18. 6789
    '23.6.27 11:02 PM (175.201.xxx.168)

    도시든 시골이든 삶이 질은 돈이죠. 지금 지붕에서 물 샐
    만큼 열악한 곳에 사시는듯 한데 도시에선 얼만큼 쾌적한 곳
    에서 사셨나요? 이곳에서 가끔 시골살이 글 올리는것 보면
    시골에 대한 없던 편견과 막연한 공포감 마저 조성하더군요.
    지금 어찌저찌해서 시골살이 중인데요, 사방이 논밭인데
    귀가 아픈 개구리 소리는 과장이 심해요. 온갖 벌레는 사실이지만 도시 아파트도 해지면 방충망 못열죠. 시골 와서 살아보니
    얼마나 많은 편견을 갖고 살아 왔나 반성했습니다. 인도 비교는
    너무 나갔어요. 인도도 돈 많은 부자동네는 살만 할겁니다.
    시골엔 도시에서 지치고 실패한 사람들이 꽤 내려와서
    열악한 환경에서 시작하며 시골살이탓 많이 하고 시골이
    사람 살곳 못된다고 불평을 해댑니다. 또 한편에선 멋진 세컨
    주택에서 전원생활 낭만만을 부각하며 부추기죠. 참 편견 많은
    시골입니다. 부딪히지 않으면 모릅니다.

  • 19. ㅎㅎ
    '23.6.27 11:03 PM (211.193.xxx.115)

    부산 광역시 ㅎㅅㅌㅇㅌ 산만디 분양 받아삽니다

    10분거리 초초초 콘크리트 도시죠

    매일 개새끼들이 쉴세없이 월 월 괄괄괄 새벽 두시 세시까지

    그리고 아침이면 새새끼들 온갖 새새끼들

    그리고 지금도 개구리소리가 진짜

    어디 논에 와 있나 싶어요

    저 학군따라 살다가 아이 공부 다 시키고 조용히 살자

    여기 왔는데

    심지어 홍천에 전원주택도 있는데

    내가 왜 여길 왔을까

    지금도 번개치고 난리

    저밑에. 사는 친구들은 천둥 번개 안친다고 ㅠㅠ

  • 20. 원글
    '23.6.27 11:34 PM (222.105.xxx.131)

    시골에 지붕에 비새는 집에 살면
    도시에 지치고 실패한 사람이 되는군요.

    ㅋㅋㅋ

    기분 나빳다가

    저는 방금 파리채 2개로
    날라가는 벌레를 잡는 기술을 써서
    기분이 좋아졌네요.

  • 21. ...
    '23.6.27 11:38 PM (221.161.xxx.62) - 삭제된댓글

    ㅎㅎ님사는곳이 어디일까요?
    저는 산만디 좋아하는데
    어디쯤일까 궁금합니다

  • 22. ......
    '23.6.28 12:40 AM (211.49.xxx.97)

    Tv속에 시골집이 문열고 열걸음만 걸으면 바로 논이있던데 이게 그림상으로는 진따 좋아보였거든요.와~~ 현실은 모기 파리 개구리 등등 장난아니겠다 그리고 논의 물을 보면서 얼마나 습할까?? 혼자서 몸서리쳤네요.

  • 23. 돈벌레??
    '23.6.28 12:41 AM (118.235.xxx.248)

    으아아... 돈벌레는 밖으로 보내주는 게 아니라
    보이는 즉시 책으로 때려 죽여야 합니드으으아아..ㅠ ㅠ

  • 24. ...
    '23.6.28 12:50 AM (106.101.xxx.241)

    시골살이가 절대 힐링은 아니군요

  • 25.
    '23.6.28 2:58 AM (76.147.xxx.22)

    벌레 얘기가 나와서 제대로 읽지도 못했네요. 소름이 ㄷㄷ

  • 26. 읽다가
    '23.6.28 6:48 AM (61.101.xxx.163)

    밭이 논보다 쓰임새가 많은데 밭을 왜 굳이? 했더니
    논을 잠시 밭으로 쓴거군요.ㅎㅎ
    그러고보니 저번주 친정갔었는데 논에는 눈길도 안주고 와서 모를 심었는지도 못보고 왔네요.ㅎㅎ
    그리고 아무리 시골살이가 힘들어도 인도와의 비교는 아닌듯요.ㅎㅎㅎ

  • 27. ㅇㅇ
    '23.6.28 9:05 AM (14.48.xxx.55)

    바닷가 7년차입니다.
    꽃밭도 가꾸고 내가 먹을 채소도 재배하고
    석양은 기가 막힙니다.
    모기도 없고 파리도 없고 조용합니다.
    네~~~~~
    집을 지어서 들어와 문 닫으면 세상과 단절되는
    고요랍니다.
    시골 두려워하지 마시길…

  • 28. 제가
    '23.6.28 9:35 AM (112.164.xxx.136) - 삭제된댓글

    단독주택에 아주 잘 사는대요
    가만히 생각하니 엄마가 늘 단독에 살아서 제가 잘사는듯 합니다,
    약국에 가면 비오킬이라고 있어요
    이걸 집 주변에 한달에 한번씩 싹 뿌려 놓는겁니다,
    집 주변 소독이지요
    그리고 시골집은 안에 불을 킬거면 창문을 닫고 켜야 합니다,
    무조건 불은 마당에 켜놓고 안에는 그 약간 어두운채로 생활하는거지요
    그래야 벌레가 안으로 안들어 옵니다.

    우리집 단독은 저녁되면 벌레잡는 그 불켜는걸 켜놓아요
    그리고 모기향을 마당에 켜놓고

    벌레는 사실 그네들이 살던곳에 우리가 들어가 사는거지요
    옥션같은데 보면 살출제 별로 세지 않은걸 팔아요
    어차피 센건 옥션 같은데서 못 팔아요, 농약상에 팔지,

    우리집은 그런거 사다가 봄부터 가을까지 집 주변을 싹 뿌려요,

  • 29. 시리즈 감사~~
    '23.6.28 11:12 AM (211.213.xxx.201)

    친정 시댁 모두 시골
    남편이랑 저 ....흔히들 많이 하는
    나이들면 시골 가서 살자 소리 농담으로도 안합니다ㅎ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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