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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게시판

드러낼 수 없는 고민을 풀어보는 속풀이방

제 목 : 나이가 들수록 친정엄마가 측은해져요...

^^ 조회수 : 4,254
작성일 : 2023-02-05 19:54:25
나이가 들수록 친정엄마한테는 연민과 애틋한 마음이 드네요.
아빠도 육체노동으로 어렵게 자식들 키워주셔서 측은한 면이 있긴 하지만, 굳이 마음의 깊이 같은 걸 따지자면 엄마쪽이 훨씬 깊어요.
아빠는 일반적인 남자들처럼 일해서 월급이 얼마든지 월급봉투만 주고 나머지 살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는 잘 모르셨고 엄마가 짜투리 일이라도 할라치면 밖으로 나돌지 마라 하시면서 못하게 하셨어요. 옛날 엄마들이 힘드셨듯이 잔소리 대박 많은 시어머니 모시랴, 올망 졸망 자식들 키우시랴, 가끔 속 썩게 만드는 아빠 상대하랴 살림 꾸리랴 만만치 않은 그세월을 보내고 이제 노인이 되셨네요.

물론 예전에 너무너무 섭섭하게 만든 적이 한 두번 아니고 글로 쓰자면 한도 끝도 없어요. 갱년기 때 순하고 만만하던 저만 붙잡고 소리 고래고래 지르고 쌍욕한 적도 많고, 이유 없이 화풀이 대상으로 맞은 적도 있구요. 뭘 해드려도 만족 못하거나 누가 봐도 괜찮은 걸로 해드렸는데, 평가절하해서 이거 별 거 아니다 라는 식으로 말한다거나 그런 적도 많아요.
그런데 그런 밉고 섭섭하던 마음도 이젠 말로 꺼내놓으면 "그 때 그랬지, 아 진짜 왜 그랬어~~~" 뭐 이 정도로 말할 수 있을 정도로 많이 희석된 거 같아요.
나이가 들수록 여자로서, 인격을 가진 한 사람으로서, 마음대로 되지 않는 자식들을 둔 엄마의 일생에 연민이 생겨요.
없는 시골 살림에 월급도 빠듯하게 갖다주면서 무턱대고 맞벌이 못 하게 하는 아빠와 옆에서 살살 약올리며 대접받아먹는 시어머니가 얼마나 원망스러웠까요. 그런 세월을 다 겪고 나이드신 엄마가 너무 측은하고 불쌍해요.
제가 딸이라서 이런 마음을 가지게 된 걸까요? 만약 아들이었다면 아빠에게 이런 감정이 들었을까요?
IP : 123.213.xxx.35
6 개의 댓글이 있습니다.
  • 1. 저는
    '23.2.5 8:00 PM (175.223.xxx.233)

    아버지요. 사회성 대박 떨어지는분이 이 정글같은 직장에서 자식들 때문에 죽게 버티셨구나 싶더라고요

  • 2. ....
    '23.2.5 8:01 PM (222.236.xxx.19)

    전 엄마 아버지 다 그런 감정이 생겨요..ㅠㅠ 아버지한테는 제일 처음 연민의 감정이생겼던게 사회생활 처음 했을때..ㅠㅠ지금은 사회생활 적응이 되었는데 처음에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사회생활 시작하면서 제일 처음 든 감정이 우리 아버지 평생 이렇게 힘들게 돈버셨구나..ㅠ그런 감정이 들더라구요... 그이후부터는 아버지 삶도 이해가 가고 안쓰럽고 그래요 ... 엄마는 같은 여자입장에서도 공감이 가는것 같구요 ..
    저희 친가는 제가 봐도 다들 좋은 분이라서 엄마 시가쪽으로는 솔직히 그런 생각 안해봤구요.. 오히려 나이들면서 엄마같은 시가복 많았으면 좋겠다 이런 생각은 들었어요... ㅎㅎ 지금도 사촌이랑 친하게 지내는편이거든요.. 아마 제가 아버지쪽 사촌들이랑 친하게 지낼수 있는건 그런 선입견은 애초에 없어서 인것 같아요. 친척들 어르신들 뿐만 아니라 사촌들 사람들도 다 괜찮고

  • 3. ㅠㅜ
    '23.2.5 8:14 PM (118.235.xxx.104)

    아버지한테는 제일 처음 연민의 감정이생겼던게 사회생활 처음 했을때..ㅠㅠ지금은 사회생활 적응이 되었는데 처음에 대학교 졸업하자마자 사회생활 시작하면서 제일 처음 든 감정이 우리 아버지 평생 이렇게 힘들게 돈버셨구나..ㅠ그런 감정이 들더라구요... 22222

  • 4. ......
    '23.2.5 8:24 PM (211.246.xxx.215)

    저두 아버지보단 어머니요.
    우리 아버지야 어머니 만나서 본인 능력에 비해 편히 잘살아오셨다고 생각해요.
    소녀같고 감정 풍부한 우리 엄마 예쁜 풍경 보면 감탄도 잘하는
    시 좋아하는 분인데 맵디매운 시집살이에 사고만 치는 남편ㅇ줄줄이 딸린 애들까지...
    정말 고생 많으셨어요.그래도 누구하나 원망하지 않고
    항상 긍정적으로 사시는 분.
    정말 배울점 많으신 분이에요.

  • 5.
    '23.2.5 8:36 PM (220.94.xxx.134)

    엄마가 이해되는 나이가 되가는거죠

  • 6. 원글이
    '23.2.5 8:41 PM (123.213.xxx.35)

    물론 아버지의 노고에도 정말 감사드리죠. 사회생활이란 게 이렇게 맵구나. 열심히 일하고 지친 몸으로 집에 돌아오셨을 때 시골집 방에 올망졸망 있는 자식들을 보면서 가끔은 무섭기도 하셨겠다. 하는 생각도 들어요. ㅎㅎㅎ 하지만 아빠는 엄마가 가장을 모시고 돌보는 보살핌이라도 받았지 엄마는 그런 보살핌과 돌봄을 거의 받지 못하셔서 엄마에게 애틋함이 더 생기나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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